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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파래소폭포'. 상단·하단지구 휴양림에서 약 1시간 걸으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보슬보슬' 가랑비가 내리는 날 신불산에는 '숲속 음악회'가 펼쳐진다.
 또르르 떨어지는 빗방울에 고개를 끄덕이며 지휘에 나선 어린 잎. 그에 맞춰 울창하게 뻗은 나무들이 빗소리와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소리를 낸다. 거기다 웅장한 파래소 폭포 소리를 가미하면 자연이 만든 교향곡이 완성된다.
 기나긴 장마 뒤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의 중턱, '국립 신불산 폭포 자연 휴양림'이 만든 자연교향곡이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발 1,159m 수려한 산세로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

   
▲ 간월재 임도를 따라 오르는 '국립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울산·경남·경북에 걸쳐 있는 해발 1,000m가 넘는 7개의 산들을 통틀어 일컫는 '영남알프스'
 그 중 경남 동부지역에서 가장 깊은 계곡인 밀양천 최상류 배내골 동쪽에는 간월산 취서산 신불산이 솟아 있다. 서쪽엔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향로산 등이 호위하듯 늘어서 있어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고봉 대부분이 배내골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해발 1,159m의 신불산은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인 기암괴석과 노각나무, 들메나무, 서어나무, 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우거져 있다.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해 한국의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산 능선부는 풍충지대로 나무들이 자생하지 못해 참 억새밭이 무성하며, 숲속에는 꿩, 노루, 산토끼 같은 야생 조수가 서식한다.
 등산로를 따라서는 다양한 활엽수를 소개 해 놓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수많은 골짜기와 폭포가 형성돼 있는 길의 중심에는 옥빛 '파래소폭포'가 있다. '신불산 폭포 자연 휴양림'이라는 긴 이름도 신불산과 파래소 폭포에서 따온 것이다.


   
▲ 저렴한 가격으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숲속의 집.
 휴양림 내의 숱한 폭포들을 대표하는 파래소 폭포는 옛날에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를 올리던 곳이다. 바라던 대로 이루어진다고 해 '바래소'. 그 이름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파래소'라는 지명이 붙게 됐다. 지금도 소망을 비는 사람들의 내왕이 잦다. 그래서인지 파래소폭포 주변에는 작은돌이 낮게 쌓인 소형 소원탑이 곳곳에 보인다.

#기우제를 올리던 '파래소 폭포' 소망 비는 사람들 내왕 잦아
오랜 세월 물살에 깎여 항아리처럼 움푹해진 암벽 아래에는 비단결처럼 곱고 가지런한 물줄기가 쉼 없이 쏟아진다. 부드러운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는 힘찬 폭포수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탁 트인다. 폭포수를 담은 소는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푸른빛을 띠고 있다. 작은 조약돌을 하나 집어 던져 보았더니 한두번 통통 튀며 '퐁당'하고 잠수 해 버린다. 명주실을 한 타래 풀어 넣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와 닿는 순간이었다.


 조금은 궂은 날씨에 방문해 한적하기만 할 것 같았는데, 폭포수를 구경하러 산줄기를 따라 성큼성큼 내려오는 시민들도 보였다. 그들은 파래소폭포 앞에 가만히 서서 잠깐 감상을 하더니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시원하다"며 연신 감탄을 해댄다. 역시 자연경관은 그냥 보기에도 좋지만 몸으로 직접 느껴봐야 그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파래소 폭포를 보려면 신불산 폭포 자연 휴양림을 꼭 들러야한다. 신불산의 볼거리는 파래소폭포만 있는 것이 아니다.


   
▲ 자연이 만든 기암괴석과 다양한 활엽수가 우거져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한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가에 자리 잡은 신불산 폭포 휴양림은 휴양객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휴양림은 상단과 하단지구로 나눠져 있는데, 어느쪽을 선택하든 파래소폭포로 가는 길은 두 지점이 비슷하다. 이 휴양림이 둘로 나눠져 있는 이유는 신불산 계곡의 절경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상단과 하단을 곧장 잇는 진입로가 개설됐더라면 지금의 파래소폭포의 모습은 구경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5동 5인실로 구성된 숲속의 집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야외데크가 마련 돼 있다. 우뚝선 나무 아래 마련된 데크는 일상에 지친 날 찾아와 하루 편안히 쉬기에 딱 좋은 장소다. 맞은편에는 작은 계곡도 흐르고 있어 신선놀음 부럽지 않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파래소폭포와 휴양림 사이를 왕복하려면 약 한시간을 걸어야한다. 그런 고충이 있는 만큼 양 진입로에는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계곡과 각양각색의 바위, 파래소 폭포로 가는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숲 해설가와 함께 하는 올바른 숲 탐방 교육 등 다양한 체험활동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파래소폭포 관람을 끝냈다면, 다채롭게 마련돼 있는 프로그램에도 눈을 돌려보자.
 무료 숲 해설 프로그램은 전문적 교육을 받은 숲 해설가가 환경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올바른 숲 탐방 방법을 전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동절기를 제외한 3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
 '자연학습 체험교육'은 우리 식물을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3월부터 10월까지 제공한다.


 이밖에도 산림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는 물론, 5동 5실로 구성된 숲속의 집, 2동 22실의 산림문화 휴양관, 1동 2실의 연립동, 야영데크, 오토캠프장, 숲속교실이 탐방객들에게 즐거움과 편의를 제공한다.
 야영데크와 오토캠프장, 숲속의 집은 모두 인터넷으로 예약 가능하다. 산림청이 직접 운영하고 있기에 숙박비도 저렴해 시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옛날부터 시인 묵객이 즐겨 찾던 곳이라는 신불산, 이번 주말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에서 여유로이 시 한 수 지어보이는 풍류시인이 돼보는 것은 어떨까. 
 글=김은혜기자 ryusori3@ 사진=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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