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의 결정적 장애였던 획일적인 해제 기준이 2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첨단농업 발전을 위해 농지 이용 규제도 확 바뀐다. 특히 울산에 전통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의 국제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 아울러 '샤힌 프로젝트' 같은 외국인 투자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정부차원에서 발 벗고 나선다. 이와 함께 울산형 교육발전특구를 과감하게 추진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선언한 내용이다. 모두가 굵직한 정책 이슈로서 지역에서는 절실한 현안들
울산의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여전히 '얼음장' 같아 우려를 더한다. 이 같은 비관론은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불문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2024년 2월 울산지역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의 2월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6으로 전월(55)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울산의 주력업종 중 석유화학과 기타제조업(고무·플라스틱제품 제조업) 등의 업황이 일정 부분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수는 여전히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해 불황의 터널에 갖힌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조업의 3월
오늘날 어떤 지방자치단체든 자기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딱히 언제부터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21세기를 열면서 '문화의 세기'가 유행처럼 번지게 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방자치단들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자신이 속한 지역이 다른 지역과는 확연히 달라 차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아이템들을 찾아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전략을 펴 왔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분명 바람직한 접근 방법 가운데 하나임에 틀림없다. 자신이 속한 지역 주민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붉은 표지와 제목,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실버 센류 모음집)'을 처음 접하고 의학 도서인 줄 알았다. 작고 얇은 책 속에 나이 듦에 대한 노인의 일상과 유머가 재치 있는 그림과 시로 함께 들어있다. 실버(silver) 센류(川柳)라는 용어가 다소 낯선 시집이다.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인 센류는 5-7-5의 총 17개의 음으로 된 짧은 시로 풍자나 익살이 특색이다. 여기에 일본식 영어 실버가 더해졌다. 머리가 백발이 되는 것에서 따온 단어로, 일본 철도의 노약자석인 '실버 시트'가 그 어원이다. 2001년부터 매해 열리는 센류
회사 생활은 만만하지 않다. 월급은 '욕값'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도 없이 자존심이 구겨지는 상황을 경험한다. '직급이 깡패다'라는 말도 있다. 상사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항변하기도 어렵다. 업무는 업무대로 스트레스를 준다. 그렇다고 월급은 많지도 않고 먹고 살기 딱 맞을 정도만 받는다. 아니 적자 인생을 사는 회사원도 많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IMF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 상황에서 해마다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회사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하루하루 초조하게 살아간다. 회사원이라면
방사청은 오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난 2014년 발생한 보안사고를 이유로 제재를 받은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제한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계약심의회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 안건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방사청은 지난달 25일 언론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지난해 12월에 심의했지만 추가로 검토할 사항들이 있어 현재 보완 중"이라며 "그런 사항들이 확인되고 보완되면 심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HD현대중공업에게 함정 사업 입찰에 참여
우리 집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 2년 전 큰아이 졸업식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난히 추웠던 졸업식 날, 학교 운동장에서 졸업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런데 이번 둘째 아이 졸업식은 정식 초대를 받았다. 둘째는 한 달 전부터 들떠 있었고 자기 분임에서 만든 영상을 졸업식 순서에 넣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어코 담임선생님에게 요청도 했으나 모든 순서가 짜여져 아쉽게도 넣을 수 없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졸업식 전날, 리허설을 하며 친구들이 많이 울었다고도 전해
타임머신을 타고 아득한 시대로 갈 수 있는 곳이 박물관이다. 역사적 유물이나 예술품,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보존하고 진열되어 있는 이곳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 준다. 모처럼 울산광역시의 대표 박물관인 울산박물관을 찾았다. 울산박물관은 2011년 6월에 개관했다. 외벽의 무늬는 울산의 대표적인 선사시대 유적지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부조물로 되어 있고, 바닥의 투명 연못은 태화강을 상징한다. 일반적인 역사적 유물 외에도 공업의 도시답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산업사에 관한 전시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전시관 안으
울산에서도 올 1학기부터 24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된다. 하지만 울산시교육청이 당초 목표로 했던 40%의 절반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더한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올해 1학기 지역별 늘봄학교 운영 현황'에 따르면 3월 2일부터 전국 초등학교 6,175개 중 2,741곳(44.3%)이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한다. 울산은 전체 초교 124곳 중 24곳(19.8%)이 참여해 타 시도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데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의 교사 반발기류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래 있는 만큼 학부모와
대다수 성실납세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일은 정부나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누구는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데 반해 재산을 숨긴 채 고의로 세금을 안 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는 조세 행정을 교란하려는 의도의 불순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공동체의 혜택은 누리면서 의무를 방기하는 것은 '조세정의'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전한 납세문화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액·상습체납자를 끝까지 추적해 세금을 받아 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울산시가 올해 출범 2년째를 맞는
영화 '왕의 딸(King's Daughter)'을 보면 수녀원에 있던 마리라는 여자가 마르세유 분수대의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때마침 왕이 지나가다가 물에 젖은 마리에게 망토를 걸쳐준다. 신부님이 얼떨떨해하는 마리에게 왕 앞에서 미소를 지으라고 하자 어색하게 양 입술만 옆으로 당긴다. 왕은 “진정한 미소는 마음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하며 떠난다. 미소라고 해서 흉내만 내는 것과 진정한 미소는 다르다. 백화점의 점원들은 웃는 표정을 강요당하는 감정노동자들이다. 음식점이나 거리의 가게 점원들도 그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미소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목재를 수집하고, 일을 분배하고, 명령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광활하고 끝없는 바다를 동경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위의 표현은 어린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가 한 말로 나의 SNS 프로필 사진에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우리는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 또한 쉬지 않고 아이들을 지도하며 이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했고, 아이들에게도 교육과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많은 잔소리를 해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광활하고 끝없는 바다
역사를 뒤바꾼 사건이나 역사와 관련된 장소가 있다. 역사적 사건이나 내용, 주역 인물은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역사적 장소에 대한 기억은 중히 여기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렇게 잊힌 울산의 지명 중에 이 있다. 기록상으로 보면 울산의 저항정신은 초전의 효심의 난에서 시작된다. 1987년 6월 항쟁이나 노동자 대투쟁, 나아가 일제강점기 때 민족적 항쟁이나 1862년 또는 1875년 을해민란 등의 뿌리라 할 수도 있겠다.초전(草田)은 1193년 7월의 고려 무인 정권 시기 많은 민란 가운데 규모가 크고 세력이 막강했던
삼성패션연구소를 비롯한 전 세계 브랜드들은 올해의 컬러로 '블루'를 선정했다. 자크뮈스(프랑스 패션브랜드)에서도 이번 해 트렌드로 꼽히는 '데님'을 중심으로, 블루컬러 아이템을 줄지어 선보였다. 그리고 조니워커(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브랜드) 역시, '블루용띠 에디션'을 출시했는데, 푸른 용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디자인했다. 이 모든 블루들의 향연은 2024년이 갑진년 청룡(靑龍·푸른 용)의 해이기 때문이다. '갑진'은 육십간지(六十干支)의 41번째로, 푸를 갑(甲) 용의 진(辰)으로 이뤄졌다. 하늘로 승천하는 힘찬 용(龍) 전체에 깊
연초 고용 시장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전국 취업자 수가 3개월 만에 30만명대 증가세를 회복했고 이중 제조업 취업자는 두 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탓이다. 돌봄 수요 증가와 함께 전문과학·건설업 등에서 취업자가 늘면서 취업자 증가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고 보면 다행스런 생각도 든다. 게다가 연말 연초 채용시장이 활발해지고 공공기관 공채가 1월에 있었던 영향도 크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60대 이상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하고 청년층 고용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60세 이상을 빼면 취업자가 증가한
이야기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작은 모임이 끝나고 휴식 시간이 이어졌다. 우연찮게 고구마 라떼로 시작한 추억 몰이는 꼬리를 물면서 계속되었다. 고구마와 관련된 각종 무용담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도 끝을 내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좀 많겠는가, 누구 하나 그 가난한 언저리를 배회하지 않았던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남아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때가 그리운 사람들이다. 우리는 연로한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인구 감소나 출산 절벽을 들먹이지 않아도 어느 모임에 가든 대부분 중년을 훌쩍 넘어선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겨울산은 설경雪景이 우선이다. 설경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높은 산에서 특히 뛰어나다. 높은 산을 넘지 못하는 눈구름의 영향을 크게 받아 잦은 폭설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지산이나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재약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설경이 탁월한 이유다. 겨울산을 올라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추위와 신비함,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는 눈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산에 오르고 또 오른다. 오늘은 맑은 공기와 겨울산의 아름다운 경치로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지산으로 '문학여행'을 떠나보자. 가지산에서 노말남 능선이 겹겹
기업 하는 사람에게는 제일 무서운 것 중 하나가 세금 문제에 따른 세무조사다. 가혹한 세금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도 있다. 정부가 기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예산을 쏟아부어도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이유가 근본적인 세금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획기적인 출산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 부영그룹의 통 큰 행보가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이 그룹은 얼마전 아이를 낳은 직원 70명에게 아이 1명당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의 메카인 울산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주제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와있다. 울산 소재 수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인 우리 오토렉스는 특장과 커스터마이징이라는 테마로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다. 기존 사업 유지와 업종전환이라는 주제에 당면한 울산 소재 중소기업들은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라는 지원사업을 토대로 큰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사업 중 울산에서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는 자동차 부품기업의 디지털 혁신 전환이다. 기존의 사업들은 자동차, 조선
작년 연말쯤에 유럽에 다녀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7년 만의 해외 나들이다. 그동안 어머니 돌봄으로 일정을 길게 잡기가 힘들어서였다. 어깨가 아파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받아 떠난 위태로운 여행길이었다. 파리 숙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우리가 도착한 방에는 벽걸이형 냉·난방기 겸용 제품이 설치돼 있었다. 리모컨을 켜주며 전원을 켜면 난방이 된다고 말했다. 차가운 공기가 나오기에 원인을 물었더니 조금 기다리면 따뜻해질 거라고 했다. 한참 기다려도 난방이 되지 않았다. 따뜻해지겠지, 하다가 피곤해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