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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 신암리 위치한 기숙형 자율학교인 서생중학교 학생들이 오전 6시40분께 아침 운동 준비를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찬란한 태양을 맞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기숙형 자율학교 운영에 들어간 서생중학교(교장 서정표)의 하루는 간절곶에서 뜨는 해보다 빠르게 시작된다.
오전 6시30분, 섶자리서원 기상시간이다. 운동장에서 아침운동 후 식사, 정규수업, 특기적성교육, 야간방과후학습, 자율학습, 점호 등 취침까지 서생중학교의 시계는 빡빡하게 돌아간다. 한적한 시골 어촌마을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교정에서 글로벌 인재를 향한 기초를 차곡차곡 다지고 있는 서생중학교 학생들. 전국 최초로 공립 자율형 기숙학교로 전환한 후 학력과 인성교육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두며 관심을 받고 있는 서생중학교를 찾았다.


50년 전통에 혁신 공교육시스템 결합
1인1특기·봉사활동등 인성함양 노력
야간 방과후학교 운영 사교육비 절감
매일 아침구보로 하루시작 체력 단련
학생 몰리고 타지학교 벤치마킹 봇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서생중학교에 들어선다. 크고 작은 소나무들이 천연 인조잔디가 파랗게 깔린 운동장을 포근히 감싸고 있고, 지척의 동해바다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1952년 개교해 6,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공립학교인 서생중은 지난해 3월 공립 중학교로는 최초로 기숙형 자율중학교로 전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기숙사와 자율중학교를 결합한 혁신적인 공교육 시스템이다.

   
▲ 울주군 신암리 위치한 서생중학교 전경.
 일반 공립 중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다. '입시전쟁 신호탄 VS 공교육 성공모델' 등의 논란 속에 전환 1년째를 맞은 서생중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교육전문가들의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9.5대1, 올해 14대1(서생중 학구 외 경쟁률)을 기록할만큼 학생들이 몰렸다.

 최고수준의 시설과 방과후 학교, 영어존 운영 등 이 학교만의 특색있는 교육방법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와 학교, 교육청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서생중에는 '교복'과 '휴대폰'이 없다. 기숙사인 '섶자리서원'과 교내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체육복이 교복을 대신한다. 주말을 집에서 보내고 기숙사에 들어가면 개인 휴대폰은 학교에 반납한다. 용돈도 필요없다.

   식사와 간식이 학교에서 제공될뿐 아니라 매점이 없어 돈 쓸 데가 없다. 아침 기상시간은 6시30분. 모두 운동장에서 아침점호를 받고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생활체조를 하고 트렉을 돈다. 세면과 방 정리,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9시부터 수업에 들어간다. 일반 교육과정은 거의 수준별 수업으로 치러진다. 영어 교과교실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교과 교과교실을 이미 실시하고 있다. 학생 수준에 맞춰 이동식 수업을 하고 있다.

 일과 수업이 끝난 오후 4시부터는 특기적성과 동아리활동을 2시간 가량 한다. 창의·인성교육과 관련 올해 주 6시간 실시되는 1인1특기를 위한 특기적성교육과 동아리활동, 연간 20시간의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아이들이 급식실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있다.
 저녁식사 후 오후 7시, 야간방과후교실이 4교시간 운영된다. 학교는 지난해 학원위탁형 야간방과후 학교의 미비점을 보완해 올해 학교에서 직접 8명의 강사(영어·수학 각 3명, 사회·과학 각 1명)를 선발해, 학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야간방과후수업 주당 20시간 중 특히 영어, 수학 과목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반을 편성 운영하고 있으며, 3학년의 고교 진학을 위해 고교대비반도 운영하고 있다. 이후 정독실 개인 자율학습 등을 한 뒤 오후 11시~11시30분 점호 후 잠자리에 든다.

 이처럼 서생중 교육 방식은 학력신장, 인성함양, 1인1운동 및 예능습득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일반 중학교보다 오후 2시간, 저녁식사후 2시간 등 하루에 4시간 정도씩 정규 교과목을 더 공부한다.  무학년제 방과후 활동을 통해 태권도와 검도 중에서 한 가지 운동을 3년 동안 꾸준히 습득하도록 하고 플루트, 바이올린, 사물놀이, 미술 등 예체능도 의무적으로 1가지 이상 배우도록 한다.

 올해부터는 서생봉사단을 만들어 사회복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도록 해 학생의 인성도 함양시킬 계획이다. 모든 활동은 기숙사 생활에서 시작된다. 학교측은 기숙사생활 부적응 학생지도를 위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1박2일간 예비과정을 실시하는 한편 성격유형검사와 건강검진 등을 통해 부적응 학생을 미리 파악해 기숙사 배치 등 생활지도에 참고하고 있다.

   
▲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고 있는 정독실 공부모습.
 또 관련 기관과 연계해 학생상담활동을 강화하고 동아리 활동시간을 할애, 또래 상담활동을 활성화해 학교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해 조치하고 있다. 정명호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기르고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적극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목표"라며 "다양한 체험 학습을 마련해 학생들이 성실하고 협동하며 봉사하는 정신을 길러 인성교육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생중은 내후년 지금 2학년들이 고교 진학을 할 때면 120명의 학생들 중 20% 가량이 특목고에 진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고교 진학 후에도 타 학생들보다 학습능력이나 적응에 더욱 뛰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저녁 점호 모습.
 이를 위해 서생중이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3년간 개인 '포토폴리오'를 완벽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 학력은 물론 독서능력, 봉사활동, 특기적성 등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무대'를 학교가 아낌없이 제공해 나간다. 특목고 진학을 위해 입시학원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일반 중학생들보다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서정표 교장은 "입시학원에 거액을 쏟아부어 자녀를 가르치고 싶은 학부모는 서생중에 자녀를 보낼 이유가 없다"며 "서생중은 학력 신장과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립 기숙형 자율중학교인 서생중학교. 학교 출입로의 표석 '雄飛(웅비)'처럼 오늘도 학생들이 미래 자신의 꿈을 키우며 날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글= 정재환기자 hani@ulsanpress.net    사진= 김정훈기자 idacoya@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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