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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길 전문의(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지난 달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자격' 대장암 편이 방송되면서 소화기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방송을 통해 소화기암의 경우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한 초기 진단 시 대부분 호전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음이 알려지며 최근 내시경을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소화기 질환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 중 하나다. 특히 서구화되는 한국인의 식생활은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유발시키고 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비만인구가 늘어나면서 서양에서나 흔히 나타나던 소화기 질환들의 발생률이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각광받고 있는 조기위암, 위선종의 내시경 치료 즉,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에 대해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정창길(사진) 전문의에게 들어봤다.

 #소화기암 조기 발견이 중요

소화기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암 질환 중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의 상위권에 속해 있다.
 위암은 위 내 조직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위암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암이 커지고 위 밖의 부분으로 퍼졌을 때이다. 만약 구토물이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가슴쓰림 현상, 구역, 구토, 위통이 있고, 식욕을 상실하거나 이유없는 체중 감소가 있을 경우 위암 초기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위암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50대 이상의 남성의 경우 위암의 발생이 더 많이 일어난다. 또 훈제한 음식, 짠 음식, 절인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 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 헬리코박터에 의한 궤양 등 다른 위장질환이 있는 경우도 발생률이 높다.

 위선종은 선종성 용종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주로 위장의 전암성 병변 즉, 암은 아니지만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병변이다.
 위선종은 크기가 2cm 미만이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 아주 적지만, 2cm 이상이면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위선종 2㎝ 이상이면 암 발생 가능성
조기발견 치료하면 생존율 90% 이상
내시경 수술, 정신·육체적 부담 줄여

   
▲ 위의 점막 구조
 최근 국가 암 검진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건강검진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소화기내시경을 다루는 의사들의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조기에 암을 발견해 다른 부위로 전이되기 전 수술로 그 부위만 잘라 내거나 치료할 경우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특히 위암의 경우 2년 간격으로 위 내시경을 하게되면 그 사이에 위암이 새로 생겼다 하더라도 위벽에 국한된 상태로 발견할 수 있다.

 위암은 발생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일으키지 않아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경우 이미 암이 전이되거나 걷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30~40대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정기적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매년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소화불량, 속쓰림 등 위장 증세나 원인 모를 빈혈, 체중 감소 등이 있을 때도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수면 내시경이 일반화되면서 수월하게 검사 받을 수 있게 됐다. 안전하고 뛰어난 효과와 짧은 지속시간을 가진 새로운 진정제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이 진정제를 사용해 졸린 상태나 얕은 잠에 취한 상태에서 고통없이 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 내시경은 고통으로 인한 구역질이나 움직임들 때문에 검사 자체도 힘들지만 검사 후 심한 구역질로 인해 식도에 열상을 입거나 목이 아픈 경우도 있다. 반면 수면내시경은 관찰 부위가 고정돼 검사가 수월할 뿐 아니라 진단도 정확해 평소 구역질을 잘 하거나 통증에 민감한 사람에게 더 효과적이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

   
▲ 위선종
기존에는 수술적 절제만이 근치적 치료법이었다. 악성종양과 전암성병변(선종)의 조기진단이 증가하고 내시경 기구와 술기의 발전으로 최소 침습 치료법인 내시경 치료로도 완치가 가능하게 됐다. 이로 인해 환자의 수술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인 부담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소화관 악성종양의 내시경 치료에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치료법은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이다. 이는 식도, 위, 대장의 조기암과 전암성 병변의 치료에서 시행되던 기존의 내시경 점막 절제술(Endoscopic mucosal resection, EMR)에 비해 일괄절제 및 완전절제의 측면에서 우수하며, 합병증 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서 치료내시경 의사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이다.
 특히 환자가 개복 및 복강경을 이용한 외과 수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질과 미용적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확인한 후, 점막하층에 생리식염수와 에피네프린(지혈제)을 섞은 용액을 주사하여 병변 부위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르게 한 후 점막 층을 미리 절개한다. 절개된 점막하층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절제함으로써 비교적 크기가 큰 병변도 거뜬히 제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든 조기위암 환자들이 이렇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양과 크기가 적당해야 하며, 위치가 수월해야 별 합병증 없이 시술을 마칠 수 있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출혈이나 천공으로 인해 개복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러한 합병증은 내시경적인 지혈술과 봉합술로 치료 가능하다.

 국민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소화기암의 조기진단 및 치료는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소화기 암에서 내시경 치료가 가능한 질환에서도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환자와 질병의 치료방침을 상의할 때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적절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정리=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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