고래가 돌아왔다. 넋이라도 동해를 지킬 것이라던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잠든 그 바다, 장생포 포경선 이 뱃고동을 울리던 그 울산 앞바다에 다시 고래가 나타났다. 울산 반구대 선사시대 암각화의 주인공인 그 고래가 푸른 수평선을 무대 삼아 분수처럼 날숨을 토하며 고향바다를 찾은 듯 기쁨의 군무를 펼쳐 보인다.이뿐이 아니다. 최근 울산 남구에서 일본으로부터 들
고래가 돌아왔다. 넋이라도 동해를 지킬 것이라던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잠든 그 바다, 장생포 포경선이 뱃고동을 울리던 그 울산 앞바다에 다시 고래가 나타났다. 울산 반구대 선사시대 암각화의 주인공인 그 고래가 푸른 수평선을 무대삼아 분수처럼 날숨을 토하며 고향바다를 찾은 듯 기쁨의 군무를 펼쳐 보인다.이뿐이 아니다. 최근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두 마리의 돌
특별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명예에 대한 욕심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그저 평범한 한 나라의 국민이었고, 단지 자주독립을 위한 '애국심'이 있었을 뿐이다.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정신은 그 언젠가 빛이 나기 마련이다.기미년 3.1운동 역사가 지금까지 길이길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독립운동을 펼쳤던 그들이 '국민'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대한민국의
"우리는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대한민국 만세!"그 날의 함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 하늘 위로 울려 퍼진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독립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울산에서도 독립을 향한 외침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울주군 언양읍 언양읍성.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에 달궈진 석조 건물이 뿜어내는 열기가 마치 신의 경고처럼 다가와 선뜻 다가서지 못했다.한참을 바라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한 걸음 한걸음 해자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신전으로 들어갔다. 하늘의 청색, 정글의 초록색, 건축물의 장엄하면서도 우아한 곡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미약한 인간의 힘으로 지었다고 믿기지 않아 신의 건축물이라는 찬사를
캄보디아 북서부, 바다라고 착각할 만큼 넓은 황토 빛의 톤레삽 호수 인근 정글에 한 왕국이 있었다. 9세기에 나타난 이 왕국은 약 600년간 존재했고 한때 라오스,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까지 다스리다가 15세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바로 크메르 제국이다. 크메르 제국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앙코르 와트를 비롯해
언젠가부터 시나브로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생명의 강 태화강.태화강 물결을 타고 불어오는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인다.봄은 풍경을 바꿔 놓는다.꽃피는 봄, 따뜻해진 강바람을 맞으며 속도를 즐기는 자전거족도 어느 새 하나둘 늘었다.눈만 돌리면 강변을 따라 만개한 봄꽃이 있고여름이면 시원한 대숲, 가을이면 아름다운 억새가 출렁거리는 곳.자전거를 타며 마주치는 모든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최근 멋진 풍광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을 발굴해 가고 있는 울산. 그 중에서도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곳은 태화강 자전거 도로가 아닐까. 울산시는 여기에 단순한 자전거 도로 뿐 아니라 '생태 체험 여행'을 접목했다. 태화강 둔치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를 타고 태화강 관광명소를
두·근·두·근봄빛을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충동적이다.뜻하지 않은 여행은 설렘으로 다가온다.그 끝에 그림처럼 통영이 있다.한때 문화예술의 찬란한 불꽃을 피웠다.윤이상, 유치환, 박경리가 치열하게 갈구한 창작의 고향이었다.낡고 쇠락한 언덕에 마을이 자리잡았다.도시개발에 밀려 헐릴뻔한 집들을 살려낸 것은 예술이었다.골목마다,
경남 통영하면 생각나는 것은 오직 '바다' 밖에 없었다. 최근 알게 된 정보가 있다면, 벽화로 유명해진 '동피랑마을'. 통영에 무엇이 유명하다는 몇 가지 정보만 머릿속에 넣은 채 무작정 통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철저히 계획된 여행도 흥미롭지만, '즉흥여행'은 짜릿함을 찾는 과정이 즐겁기에 더욱 끌리는 법. 이날은 유난히 따스한 기운이 주변을 가
# 전국각지의 귀를 매혹시키다조선업의 메카 동구가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생생문화재 사업 '백년의 빛, 천년의 소리를 찾아서'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동구의 아름다운 소리 9가지 중 울기등대, 몽돌해변, 슬도의 세 가지 소리가 이 사업에 선정됐다. 주변에 늘 있어왔기에 어쩌면 그 아름다움을 대수롭게 여겨 왔을지도 모르는
빛이 스팩트럼으로 열광하는 해변봄 햇살 한무데기가 오래된 소리를 깨운다. 소스라치듯 달려드는 물빛이범선처럼 팽팽한 아침.그 긴장을 수만갈래로 찢어내는 영겁의 소리가 함성 같다.눈 한 번 깜박이는 순간꿈결처럼 사라지는 안개더미를 헤치고먼 데서 일제히 도망치는 몽돌들의 뒷덜미가 싸늘하다.등대 빛이 끊어진 자리엔그래서 빛과 소리가 여운처럼 솟구친다. 글&midd
상상을 한다.앞으로만 내닫는 직선의 일상을 뒤로한채쉼표처럼 마주한 능선.굴곡의 곡선이 봄빛 머문 하늘에 그림을 그린다.절묘하게 앞을 틔운 능원에 서면토함산 저편에서 울리는 범종소리가 잔잔하게 발등을 울린다.곡선을 미끄럼하고 대릉원을 지나면세월만큼 숲과 닮은 골목길이 반기는 경주 대릉원.저만큼 흘러버린 역사의 편린을 마주한채 오래된 낮은 지붕의 집들이 작은
#신라의 왕릉과 소나무 숲소나무를 전문적으로 찍어 온 사진작가 배병우는 전국의 소나무 가운데 경주 왕릉의 등이 굽은 소나무를 최고로 친다. 그는 등이 굽고 키가 크지 않은 경주의 소나무를 보다보면 삶의 그윽함과 역사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대릉원이나 오릉의 소나무들은 경주 남산의 삼릉을 시작으로 펼쳐진 소나무 숲처럼 빼곡하고 깊진 않다. 하지만 입구
지난 50년 급격하게 변해온 울산의 모습과 달리 그 변화를 유일하게 면제받아온 특별한 장소. 조금은 더 불편하고 낡은 듯 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이 길은 여전히 보행자의 공간으로 감성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사색의 공간으로 머물러 있다. '문화의 거리'가 될 중앙로는 뜨문뜨문 들어선 가게나 갤러리 등을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2012년 중앙로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울산 중구는 이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삶이 문화가 되고 도시가 예술이 된다는 슬로건으로울산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이끌어 내보겠다는 것이다.500년 전부터 울산의 중심이었던 이곳을 그간 역사적인 건물들과 호흡하면서이곳만의 아름다운 공간 미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시계탑부터
겨울산엔 아직 봄빛이 이르다.추적거리는 봄비가 정상에선 눈발로 휘날리는 영남알프스.그래도 봄빛은 가지산 수풀을 헤짚고 사포닌 향을 날린다.봄의 전령, 고로쇠 수액이다.웅크린 겨울, 견고한 육신의 혈액을 비집고 스며드는 수액이 양기를 돋운다는 골리수(骨利樹). 그 점점의 갈증이 봄빛처럼 가지산 자락에 모이고 있다.글=김은혜기자 ryusori3@ 사진=유은경기
# 지금이 수액 채취 제철한 겨울 동안 수분을 있는 힘껏 끌어들인 고로쇠가 제철을 맞았다. 구정이 지나고 3월의 끝자락까지가 그 시기인데, 지금이 딱 좋은 시기다. 한파가 차츰 물러나고 날이 따뜻해지자 가지산고로쇠작목반원들이 고로쇠 채취 나들이에 나섰다. 고로쇠 채취 작업이 아닌 '나들이'다. 설이 지나고 열흘 정도 집중해 대부분 작업은 완료됐지만, 가
누군가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했다.지식을 쌓게 함은 물론,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하는 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불우하던 시절, 그 때에도 책은 서민들의 삶에 녹아 있었다.고달픈 전장 속에서 '마음의 여유'는 더욱 절실했다.사람들은 책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곳은 또 다른 문화의 상징이 됐다. 세월이 흐르고 생활이 넉
#추억의 향기 속으로부산 노포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달린 40분은 과거행 급행열차를 탄 기분이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그 때 그 시절은 어땠을까. 환승을 해야 하는 수고도 없으니 과거로 가는 여행은 더욱 설레였다. 자갈치역 3번 출구로 빠져나와 부평시장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책방골목으로 가는 통로다. 목적지로 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시장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