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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시인

무엇인가가
대롱을 타고 들어 왔다가
나가곤 했다.
들어올 때 마다 끝에 달린 봉다리
부풀었다가 줄었다 했다.
새지 않는 것 보면 아직은 성한 모양
무심하게 지낼 땐 몰랐는데
오늘 가부좌 틀고 앉아
대롱을 타고 들어 왔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참 오랜만에 본 목숨줄기 질기다고
천박스럽게 굴긴 했지만
분명 저것이 움직이지 않고
멈출 때쯤이면 해탈의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가부좌를 틀어야만 보이는 저것
아직은 수행이 부족한 모양이다.

■ 시작노트
완벽하다면 더 살아 갈 이유가 없을 테지. 부족하기에 살아갈 희망을 갖는다. 은혜로운 세상에 희망을 가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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