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부조 시인

그리운 것은 아득한 곳에 머물러 있다.
그리운 것은 망각의 숲에 가려있다.
너그러운 삶은 가끔 덤으로
그리움을 던져준다.
웃자란 그리움은
농익은 설레임이 버거워
낡은 기억 앞에 몸을 푼다.
비로소 우린 집착이란 명분으로
그리움을 만끽한다.
그리운 것은 그토록 아름답기 때문이다.

■ 시작노트
그리운 것은 아름답다 생각하며 살았다. 아득한 곳에 머물러 있었던 그리운 글쓰기도 역시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참으로 오랜세월, 녹이고만 살았다. 각박한 삶에서 파생되는 여러 부류의 희로애락을 침묵으로만 다독이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결정체를 향한 리허설이 예고없이 시작됐다. 이제 감히 넘볼 수 없는 높은 담장아래에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뗀다. 쓸수록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러나 기꺼이 선택한 길이므로 담담하게 나아가리라.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