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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전기에 도로망은 4개의 대로(大路)와 6개의 중로(中路), 그리고 소로(小路)인 나머지 도로로 이뤄졌다.
 경국대전에는 대로는 폭이 영조척(營造尺)으로 56척(약 17m)이고, 중로는 26척(약 8m), 소로는 11척(약 3.5m)이었다고 한다. 4개의 대로는 한양-개성, 한양-죽산, 한양-직산, 한양-포천 등 모두 한양과 경기지방의 고을을 연결하는 도로였다.

 그 뒤 한양에서부터 동서와 남북을 연결하는 9개 대로가 자리잡았다.
 제1로는 연행로(燕行路)라 불리며 한양-개성-평양-안주-의주간의 도로. 제2로는 한양-원산-북청-경성-경흥-함북 서수라(西水羅)까지이며 관북로(關北路). 제3로 한양-원주-대관령-강릉-울진-평해까지로 관동로(關東路)라 한다.

 제4로 한양-용인-충주-새재-대구-동래-부산까지의 좌로(左路)다.
 제5로 한양-상주-성주-현풍-함안-고성-통영. 제6로 한양-과천-천안-공주-전주-운봉-함양-고성-통영. 제7로는 우로(右路)라 불리며 한양-정읍-나주-해남에서 뱃길을 타고 제주에 이른다. 제8로 한양-신례원-충청 수영. 제9로 한양-양화진-김포-강화까지의 도로.
 울산의 도로는 모두 소로이며 9개의 대로에는 비껴 있었다. 대로에 직접 놓여져 있는 것이 아니라, 대로에서 갈라져 뻗은 지선도로상에 있었다.

 제4로의 중간 지점인 유곡역(문경) 다음의 덕통참에서 갈라져 광대천-심천참-안계-비안-군위-신녕-영천-건천-경주-좌병영(중구 병영동)-울산으로 이어지는 지선도로에 놓여 있었다. 언양은 영천에서 다시 갈라지는 또 다른 지선도로상에 있었다.

 울산지역 안에서는 7개의 도로가 간선도로 역할을 했다. ① 울산부 남문-병영성-경주간의 도로. 울산의 중심인 읍성 남문에서 병영성을 거쳐 동천강을 건넌 뒤에 경주로 이어졌으며, 울산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였다. ② 울산부 남문-삼탄(三灘)-굴화역-언양현. 동헌에서 남쪽으로 나와 태화강 상류로 가다가 삼탄(삼호교 근처)에서 강을 건너 굴화를 거쳐 언양에 이르는 도로. ③ 울산부 남문-증성(甑城)-동천 하류-남목. 남문에서 나와 동쪽의 증성(학성공원) 옆을 지나 동천강 하류를 나룻배로 건넌 뒤에 남목에 이어진 도로.④ 울산부 남문-삼탄-청량면-간곡역(肝谷驛)-웅촌면-양산군. 동헌에서 나와 태화강을 건넌 뒤 무거동과 청량, 간곡(웅촌 곡천에 있었던 조선 때 역), 웅촌을 거쳐 양산에 이어진 도로. 

⑤ 울산부 남문-태화진-내현면-온양면-기장현. 동헌에서 나와 태화진(태화교 근처에 있던 나루터)에서 나룻배로 태화강을 건넌 뒤에 공업탑로터리 부근에서 남쪽을 향하여 온양 남창을 거쳐 기장현에 이르는 도로. 또 다른 길이 공업탑로터리 부근에서 갈라져 개운포에 있던 선소(船所)까지 이어졌다. ⑥ 언양읍성에서 동서로 난 도로. 동쪽의 울산에서 언양을 거쳐 서쪽의 밀양에 이르는 도로. 지금의 24번 국도와 거의 비슷하게 지났다. 또 다른 길은 운문령을 넘어 청도에 이어졌다. ⑦ 언양읍성에서 남북으로 난 도로. 남쪽의 양산에서 언양을 지나 북쪽의 경주에 닿는 도로. 35번 국도와 거의 비슷하게 지났다.

 이들 7개 도로는 울산지역의 두 개 행정권역 울산부와 언양현을 거쳐 사방으로 연결되는 핏줄 역할을 했다. 그 밖에 방(坊)과 방, 리(里)와 리 등 자연부락을 잇는 많은 소로가 있었다.
 한편 태화강과 동천강이라는 큰 강이 흐르고 있는데도, 다리는 한 곳에 불과했다. 인력동원은 물론 물자수급에도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병영성 동문 바깥의 어련천(동천강)에 나무 다리 해양교(海陽橋)가 있었다.
 1832년의 울산읍지에는 해양교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었으나, 1871년의 울산읍지에는 없다고 돼 있다.
 함께 만들어진 울산부 지도에는 그 대신 해양교가 있었던 비슷한 지점에 동천교를 만들었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1832년의 읍지에는 태화강 중류 지금의 삼호교 근처에 삼탄교(三灘橋)가 만들어졌다고 기록돼 있다. 또 1871년의 읍지에는 태화강에 홍교(虹橋)인 석교(石橋)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고종 4년(1867년)에 울산부사 김세중의 주도로 만들어진 울산 최초의 아치형 돌다리였다고 한다.
 언양읍지에는 언양현 동쪽 19리쯤 되는 울산과의 경계지점 태화강 상류에 벽력교(霹靂橋)가 있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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