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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곡천의 바위절벽.

가지산산악회에서 일요산행으로 연화산을 다녀왔다. 일반적으로 울산 연화산 그러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산은 그 넉넉한 자락의 끄트머리에 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 등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산을 두 개나 품고 있다. 하지만 처음 산 이름을 접했을 때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선뜻 떠오르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그동안의 연화산 산행이 대부분 정상 북동쪽 두동면 은편리에서 주로 이뤄져 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반구대 쪽에서 출발하여 연화산 정상을 거쳐 두동면 은편리가 한눈에 보이는 체육공원을 지나 무학산을 거쳐 범서읍 망성리로 내려오는 코스를 계획하고 출발했다.

#두동서 출발 무학산 거쳐 범서로 하산

우선 전체 산행을 요약해 보면 울산암각화전시관~반구교~대곡천 갈림길(천전리각석 가는 산책로)~능선~265봉~잇단 갈림길~임도~연화산 정상~산불감시초소~임도삼거리(체육공원)~499봉 갈림길~임도~범서읍 망성리 욱곡마을~당산나무로 이어지는 코스. 총 길이가 15㎞나 되는 장거리 코스여서 걷는 시간은 5시간가량 걸리지만 가파르지 않고 후반부 6㎞ 가량은 임도 내리막을 걷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은 코스다. 연화산 등산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산책길이다. 조금 힘든 오르막 코스는 초반 30여분 정도뿐이고 나머지 구간은 낙엽이 쌓인 오솔길을 계속 걸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등산을 하면서 계속 대화를 해도 힘들지가 않고, 활엽수 수림 속을 통과하는 길이라 모자가 없어도 될 정도로 햇볕 걱정이 없다. 여자분들이 등산하기에 최고의 코스가 아닌가 싶다.

#절벽아래 풍광에 감탄 절로

반구대암각화전시관에서 출발하여 반구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천전리 각석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대곡천을 바라보면 절벽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장관이다. 이곳은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신라시대에 왕족과 귀족들의 놀이터였다고 한다. 초반에 조금 가파른 길을 한 30여분 치고 올라가니 거기서부터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좁은 오솔길이 나왔다. 거기서 부터는 같이 간 일행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 나온 동네 사람들 마냥 웃으며 계속 걸었다. 중간에 전망 좋은 밀양박씨 묘터에서 저 멀리 신불산을 바라보며 다들 싸온 도시락을 풀었다. 식사 후 또 다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책을 계속했다. 연화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두동면 은편리의 풍경은 왼쪽으로는 치술령, 오른쪽으로는 국수봉에 둘러쌓인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농촌의 모습이었다.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약수터 없어 사전 충분한 물 준비를

 

 

   
▲ 암각화박물관 앞 산행전 단체사진.

연화산 등산의 단점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등산로 내내 약수터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화산을 오를 때는 필히 충분한 양의 물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팀도 결국엔 물이 부족하여 처음 계획했던 코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두동면 은편리로 하산하고 말았다. 두 번째는 너무 높지 않은 고만고만한 산봉우리들이 많다 보니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처음 가는 사람들은 필히 갈림길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리본을 유심히 보면서 가야 한다. 우리 팀도 선두와 후미가 역전되는 상황을 서너 번 겪어 가면서 제대로 길을 찾아갔다. 아무런 탈 없이 16명 일행 전부가 무사히 산을 내려와 기분 좋게 하산주까지 한잔씩 하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헤어졌다.

 등산의 묘미가 뭘까 생각해본다. 자연을 벗 삼아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세파에 찌든 몸과 마음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묘약이다. 또 나이 들어가면서 늘 바쁘다는 핑계로 진솔한 대화 한번 제대로 못한 지인들과 속 터놓고 대화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공간이다. 또 다른 어떤 운동 보다 저렴하면서도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며, 혼자서 해도 좋고, 여럿이서 하면 더 좋은 운동이다.

 

 

▶다음산행안내 △일시 : 6월 26일 일요일 △산행지 : 경북봉화 청량산 △산행코스 : 입석 - 청량사 - 자란봉 - 하늘다리 - 장인봉 - 두들마을 - 청량폭포 △산행시간 : 3시간 △출발지 : 신복로터리 오전 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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