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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처럼 흐르는 한여름의 풍광
[일상탈출]평창
2011년 07월 28일 (목) 21:29:06 김은혜 ryusori3@ulsanpress.net

   
▲ 양떼목장과 풍력발전기, 능선너머 동해바다가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오는 대관령의 풍경.
장마가 지난 7월 끝자락, 왕성한 햇살을 뒤로하고
배낭하나 챙겨 북쪽을 향했다.
'Yes, 평창'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평창이다.
강원도 내륙은 웬지 여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평창은 설원과 함께해야 제격이라는데
뜬금없는 일상탈출이 평창으로 이어진 것은
순전히 묵사발과
가산 이효석 때문이었다.

   
▲ 이효석 문학관 전경 

# 이효석문학관

가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시원했다. 7호국도 따라 포말이 등판을 후려치는 동해바다는 잠시 쉬어가는 곳마다 한반도 등줄기의 역사와 내공이 깊고푸른 바닷물처럼 그윽했다.
 여름 평창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다. 7호국도를 접고 영동선을 타면 면온IC를 만난다. 여름이고 무더위가 한창인데도 이효석문학관 가는 길은 사람들이 제법이다. 이효석 선생의 생가와 당나귀터는 무료관람이고 문학관은 2,000원씩 받는다. 문학관은 언덕 야트막한 곳에 자리했다. 가산의 문학세계만큼 정감이 흐르는 땅에 소담스럽게 자리한 문학관이 별장같다.

 군단위 작은 동네에 지역 출신 작가의 문학관을 이만큼 꾸민 평창의 저력이 새삼느껴졌다. 이효석문학관은 가산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남안교를 건너 물레방아간 뒷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02년 9월 7일 제4회 효석문화제 기간 중 문을 연 이효석 문학관에는 선생의 작품 일대기와 육필원고 유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되는 육필원고와 유품등은 가산문학 선양회를 중심으로 수집하고 기증했다.

 문학전시실,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문학전시실은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 창작실과 문학세계를 다룬 영상실, 옛 봉평장터 모형, 어린이용 영상물 등을 설치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가산 이효석의 훈장과 작품이 발표된 잡지, 신문, 초간본 책자 등 귀중한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아름다운 외관으로도 유명한 이효석문학관은 문학 정원, 메밀 꽃길, 오솔길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으며, 메밀 가공과정과 다양한 메밀 음식이 소개되어 있는 메밀전시관 등을 갖추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월요일과 1월 1일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열려 있으며, 영동고속도로 장평 IC에서 봉평면을 지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 무이예술관 전경
 
# 무이예술관

강원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 무이예술관은 1999년 폐교된 무이초교를 개조해 만든 전시관. 예술인 4명이 평창군으로부터 임대해 2001년 문을 열었다. 운동장은 100여 점의 조각이 전시된 야외조각장이 됐다. 교실은 도자기 서예 그림 등의 전시실과 체험 학습장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연간 4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지역 명소가 됐다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천섭, 조각가 오상욱, 도예가 권순범 등의 예술인들이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만든 이곳에는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초등학교 운동장은 야외조각공원으로 바뀌어 1백여 점의 조각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의 매력은 예술인들의 작품 활동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으며, 방문객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그림을 배울 수 있는 체험장도 갖추고 있다. 9월에는 운동장에 가득 핀 메밀꽃을 만날 수 있는데, 이때 평창무이예술관에서는 손도장찍기, 가훈갖기, 도자기 만들기체험, 메밀꽃 그림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 양떼목장 전경. 
#양떼목장

양떼들이 노니는 목가적인 풍경은 다분히 감성을 자극한다. 가을동화와 연애소설 등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막상 직접 양떼목장에 서면 잃어버린 유년의 풍경이 스크린처럼 스친다. 푸른 초지에 양떼가 뛰어노는 목가적인 목장 풍경을 보려 한다면 대관령 양떼목장을 가보면 된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뒤편에 있으면서도 아는 이가 드물었던 건 산속에 숨어있어 외부에선 전혀 보이지 않아서다. 해발 975미터의 고지에 푸른 초원, 200여마리의 양들이 무리지어 풀을 뜯는 모습. 퍽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는 것이 양떼 목장을 찾았을 때의 첫 느낌이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이국적이다. 여름에는 선명한 녹색 잔디 위로 양이 풀을 뜯는 모습을, 겨울에는 순백 설원을 만날 수 있는 양떼목장은 아이ㆍ어른 할 것 없이 동심의 세계로 빠져버리는 곳이다. 안내소를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산책로가 시작되는데 천천히 따라 올라가다 보면 건초먹이 주기 체험장, 더 정상으로 올라가면 시원하게 펼쳐진 대관령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 대관령 국제음악제

지금 평창에서는 2018 동계올림픽 유치의 감동을 이어갈 제8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한창이다. 지난 28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개막시리즈 연주와 함께 다음달 13일까지 국내외 저명 연주가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알펜시아와 도내 시군일원에서 개최되는 음악제는 '일루미네이션-빛이되어'를 주제로 원숙미가 담긴 거장들의 후기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올해는 세계적인 연주자이자 교육자인 한국예술종합대학 교수 첼리스트 정명화와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자매가 예술감독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역대 어느 해 음악제보다 세계적 거장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모은다.

 매회 매진사례를 기록하는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1회 추가한 9회로 구성됐다. 6년 만에 고국 실내악 무대에 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그래미상을 두차례 수상한 세계적 클라리넷 연주자 리처드 스톨츠만, 바이올린의 토드 필립스·조엘 스미어노프·크리슈토프 베그젠·제2의 정경화로 불리는 이경선, 비올라의 로베르토 디아즈, 첼로의 정명화, 피아노의 케빈 케너, 오보에의 랜들 볼프강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모여 실내악과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세실 리카드(피아노), 루이스 클라렛·카리네 게오르기안·에드워드 아론(이상 첼로) 등 올해 처음으로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찾는 세계적인 연주자와 신동에서 젊은 거장으로 발돋움하는 한국의 라이징 스타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지난 6월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꽃'으로 불리는 피아노 부문 2위를 수상한 원주 출신 손열음(피아노)을 비롯해 권혁주(바이올린), 고봉인(첼로), 성민제(더블베이스), 신현수(바이올린), 클라라-주미 강(바이올린) 등이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위상을 드러낸다.

 특히 유럽에서 '제2의 윤이상'으로 알려지며 현대 작곡계의 주요 인물로 부상한 재독 작곡가 박영희의 '타령'과 '만남'이 소개된다. '타령'은 아시아 초연이며 '만남'은 신사임당이 늙은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홀로 대관령 고개를 넘으며 쓴 시 '사친(思親)'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곡이다.

 안정주 대관령국제음악제 운영실장은 "지난 7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음악제가 될 것"이라며 "음악제의 하이라이트인 '저명연주가 시리즈'가 8회에서 9회로 늘고 관객들과 호흡하는 찾아가는 음악회가 최전방인 철원을 비롯 태백 평창 강릉 춘천 등에서 2회 늘어나 8차례 열린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은혜기자 ryusori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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