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가로수에 내려앉아 무수한 잎의 그림자를 거리에 드리우면, 나무 아래 간이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던 사람들이 잎새 그림자에 몸을 내맡기고 눈부신 표정을 짓는다. 색색이 피어난 꽃, 아름다운 간판의 건물들, 길 위로 음악에 따라 자유롭게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쇼가 춤을 추고 점심 시간 한자락을 여유롭게 누리고픈 직장인을 위한 간이 공연이 펼쳐진다. 다양한
하늘은 충분히 푸르고 공기도 맑다. 유난히 햇살이 포근한 날. 그냥 그 자체로 그 날을 즐기고 싶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면 지난 겨울동안 웅크려있던 마음에도 바람이 불어오는 법. 봄이라는 것이 그런 존재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계절. 하지만 무턱대고 떠나기엔 발목을 붙잡는 장애물이 너무나 많아 망설여진다. 아서라, 이미 주위에는 봄을
고래가 돌아왔다. 넋이라도 동해를 지킬 것이라던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잠든 그 바다, 장생포 포경선 이 뱃고동을 울리던 그 울산 앞바다에 다시 고래가 나타났다. 울산 반구대 선사시대 암각화의 주인공인 그 고래가 푸른 수평선을 무대 삼아 분수처럼 날숨을 토하며 고향바다를 찾은 듯 기쁨의 군무를 펼쳐 보인다.이뿐이 아니다. 최근 울산 남구에서 일본으로부터 들
고래가 돌아왔다. 넋이라도 동해를 지킬 것이라던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잠든 그 바다, 장생포 포경선이 뱃고동을 울리던 그 울산 앞바다에 다시 고래가 나타났다. 울산 반구대 선사시대 암각화의 주인공인 그 고래가 푸른 수평선을 무대삼아 분수처럼 날숨을 토하며 고향바다를 찾은 듯 기쁨의 군무를 펼쳐 보인다.이뿐이 아니다. 최근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두 마리의 돌
특별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명예에 대한 욕심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그저 평범한 한 나라의 국민이었고, 단지 자주독립을 위한 '애국심'이 있었을 뿐이다.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정신은 그 언젠가 빛이 나기 마련이다.기미년 3.1운동 역사가 지금까지 길이길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독립운동을 펼쳤던 그들이 '국민'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대한민국의
"우리는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대한민국 만세!"그 날의 함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 하늘 위로 울려 퍼진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독립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울산에서도 독립을 향한 외침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울주군 언양읍 언양읍성.
언젠가부터 시나브로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생명의 강 태화강.태화강 물결을 타고 불어오는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인다.봄은 풍경을 바꿔 놓는다.꽃피는 봄, 따뜻해진 강바람을 맞으며 속도를 즐기는 자전거족도 어느 새 하나둘 늘었다.눈만 돌리면 강변을 따라 만개한 봄꽃이 있고여름이면 시원한 대숲, 가을이면 아름다운 억새가 출렁거리는 곳.자전거를 타며 마주치는 모든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최근 멋진 풍광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을 발굴해 가고 있는 울산. 그 중에서도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곳은 태화강 자전거 도로가 아닐까. 울산시는 여기에 단순한 자전거 도로 뿐 아니라 '생태 체험 여행'을 접목했다. 태화강 둔치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로 자전거를 타고 태화강 관광명소를
# 전국각지의 귀를 매혹시키다조선업의 메카 동구가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생생문화재 사업 '백년의 빛, 천년의 소리를 찾아서'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동구의 아름다운 소리 9가지 중 울기등대, 몽돌해변, 슬도의 세 가지 소리가 이 사업에 선정됐다. 주변에 늘 있어왔기에 어쩌면 그 아름다움을 대수롭게 여겨 왔을지도 모르는
빛이 스팩트럼으로 열광하는 해변봄 햇살 한무데기가 오래된 소리를 깨운다. 소스라치듯 달려드는 물빛이범선처럼 팽팽한 아침.그 긴장을 수만갈래로 찢어내는 영겁의 소리가 함성 같다.눈 한 번 깜박이는 순간꿈결처럼 사라지는 안개더미를 헤치고먼 데서 일제히 도망치는 몽돌들의 뒷덜미가 싸늘하다.등대 빛이 끊어진 자리엔그래서 빛과 소리가 여운처럼 솟구친다. 글&midd
2012년 중앙로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울산 중구는 이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삶이 문화가 되고 도시가 예술이 된다는 슬로건으로울산의 다양한 가능성들을 이끌어 내보겠다는 것이다.500년 전부터 울산의 중심이었던 이곳을 그간 역사적인 건물들과 호흡하면서이곳만의 아름다운 공간 미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시계탑부터
겨울산엔 아직 봄빛이 이르다.추적거리는 봄비가 정상에선 눈발로 휘날리는 영남알프스.그래도 봄빛은 가지산 수풀을 헤짚고 사포닌 향을 날린다.봄의 전령, 고로쇠 수액이다.웅크린 겨울, 견고한 육신의 혈액을 비집고 스며드는 수액이 양기를 돋운다는 골리수(骨利樹). 그 점점의 갈증이 봄빛처럼 가지산 자락에 모이고 있다.글=김은혜기자 ryusori3@ 사진=유은경기
# 지금이 수액 채취 제철한 겨울 동안 수분을 있는 힘껏 끌어들인 고로쇠가 제철을 맞았다. 구정이 지나고 3월의 끝자락까지가 그 시기인데, 지금이 딱 좋은 시기다. 한파가 차츰 물러나고 날이 따뜻해지자 가지산고로쇠작목반원들이 고로쇠 채취 나들이에 나섰다. 고로쇠 채취 작업이 아닌 '나들이'다. 설이 지나고 열흘 정도 집중해 대부분 작업은 완료됐지만, 가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해오름 동네 울산시 울주군 남창. 여기 전국 최대의 옹기 집성지인 외고산 옹기마을이 있다. 지금 몇 안 되는 장인들이 남아 전통방식으로 옹기를 만드는 곳. 예로부터 기후 좋고, 물 맑고, 흙질도 최고여서 너도나도 옹기를 빚기 시작했고 최고의 옹기가 만들어져 왔다. 바로 그 옹기의 이름을 따서 붙인 '남창옹기종기시장'이 3일과 8일
남쪽의 보물창고란 이름값을 하듯 100년 역사 5일장이 열리는 데 남창옹기종기시장은 1916년 개설돼 3일과 8일 장이 열리며 10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오래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2003년 시설현대화 이후 전통시장으론 드물게 매년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장이 열리는 다고. 울주군 근해 청정해역에서 잡은 해
"고놈 맛 한 번 좋다. 처음 맛보는 바다 생물인데 어떤 음식인고?"왕의 질문에 신하들은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맛있게 먹고 있는 임금의 얼굴에 음식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왕의 근엄하지 못한 자태에 신하들은 흉측하다고 생각해 한동안 수랏상에 그 요리를 올리지 않았다. 왕은 처음 맛봤던 특별한 맛이 잊혀 지지 않았다. 결국 왕의 명에
#그날 잡은 살 꽉찬 놈들만 손님상으로"사장님 멀리가지 말고 여기로 오이소" "아가씨들 많이 달아줄게. 여기로 와요" 손님을 부르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새벽 3시에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이지만, 피곤한 기색 하나 없다. 그들의 목소리만큼이나 커다란 대게도 집게손을 꿈틀거리며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대게직판장 직원들이
겨울이다. 매서운 칼바람이 살갗을 스칠 때마다 동장군의 맹위를 느끼게 되는 때가 요즘이다. 포근한 이불 속에서 제철과일을 먹으며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 상상만 해도 소소한 행복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 그 상황에 놓여있다면, 이불 속에서 단 한 발짝도 나오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움직여줘야 한다. 겨울은 활동적인 계절이 아니던가.
장어의 상징은 힘이다.한때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미역산지로 명성을 날리던 마을이었다.그러나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떠나가고 마을은 쇠락해져갔다.젊은이 축에 속하는 연령대가 40~50대다.미역 채취와 장어잡이로 겨우 명맥을 잇던 마을에 활기를 찾은 것은 마을기업이다.어촌계를 중심으로 7명이 마을의 상징인 장어를 이용한 판매였다.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싱싱한 장
무엇이든 돋보이는 '경쟁력'이 있어야 주목을 받는 시대다. 나만의 방, 내가 사는 집, 또 우리가 사는 마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건 모든 사람들의 당연한 욕구다. 그렇게 조그만 어촌마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닥나무 밭', 지금은 '장어마을'로 불리고 있는 이 마을의 사연은 무엇일까.# 공주를 사랑한 장어제전마을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