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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최초의 지리지 '학성지(鶴城誌)'.

지리지(地理誌)는 특정된 한 지역이나 나라의 자연환경과 그 곳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여러 가지 현상을 기록한 글 또는 문헌을 일컫는다. 인간 삶의 시대별 특장을 진솔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그러므로 지리지를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나 나라의 인적, 물적 역량을 알 수가 있다. 물론 경제력을 갖췄다고 하여 지리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문사회학적인 소양을 지닌 인적자원 또한 충분히 갖춰야만 품격 높은 지리지를 편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다른 곳에 비해 지리지를 뒤늦게 갖췄다. 울산 단독의 지리지가 아니고 경상도읍지에 포함된 것이 상당수였다. 울산의 경제력과 인적 역량으로 단독 지리지를 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울산 최초의 지리지 '학성지(鶴城誌)'가 나온 것은 조선 영조 25년(1749년). 울산부사 권상일(權相一)이 영조 11년(1735년) 울산 사림(士林) 박망구(朴望九)와 이원담(李元聃) 등에게 맡겨 일을 시작한지 무려 14년만에 나온 사찬(私撰) 읍지(邑誌). 그 뒤 나오는 울산읍지의 저본(底本)이 됐다.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울산부여지도신편읍지(蔚山府與地圖新編邑誌)'. 울산부에서 정조 10년(1786년)에 펴낸 읍지의 후사본(後寫本)이다. 순조 32년(1832년)에는 경상도 71개 읍(邑)을 수록한 경상도읍지에 포함된 '울산부읍지(蔚山府邑誌)'가 나왔다. 고종 8년(1871년)에 전국적인 읍지 편찬사업에 따라 경상도지)인 영남읍지의 세 번째 책에 '울산부읍지(蔚山府邑誌)'가 실렸다.

 고종 13년(1876년)에 최석봉(崔錫鳳)이 만든 '영지요선(嶺誌要選)'에 울산에 대한 내용이 간략하게 수록됐다. 그 중에 토착 향반의 명단 향안(鄕案)은 중요한 자료이다. 고종 31년(1894년)에 나온 영남읍지 34책 가운데 열 번째 책으로 '울산부읍지(蔚山府邑誌)'가 나왔다. 끝에 각종 통계숫자를 중심으로 한 읍의 사례가 첨부돼 사회경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울산군읍지(蔚山郡邑誌)'와 '울산읍지(蔚山邑誌)'가 있다. 울산군읍지는 고종 36년(1899년) 전국 읍지 상송령(上送令)에 따라 울산군에서 만들었다. 단색 지도도 실렸다. 책 끝에는 '광무삼년유월일군수조석영(光武三年六月日郡守曺奭永)'이라 기록돼 있고, 울산군수 도장도 찍혀 있다. 울산읍지는 울산군수 김우식(金佑植)이 주도하여 고종 39년(1902년)에 펴냈다. 최초의 읍지 학성지를 저본으로, 당시의 실정을 반영하여 만들었다.

 공주의 유학자 이병연(李秉延)이 1910-37년까지의 국내의 인문지리현황을 수록하여 펴낸 최대의 지리서 '조선환여승람(朝鮮與勝覽)'에 울산에 대해서도 실렸다. 이석정(李錫井)이 일제강점기인 1934년에 '울산읍지(蔚山邑誌)'를 펴냈다. 1937년에는 박기홍(朴基洪)이 '흥려승람(興麗勝覽)'을 펴냈다. 내용은 이석정의 울산읍지와 거의 비슷하다. 앞서 읍지를 편찬한 권상일과 이석정의 구(舊) 서문이 실려 있다. 1937년에 모두 76권으로 나온 영남읍지 '교남지(嶠南誌)'의 44번째가 울산군에 대한 내용이다. 고대로부터 일제 중기까지의 울산의 상황이 서술돼 있다.

 언양의 지리지는 순조 32년(1832년)에 나온 경상도읍지에 실린 '언양현읍지(彦陽縣邑誌)'로부터 출발한다. 울산부읍지와 함께 실렸다. 그 뒤에도 마찬가지. 고종 8년(1871년)의 전국 읍지 편찬사업에 따라 나온 경상도지인 영남읍지의 하나로 '언양현읍지(彦陽縣邑誌)'가 포함돼 있다. 울산과 함께 '영지요선(嶺誌要選)'에도 들어 있다. 고종 31년(1894년)에 간행된 영남읍지 중의 하나로 '언양현읍지(彦陽縣邑誌)'가 포함돼 있다.

 드디어 언양 자체의 지리지가 간행됐다. 고종 36년(1899년)의 전국 읍지 상송령에 따라 언양군이 '언양군읍지(彦陽郡邑誌)'를 펴냈다. 저본은 영남읍지에 실린 언양현읍지. 채색지도도 싣고 있다. 1916년에는 언양의 유력 인사들이 지리지를 펴냈다. '헌산지'. 언양이 이태 전 1914년에 울산군에 합쳐져 사라져버리자 언양의 역사적인 모습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1919년에 헌산지를 재편집한 '언양읍지(彦陽邑誌)'가 나왔다. 영남읍지 '교남지'에도 울산과 함께 언양에 대한 내용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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