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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무혁 원장(왼쪽)이 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건강상담을 해주고 있다. 평소 느끼던 증상에 대한 권 원장의 명쾌한 설명은 상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농촌시장+도시형 5일장 독특한 형태
주차시설 부족 교통정체는 해결 과제

디스크-뇌졸중 연관성 등 고민 다양
정확한 진단위해 제대로된 진료 권장


"선생님이 얘기만 들어줘도 병이 절반은 나은 것 같네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호계공설시장 건물 내 조그만 번영회 사무실에 차려진 울산우리병원의 무료 건강검진소에는 햇살을 닮은 미소가 가득하다.

#비오는 날씨에도 웃음꽃 활짝

날씨가 뿜는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진료를 받으러 온 상인이나 건강검진을 하는 의료봉사단이나 얼굴 가득 웃음이다. 장사하기 바빠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던 상인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평소 궁금했던 것도 질문하고 봉사단과 담소와 농담도 나누며 즐거워했다.
 한 상인은 "비가 와 무료 건강검진소가 차려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상인회 사무실에 차려졌다는 소릴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며  "이 시장에서 4~5년 장사를 했는데 병원에서 이렇게 직접 와 검진을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봉사단에 일일이 고마움을 표했다.

 시장에서 30년 동안 옷수선을 했다는 한 상인은 권무혁 원장과 상담 후 한결 후련해진 표정을 지었다. 상인의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사망해 자신이 평소 앓고 있는 목디스크와 뇌졸중이 연관이 있을까 불안해하던 차였다.
 "목디스크로 뇌졸중이 생기지 않아요"라는 권 원장의 말에 한시름 덜어낸 표정이다. 이 상인은 "평소에 뒷목이 찌릿찌릿 할 때가 있어서 걱정했었는데, 의문이 풀려서 속이 시원해졌어요. 이렇게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 해도 병이 치료되는 것 같아요"라며 "의사 선생님, 앞으로도 자주 오세요"라며 웃었다.

 호계공설시장의 상인들이 들고온 의료 고민은 비교적 다양한 편이었다. 권무혁 원장은 상인들에게 병이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가서라도 제대로된 진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 호계공설시장 상인들이 시장 번영회 사무식에 차려진 무료건강검진소에서 권무혁 원장에게 건강상담을 받고 있다.


 
#나눔장터에서 북구 대표시장으로 성장

북구의 유일한 인증 시장인 호계공설시장은 시장과 전통 5일장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다. 농촌형 시장과 도시형 시장이 섞인 것이다. 때문에 달력 끝자가 1과 6이 되는 날에는 지난 2000년 지어진 시장 건물 주위로 빼곡히 장꾼들이 몰려든다.
 80여년 전 북구지역에 전혀 시장이 없을 당시 북구 지역민들은 울산 시내까지 장을 보러 가야했고,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새롭게 장을 형성했다.

 이 시장은 처음에는 나눔장터로 시작했다가 지역 유지 이씨, 최씨가 땅을 기증하면서 본격적인 장이 들어섰다. 처음에는 인구가 적다보니 오전장만 섰지만 이제 이 시장은 북구 인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농소지역의 중심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꾼들은 타지의 물건을 내다 팔고, 이 지역 주민들은 농사지은 쌀과 나물 등을 내다 팔았다.
 생산자들이 생산해 시장에 팔러나오기 때문에 호계시장의 물건은 무엇보다 신선하고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푸근한 인심에 덤을 하나 얻는 것은 전통시장 만의 재미이다.

 하지만 호계공설시장을 중심으로 번성하던 시장은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던 1990년대에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2000년 북구청은 호계장이 들어선 2,551㎡ 자리에 1,089㎡ 규모의 건물을 지었고, 전통장은 호계공설시장이라는 이름을 단 상설시장이 됐다. 현재 이 건물에는 31개의 상가가 들어서있고, 1일과 6일에는 400여명의 장꾼들이 몰려든다.

 이후 북구는 국비 3억6,000만원과 구비 1억5,000만원 등 모두 6억원이 투입해 시설현대화작업을 벌였다. 이 사업을 통해 화장실 전면 개·보수, 복도 단차제거, 창호 및 셔터 교체, 간판정비 및 외부벽면·지붕 전면재도색을 비롯해 5일장이 들어서는 자리에 비와 햇빛을 가리는 막구조가 설치됐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전통 장이 사라지는 추세 속에서도 호계시장은 호계공설시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이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도 자주 찾는 울산 북구의 대표 전통시장이 됐다.

 

 

 

   
 

#"시장 주차장 건립해 이용편의 증대"

하지만 호계시장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도로가, 국도변까지 각지에서 몰려든 장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이로 인한 교통정체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호계시장과 관련한 가장 많은 민원사항이기도 하다.
 호계공설시장번영회 정춘택 회장(65·사진)은 호계공설시장 인근 소방도로가 개통되면 이러한 장꾼들을 시장 구획 안에 들어오도록 하고,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시장의 북쪽에도 막구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부족한 주차시설도 호계공설시장의 큰 걱정이다.

 정춘택 회장은 "호계역 앞에 공설주차장이 있지만 시장과는 거리가 있어 이용을 꺼리는 편이다. 때문에 지난 2007년 시장 동쪽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으로 만들려고 주민 간담회를 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며 "시민들의 편의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호계공설시장 주차장'이란 팻말을 단 주차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농촌에서 도시로 발전된 시장이라는 독특한 형태를 띤 우리 호계공설시장을 깨끗하고 이용하기 좋게 만들고 싶다. 지역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보람기자 usybr@


"타병원 포기환자 완치 큰 보람…검증된 치료 알려지길"
  권무혁 울산우리병원장

 

 

   
 

"실력은 자부합니다. 울산에서도 검증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권무혁 원장(사진)이 상인들에게 의료상담을 해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후련하다' 내지는 '명쾌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느낌이 드는 것은 상인들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권무혁 원장과 의료상담 후 번영회 사무실 문을 나서는 상인들은 하나같이 '무르팍 도사'라도 만나 고민이 해결된 듯한 후련한 표정이다.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준 것이 상인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시장을 찾은 권 원장도 감회가 남달랐다.
 "호계시장에 와보니 여건이나 형편이 힘들어서 못오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것으로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네요"
 권 원장은 지난 2009년 유럽 척추 학술대회에서 구연발표를 할 정도로 척추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다.

 그는 국내외 중요 학회지 및 학술대회에 10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연구도 열심히 하는 의사다. 그렇다보니 그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다른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를 치료했을 때'이다. 몸은 힘들지만 환자도 치료하고 자신의 실력도 검증받는 그야말로 의사로서 최고의 순간인 것이다.
 그가 안타까운 순간은 척추 관련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타 지역으로 가는 환자를 볼 때이다. 울산에서도 검증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다 최신 의료장비로 치료할 수 있는데도 이를 몰라 타 지역에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울산지역의 많은 환자들이 대전이나 부산, 대구 등 타 지역에 소문난 척추병원으로 가고 있더라구요. 현재 그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다 제 제자인데 말이죠. 결국 그 쪽 병원에서 다시 울산우리병원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권 원장의 바람은 울산우리병원이 지역사회에서 척추 분야 최고 병원으로 시민들의 인식에 자리잡는 것이다.

 "울산 우리 병원은 척추 환자들이 계단을 잘 오르내리지 못하는 것을 배려해 한 층에 진단, 치료, 수술,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돼있습니다. 전국 최고의 시설에 최고의 의료진이 있는 만큼 조만간 울산, 경남권에서 척추 전문병원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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