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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태풍이 오는 시기만 되면 비나 바람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생활에도 간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어 전 국가적으로 대책 준비에 부산하다. TV 등 언론매체를 통해 볼 수 있는 기상 재해로 인한 피해는 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과연 언젠가는 인간의 힘으로 기상재해의 원인을 파악하고 피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아마도 완벽한 예방이나 대책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통 수단 중에서 외부의 영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항공 교통이 아닐까 싶다. 홍수나 폭설로 인해 도로가 잠기고 폐쇄되어 자동차가 움직일 수 없는 환경이 되지 않는 한 자동차를 이용한 지상 교통은 그 운행 제한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이런 지상 교통과는 달리 항공 교통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니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항공 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기상 상황으로 인해 항공기가 결항되거나, 지연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간혹 이상한 점을 발견하곤 한다. 같은 목적지에 비슷한 시간대에 운항하는 항공기 중 어떤 항공편은 제대로 운항하고, 또 어떤 항공편은 아예 결항이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특히 국내선의 경우에서 말이다. 내가 타려고 하는 항공편은 결항되고, 다른 항공사 항공편은 운항하고, 하다 보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꼭 내가 타려는 비행기만 그래" 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면 날씨 관련해서 항공기의 운항 여부는 무슨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하는 지 알아보자. 첫 번째는, 예측 날씨가 아닌 현재 기상상태가 운항을 하느냐 마느냐의 기준이 된다. 제주를 제외한 국내구간은 대개 비행시간이 한시간 이내다. 기상 변화에 대한 일정 시점 미래의 현상을 맞힌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넓은 지역에 대한 일반적인 기상이 아닌 특정 지역 및 공항의 국지적 기상 예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며칠 뒤의 미래보다는  가까운 한시간 뒤의 기상 예보는 비교적 쉽게 맞힐 수 있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대개  근거리 노선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에 대해서는 도착 예정시간 부근의 날씨를 예상해서 운항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천, 즉 현재의 기상 상태를 보고 항공기 운항여부를 결정한다. 물론 이런 선택이 절대적으로 운항결정의 신뢰성, 즉 운항결정을 하고 그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고하게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운항결정을 함에 있어서 100% 현재의 날씨만이 절대적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고, 예보를 보아 기상이 양호하게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항공기를 띄우기도 한다.

    두번째는, 지역의 특수성 및 승객의 편의를 고려, 항공기 운항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제주 등 항공 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이동하기 어려운 지역 등은 현재의 날씨 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 예정시간의 날씨까지도 가능한 반영해 운항여부를 결정한다.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운항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항공기에 연료를 평소 기준보다 더 많이 탑재해 항공기를 띄운다. 도착 예정시간 날씨가 양호할 것으로 판단하여 항공기를 띄워도 실제 도착할 때 쯤 되어 날씨가 나빠지는 경우 다시 최초 출발지로 돌아오는 것보다는 도착지 공항 상공에서 일정시간 대기해 내리는 편이 좋은 경우가 있는 데 이럴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날씨로 인한 항공기 운항 여부 결정은 항공사마다 그 기준은 같지만 또 다르다. 날씨로 인한 항공기 운항 결정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운항하는 것으로 결정해서 잘했다고 생각해도 도착 즈음해 공항의 날씨가 나빠져 다시 최초 출발지로 돌아오는 경우 처음의 즐거움이 짜증으로 변할 수도 있고, 운항을 취소해서 느꼈던 짜증스러움이 다른 항공기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안도감으로 바뀔 수도 있다. 대체적으로 항공사마다 그 기준이 비슷하다고는 하나, 실제 운항 결정 과정에서는 조금씩의 차이가 있어 10분전에 출발한 A 항공사와는 달리 지금 시간의 B 항공사는 그 운항을 취소할 수도 있다.

 어떠한 운항 결정이든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또한 운항 결정을 함에 있어서 날씨가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1%만 된다고 해서 그 가능성이 작은 것 같아도 그 위험을 무릅쓰고 운항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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