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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나눔·감사·축제의 감초 '우리민족 고유음식'
[맛있는 울산] 떡
2011년 09월 08일 (목) 20:46:49 이보람 usybr@ulsanpress.net
   
▲ 신정시장 팔복떡집

팔복, 신선한 재료가 인기비결
그날 만든 떡은 그날 판매 원칙
남은 떡 기독교 봉사단체 기부

행복한, 아기자기 예쁜떡 눈길
서울방문 벤치마킹·제빵 접목
20~30代 젊은 새댁이 주고객

인절미, 찰떡, 시루떡, 바람떡, 백설기, 무지개떡 등 각양각색의 떡들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습니다. 한국인의 생활 속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떡'이기도 하지요. 떡을 통해 우리 민족이 얼마나 곱고 다양한 색상을 연출하고 멋을 내며 살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떡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닙니다. 우리 조상들의 삶의 철학이 반영돼 있고 그 색과 모양을 통해 뛰어난 미적 감각도 느낄 수 있습니다. 풍요의 상징이자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울산의 떡집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떡을 먹었나?

떡은 곡식가루를 찌거나 삶아 익힌 음식으로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떡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시루가 발견되고, 고구려 벽화에서 시루로 음식을 찌는 주방의 모습이 그려져있는 것으로 보면 아주 먼 옛날부터 먹어왔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요.
 우리는 때가 되면 떡을 합니다. 백일과 돐, 결혼, 잔치, 제사…. 때에 따라 먹는 떡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백일과 돐에는 백설기, 결혼식 때는 달떡, 추석에는 송편 등 떡에 따라 담겨있는 의미도 제각각 입니다.

 우리 민족에게 떡은 화합, 협력, 나눔, 감사와 축복, 축제 등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떡은 혼자먹지 않고 반드시 이웃과 나눠 먹는 것이 풍속으로 돼 있습니다.
 여름에 먹는 증편은 폭신하고 찬 질감에 향이 미각을 돋우고, 겨울철 화로에 석쇠를 올려놓고 딱딱하게 굳은 인절미를 구워 조청이나 홍시에 찍어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추석에 먹는 떡 '송편'

송편은 원래 '소나무 송(松)'에 '떡 병(餠)'자를 써 '송병'이지만 '송편'으로 그 발음이 바뀌었습니다. 송편은 한가위에 두둥실 뜨는 보름달을 뚝 반으로 자른 듯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왜 동그란 보름달이 뜨는 한가위에 반달 모양의 송편을 먹을까요?  보름달은 곧 기울지만 반달은 조금씩 차오르면서 머지않아 보름달이 됩니다. 즉 '희망'을 상징하는 거지요. 송편은 속이 빈 것과 속이 찬 것으로 구분되는데 속이 빈 것은 마음과 생각이 넓어 아량을 베풀라는 의미를, 속을 채운 것은 속이 알찬 사람이 되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하네요.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까는 것은 고물을 묻히지 않는 송편이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 하고 떡에 솔향을 잎혀 한층 더 맛깔스럽게 하기 위함입니다. 거기다 소나무 잎과 같이 사계절 내내 변치 않는다는 뜻도 담겨있지요. 추석 전날 온 가족이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내가 더 잘 빚었네', '니가 더 잘 빚었네' 서로의 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그동안의 소식을 전하며 웃음꽃을 피우던 모습을 이제는 거의 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송편은 우리에게 무언가 화목한 느낌을 가슴에 가득 안겨줍니다.
 
#신정시장 터줏대감 '팔복떡집'

남구 신정시장 내 사거리에는 신정시장을 대표하는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팔복떡집'(☎052-261-8830). 팔복떡집은 지난 1993년 3월에 개점, 올해로 햇수로 9년째를 맞은 신정시장의 터줏대감입니다. 긴 시간을 거치다보니 팔복떡집은 신정시장을 찾는 울산시민들에게 신정시장 내 상가를 찾는 이정표가 되기도 하지요.

 떡집 앞 가판대에는 자연의 멋을 고스란히 담은 떡이 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하얗디 하얀 절편, 구름이 퍼져있는 듯한 구름떡, 짭쪼롬한 갈색빛이 예쁜 약식, 분홍빛, 쑥빛, 노란빛의 송편, 견과류가 콕콕 박혀 보기만해도 고소한 영양떡 등. 시장을 오가던 주부들이 이 맛있는 유혹을 결국 참지못하고 다가서 떡을 사고 맙니다.

 팔복떡집이 이토록 긴 시간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언제나 신선한 재료로 믿음이 가게 만들기 때문일 겁니다. 찹쌀은 주문을 하면 도정을 해 15일 안에 다 쓰고, 깐 밤을 사 쓰면 몸이 편하련만 항상 직접 까서 사용합니다. 쌀도 4시간 이상 불리지 않습니다. 그날 오전에 만든 떡은 그날 판매를 원칙으로 합니다. 팔다 남은 떡은 기독교사회봉사단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준다고 하니 마음도 떡만큼 곱지요.

 떡 종류에 변화를 주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규모로 개별 포장하는 등 시대 변화를 담아내는 것은 덤입니다. 손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때그때 새로운 떡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붓습니다. 덕분에 다른 떡집에는 없는 팔복떡, 둘째 아들 이름을 딴 명현떡 등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송편도 종류가 가지가지입니다. 모시송편, 쑥송편, 감자송편, 흑미송편 등. 고르는 재미가 있지요.

 고광순(48)·박순희(48) 부부는 떡의 매력을 '꾸밈없는 순수함'이라고 말합니다. 빵이나 과자가 달콤함과 순간적인 감칠맛을 지향한다면, 우리네 쌀을 기본으로 각종 부재료를 섞어 만드는 것으로 자연 그대로의 맛을 담아내기 때문이죠. 때문에 새로운 떡을 만들 때도 잘라서 그대로 넣는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참살이(well-being)' 시대에 맞는 떡이 먹고싶다구요? 당장 팔복떡집으로 발걸음을 떼 보세요.
 
#아기자기 트렌드 맞춘 '행복한떡방'

   
▲ 수암시장 행복한 떡방
최근 들어 우리 떡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케이크로 사랑받는가 하면 빵 못지 않은 화려함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이처럼 트렌디한 떡을 맛보고 싶다면 수암시장 내 '행복한떡방'(☎052-265-8281)을 찾으면 됩니다.

    하얀 백설기 위에 앙증맞게 자리잡은 보랏빛 하트, 핑크빛 미키마우스, 노란 곰돌이. 다홍색 파파야가 보석처럼 얹힌 열대과일 설기, 딸기로 색과 맛을 낸 딸기설기.

 이 때문에 행복한떡방의 주 고객은 20~30대의 젊은 새댁들입니다. 슬로푸드(slow food), 참살이에 맞게 건강과 영양은 담뿍 담고, 낱개 포장으로 편의성과 위생을 더했습니다. 인터넷 카페(cafe.daum.net/happydduk/)에 들어가보면 '행복한떡방'만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떡들을 미리 눈요기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목 뒤로 꼴딱 넘어가는 군침은 책임질 수 없습니다.

 전통시장 내에 위치한 떡집인데도 트렌디함을 갖춘데다 인터넷 카페도 있다니 신기합니다. 바로 울산 최연소 떡쟁이 손민석씨(33)가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최연소라고 해서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손민석씨 삼 부자가 모두 울산에서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갑자기 실력에 믿음이 확~ 생깁니다.

 참신한 떡은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휴가철만 되면 손씨는 배낭만 하나 둘러메고 서울로 가 떡의 트렌드를 확인하고 배웁니다. 재료가 한정적인 떡 재료 대신 제빵 재료도 접목해 새로운 떡도 탄생시킵니다. 하지만 튀기거나 구워 태우지 않는 떡의 철칙은 지킨다고 하네요.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서 계량화 작업도 했습니다. 최고의 맛을 위해 좋은 쌀을 사용하는 건 당연합니다.
 아기자기 예쁜, 트렌디한 떡을 맛보고 싶다면 행복한 떡방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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