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더 걷는 것으로 시작하다2011년 11월 26일. 날씨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게 맑음이다. 영화 예고편을 봐도 그렇듯, 그날 여행지 정보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떠난다면 그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다. '두 기생이 술에 취한 왜장을 안고 투신한 곳'. 오늘 이기대에 대한 정보는 딱 하나뿐이다. 주소가 적힌 메모지 한 장을 들고 이
'옥류천'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흐른다는 동구 남목 주민들의 천이자, 과거 선조들의 인류문화적 보고가 친근한 이야기를 머금고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그리 로맨틱한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자연과 사람이 가꾸어 놓은 평범한 이야기일 뿐.하지만 그럴수록 뭉클한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게 우리네 '일상다반사'다. 그야말로 동네 사랑방
# 옥류천 이야기길로 새단장 중사랑방 역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일단 사람들과 가까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옥류천'은 100점짜리 사랑방이다. 아파트단지와 주택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남목 옥류천 사거리로 진입해 현대 하이야트 아파트 방향으로 쭈욱 직진하기만하면 도착. 옥류천은 마골산 골짜기에 있어 보통 이 곳을 옥류천이라고는 하지 않고,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북쪽 유니버셜시 샌퍼낸도 계곡에 자리해 있는 170만㎢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유니버셜스튜디오. 1912년 영화감독 칼 래믈이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창설한 뒤 1915년 현재의 스튜디오에 있던 양계장을 인수해 자신의 스튜디오 '인디펜던트 모션 픽션 컴퍼니(IMP)'를 다른 몇몇 스튜디오와 합병해 할리우드의 메이저급 영화 스튜디오를
유니버셜스튜디오 입구에 들어서니 할리우드 영화 첫 장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지구본 모양의 조형물이 일행을 반겼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가이드는 "스튜디오의 테마파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며 관람코스를 설명했다. 트램이라는 안내버스를 타고 영화 속에 등장했던 세트를 돌아보는 코스인 스튜디오 투어(Studio Tour)와 특수촬영장면
1917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10월 어느 밤.네바강 건너편에 정박 중이던 오로라호가 신호탄을 쏘아올린 그 순간, 핍박을 견디다 못해 반란을 준비하던 민중들이 봉기했다.영욕으로 점철된 로마노프 왕조는 결국 혁명으로 종식됐고,민중에게 함락됐던 에르미타주에는 이날을 기리며 새벽 2시에 멈춰선 시계가 걸렸다. 제정 러시아 황제가 누린 절대권력의 상징이었던 에르미타
'북방의 베네치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세계 3대박물관 중의 하나 다섯개의 건물을 이은 4만6,000여㎡의 거대한 규모 1천여개의 전시실에 300만점의 보물들#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지정에르미타주 박물관은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구 레닌그라드)의 시가지에 있다. 러시아 북서부인 이곳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운이 나쁘면 세계 최악의
군사력이 약해 주위 강대국의 지배를 받아왔던 탓에 라오스는 1인당 GDP 800달러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다. 반면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있는 나라다.국가 재정이 어려워 도로 하나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통수단도 불편해 라오스에서는 관광을 한다는 말은 사치다. 여행을 한다는 말이 훨씬 더 어울린다. 이런 여러 가지
#한반도보다 조금 큰 아시아 최빈국라오스. 하루가 다르게 관광객이 밀려 들고 전 세계가 주목한 내륙 국가, 한반도보다 조금 큰 236,000㎢ 국토에 인구 680만명, 1인당 GDP 800달러로 아시아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나라다. 뉴욕타임즈가 2008년 꼭 가봐야하는 여행지로 소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시간이 멈춰진 땅 라오스는 '시간이 멈춰진 땅'이라기
▲ 90개의 좁다란 계단이 이어진 3.1 운동길. '대구의 몽마르뜨'라 불리는 청라언덕. 소년의 순수한 첫사랑의 사연이 간직된 곳이라 그런지 왠지모를 아련함이 느껴진다.청라언덕은 바로 작곡가 박태준 선생의 '동무생각'이 탄생한 배경이 된 곳.계성학교 재학 시절 신명 여학교 학생 유인경을 본 뒤 한눈에 반해 사랑을 키웠던 박태준 선생이 훗날 시조시인
물비늘 반짝이는 사연호 너머 숨은 마을이 있다. 길은 좁고 가는 외길로 가고 옴이 쉽지 않다.그 더딘 걸음끝에 놓인 마을이 한실이다. 사연이란 이름의 댐이 생기기전 한실은 큰 마을이었다. 눈에 밟히는 고향을 등지고 떠난 사람들 뒤로, 용케도 버티어낸 사람들은 여전히 농사를 짓는다. 지난 여름 농사꾼들의 땀방울들이 밭에서, 마당에서 풍요로 영글어간다.한실의
한실마을로 가려면 반구대암각화로 들어가기 전 양 갈래로 갈리는 길에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첫 걸음부터 그리 쉽지가 않다. 차로 올라가기엔 꽤나 높은 경사 때문이다. '부아앙' 작은 경차가 덕분에 무리하게 됐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페달을 살살 밟고 성난 차를 달래며 여행길에 올라섰다. 이제 시작이다. 울퉁불퉁 어색하게 닦아놓은 아스팔트길이 저
토함산은 신라의 동악이다. 그 속살을 헤집고 가는 길은 동해를 연다. 그 산 어디쯤 대종천이 시작되고 물길은 굽이굽이 흘러 대왕암의 바다로 인도한다. 길과 물이 어울린 그곳에 신라의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피어난다. 죽어서 나라를 지키겠다던 문문왕이 그렇고, 아들 신문왕이 대왕을 위해 감은사를 지은 것이 그렇다. 또 어미를 위해 절을 세운 김대성의 이야기는 이
토함산을 넘어가는 길은 두 가지다. 추령을 넘어 양북, 양남으로 이어지는 길과 불국사를 거쳐 석굴암 못미쳐 중간즈음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된다. 어느 길이든 아름답고 가을길에 제격이다. 오늘은 석굴로를 따라 간다. #발아래에 펼쳐진 20만평의 초록 석굴암 못미처 오른쪽으로 난 길은 토함산 능선을 부드럽게 따라 흐른다. 길은 정갈하고 가을 햇살아래
지난 6일~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및 달동문화공원에서 펼쳐진 '제45회 처용문화제'는 축제기간동안 35만 여명이 다녀가는 등 그 어느해 보다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올해 는 처용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 가운데 특히 처용설화를 눈앞에서 펼쳐보여 눈길을 끈 이가 있다. 처용의 진짜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일념으로 20여년간 외길
'Well-being'.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대세다. 최근 유명 연예인이 출연한 아파트 광고에는 숲 속에서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며 여가를 즐기고, 고급 시설을 갖춘 집에서 72시간을 보내는 내용이 나온다. 귀를 기울이면 '찌르르' 새소리가 나고, 숨을 쉬면 자연의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상상만 해도 짜릿한 경험이다.자신에게 딱
# 텃밭 가꾸고 정원을 꾸미다건물들로 밀집된 북구 화봉동 울산컴퓨터과학고를 지나면 극과극의 풍경이 펼쳐진다. 여유로이 간격을 두고 자리 잡은 단독주택이 곳곳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모양도 다양하다. 빨간 벽돌로 만든 집, 나무로 만든 집, 철근 콘크리트 집 등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쉽게 말해 '예쁜' 집이 눈길을 사로 잡으며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9월 20일-숨은 밤을 찾아서 아침 출근길, 가랑비가 흩날립니다. '계획한 밤 줍기 체험을 못 하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길게 내릴 비는 아니었나 봅니다. 다행입니다. 집게, 비닐봉투, 면장갑 등 밤 줍기를 위해 단단히 준비해 온 친구들을 보면서 "나 주워가세요." '밤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아이들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이 과장과 허구의 스펙트럼을 거칠 때 흥미와 만날 수 있다. 그 흥미는 생명력이 짧지만 돈이 된다. 15초짜리 스팟광고가 수천만원씩에 팔리는 상황에서 상업 방송이 여기에 목을 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과장과 허구의 스펙트럼이 아니라 사실의 재구성과 심층화는 감동을 준다. 감동은 비록 돈이 되지 않는
울산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8만여평 꽃단지에 코스모스가 활짝 폈습니다.수백만 송이의 분홍, 노랑, 자주, 흰 꽃잎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끝없이 이어집니다. 바람이 불 때면 거대한 꽃밭이 일시에 일렁이며 파도처럼 물결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을 부르며 꽃밭 속을 누비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가을이 묻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