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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몸은 한 달에 한 번씩 자궁에 아기요람을 준비한다. 이를 생리(월경, 달거리 혹은 멘스)라고 하는데, 생리를 시작하는 것은 사춘기를 맞은 여자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신체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의료기관에서 설문조사한 자료에서 조사대상 과반수 이상이 올바른 생리대의 사용법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성들이 생리에 관련한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주기와 계산법, 생리불순과 생리통, 생리 전 증후군 등에 대해 보람병원 산부인과 정선욱 과장에게 들어봤다.

 
# 자궁 내막이 혈액과 함께 배출되는 현상
자궁의 안쪽 벽은 특수한 점막으로 덮여 있는데, 매달 난소에서 난자가 성숙할 무렵이면 그 두께가 두툼해진다. 이는 난자가 수정될 것을 대비한 것으로, 수정된 태아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하다. 이 새로운 혈액의 통로가 자궁 내막에 만들어진다. 하지만 난자가 정자와 수정되지 않으면 새로 만들어진 자궁 내막은 쓸모가 없어져 부서지고 혈액과 함께 몸 밖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이를 생리라고 한다. 정상적인 생리기간은 4~6일이나, 짧게는 2일에서 길게는 8일 정도에 이르기도 한다. 정상 월경기간 중 출혈량은 30㎖ 미만이고 80㎖ 이상인 경우는 비정상적인 출혈로 간주한다. 실혈의 대부분은 월경기간 중 처음 3일에 일어나며, 월경 기간이 길어지지 않고도 과도한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여성들은 보통 약 4주(28일)에 한 번씩 일정한 월경 주기를 갖는다. 이는 월경기(4일), 난포기(10일), 황체기(14일)로 나뉜다. 황체기는 모든 여성들이 14일로 동일하며, 난포기(자궁내막 증식기)의 기간이 사람마다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월경주기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생리주기는 사람에 따라 약 24일에서 35일까지 다양하고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다달이 다를 수가 있다. 하지만 그 간격이 24일 이하로 짧거나 35일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매 월경주기 동안 80㎖ 이상의 출혈이 되는 경우 빈혈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세심한 진찰을 해 치료할 필요가 있다.
 
#24~35일 간격 경구피임약으로 주기 조절
보통 자신의 생리주기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 사람마다 생리주기는 다양하고 평소에 규칙적인 분들도 때로는 몸 상태에 따라서 더 늦게 나오기도 하고, 일찍 나오기도 하지만 3개월간의 평균 생리주기를 계산해보면 대략 자기의 생리주기를 알 수 있다. 생리주기 계산은 생리 시작일을 첫째 날로 잡고, 생리가 완전히 끝난 이후 다음 번 생리 시작한 날짜를 체크한 후, 며칠 만에 생리를 새로 시작했는지를 알아보면 본인의 생리주기를 알 수 있다.
 때로는 여행이나 결혼식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생리를 미룰 상황이 생긴다. 생리주기가 비교적 규칙적인 사람들은 예상 생리예정일 일주일 전부터 경구피임약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루 한 알씩 생리가 나와도 될 시점까지 먹으면 된다. 이후에 약을 끊게 되면 2~3일 이내로 생리는 나오게 된다.
 
# 지나친 다이어트·스트레스  생리불순 초래
생리불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고민을 한다. 그러나 생리가 불규칙한 것은 꼭 문제라고 볼 일은 아니다. 생리를 시작한 첫 해나 그 다음 해까지 생리가 불규칙하게 나오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것은 호르몬이 아직 규칙적인 리듬을 타지 못해서 생기는 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몇 달을 걸러서 생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불순의 다른 원인으로는 질병, 화를 내거나 초조해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등이 있다. 또 정해진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기기만 해도 생리불순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비만이거나 다이어트로 체중을 지나치게 줄인 마른 체형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에 이상을 가져와 월경 주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상 체중인 성인 여성의 체지방률은 18~28%로, 보통 체지방률이 17%는 되어야 생리 불순에 걸리지 않는다. 또 자세가 비뚤어지면 신경이 눌려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리불순이 오기도 한다. 호르몬 이상으로 인해 생리불순이 온 경우에는 주로 피임약을 3개월 정도 복용해 생리주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4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배 따뜻하게 하고 심하면 진통제 복용
생리가 시작될 때 아랫배가 쑤시거나 죄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를 흔히 생리통 혹은 월경통이라고 한다. 생리통은 골반 내 특별한 이상 징후 없이 월경시 주기적인 통증을 보이는 '일차성 월경통'과 골반 내의 병리적 변화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이차성 월경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월경통은 대개 배란이 규칙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초경 후 1~2년 이내에 처음 발생하고, 대부분 10~20대의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40대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이차성 월경통은 대개 초경 후 수년 이내에 발생하기 시작하고, 배란과 무관하게 나타날 수 있다. 생리통이 약할 경우에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진통제를 먹거나 뜨거운 물을 담은 병을 배에 껴안고 누워 있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생리통은 음식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 <표참조> 하지만 매달 생리를 할 때마다 정말 심한 생리통에 시달려서 평상시에 하는 일을 못할 정도라면 병원에 가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 일시적인 호르몬 이상으로 생리양 변화
일반적으로 생리는 아주 조금씩 시작해 며칠 정도 양이 많아졌다가 생리가 끝나가면서 또 양이 줄어든다. 사람에 따라 생리양이 아주 적은 경우도 있고 생리 기간 내내 생리양이 많은 사람도 있는데, 이는 모두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간혹 평소와 달리 검은색 피가 비치다가 마는 경우도 몸의 일시적인 호르몬 이상으로 인해 그 달에 생리가 조금 다르게 나왔을 뿐이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말 생리양이 많을 경우에는 빈혈 증세(피로, 창백한 얼굴, 숨가쁨 등)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틀 이상 가장 큰 사이즈의 생리대나 탐폰이 하루에 6개 이상 다 젖거나 생리가 7일 이상 지속될 때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 카페인·알코올 섭취 줄이기
어떤 사람들은 생리가 시작되기 전에 며칠동안 생리전증후군으로 고생을 하기도 한다. 생리 전 긴장증상이라고도 하는 생리전증후군은 프로스타글란딘의 과잉분비와 함께 엔돌핀 불균형, 세로토닌 부족, 면역반응의 이상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증상으로는 통증, 가슴이 붓거나 특히 복부가 부풀어 오르고 무거운 느낌, 두통, 발진, 피곤함, 짜증스럽거나 우울한 느낌 등이 있다. 확실하게 증명된 치료법은 없지만 건강식을 하는 경우엔 도움이 되기도 한다. 생리전에는 카페인, 알코올, 염분 섭취를 줄이고 전분질로 이루어진 고섬유질인 발아현미, 현미 등의 복합탄수화물 섭취 한다. 배란기와 생리기간 사이에 당분이 높은 식품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지만, 이런 당지수가 높은 별미들은 혈류로 포도당을 급속히 분비하여 좋지 않다. 생리전증후군을 완화시키는 당수치가 낮은   생선, 달고기 등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B6와 칼슘의 섭취량을 늘려주는 것도 좋다. 하루종일 적게 먹되 자주 먹는 방법도 좋다. 운동을 하거나 잠을 좀 더 자는 것도 낫는 데 도움이 된다.
 
# 부정출혈 자궁내막 조직검사 필요
생리 때가 아닌데 출혈이 비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부정출혈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현대 여성들은 부정출혈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이 그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밖에 스트레스, 호르몬제 복용, 임신과 유산, 식욕부진, 비만, 과도한 다이어트, 자궁암 등이 원인이 된다. 일단 부정출혈이 발생하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에 찾아가 검사를 받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부정출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 더 큰 병이 생길 수도 있다.
 부정출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때문에 반드시 최근 상황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 만약 부정출혈의 원인이 불분명하다면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시행받아야 한다. 그 외에는 호르몬주사와 약을 처방받으면 2~3일 후에 출혈은 멈추게 된다.
 정선욱 과장은 "현대 여성들은 부정출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많지만, 부정출혈은 생리주기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불안을 야기하고 생활리듬을 깨뜨린다"며 "가능한 만병의 적인 스트레스와 과도한 다이어트를 지양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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