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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역사 교과서에서 자세히 다뤄진 제1차 산업혁명에 비해, 제2차 산업혁명의 의미는 역사적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편이다.
 제2차 산업혁명이란 화학공업, 전기공업 등을 주축으로 과학과 기술이 결합되어 인류의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킨 일련의 사회적 변동을 가리키며 서유럽과 북미의 경우 약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에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이 기술자들과 자본가들을 중심으로 사회가 재편된 현상을 의미한다면 2차 산업혁명은 여기에 과학자가 더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전의 기술과 산업의 혁신에서는 기업가들의 전략적 선택과 기술자들의 비체계적 노하우가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면 2차 산업혁명에서는 체계적인 과학 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점이 다른 것이다.

 이들을 통해 오랫동안 분리되어 왔던 과학과 기술이 결합하여 우리가 흔히 부르는 '과학기술'이 탄생했으며, 기술을 위해서는 과학지식이, 과학 연구를 위해서는 일정 정도 이상의 기술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이는 그전에 산업혁명을 이끈 토머스 세이버리(Thomas Savery), 토머스 뉴커먼(Thomas Newcommen), 제임스 와트(James Watt) 등이 전통적인 시행착오(trial&error)의 방법으로 기술혁신을 이끈 것과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2차 산업혁명은 대중사회의 출현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2차 산업혁명기의 화학공업과 전기공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 즉, 염료·필름·전구·전축 등은 현대사회를 이루는 대중들의 핵심 소비재이다.
 이것들의 생산은 새로운 과학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미국의 General Electric사를 선두로 여러 대기업들에서는 산업 연구소를 만들고 과학기술자를 적극적으로 고용해서 신기술에 기반한 신제품의 출현을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한편 미국의 프레데릭 테일러(Frederick Taylor)와 헨리 포드(Henry Ford)등은 이러한 신제품 생산을 조직화시켜서 단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 시스템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이 공장 시스템으로 인해 만들어진 다량의 제품들은 시장에서 대중들에 의해 대량 소비된다. 바야흐로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대중사회의 패러다임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대량소비라는 것은 포드 등이 처음 도입하기 시작한 '일당 5불(Five Dollar Day)' 정책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포드가 개발하고 사용을 한 이동식 조립대(assembly line) 시스템이 공장 근로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작업을 하루 종일 반복하게 했다면, 그러한 고된 일에 대한 대가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던 일당 5불의 임금이었던 것이다.

 놀라왔던 점은 이러한 임금의 상당부분을 저축했을 경우 몇 달 후 근로자는 포드사에서 만들어지는 차량을 스스로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이는 근로자 본인이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소비자가 되는 하나의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구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드의 이러한 정책은 사실 포드사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며 다른 여러 회사들에서도 도입된다. 따라서 현대 사회가 기술개발-생산-소비라는 사이클이 만들어지게 되는 데에 포드의 정책은 하나의 신호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미국을 포함한 산업 국가들에서는 많은 경제적 논란과 정치적 대립, 대공황과 같은 사회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대중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패턴으로서 굳어지게 된다. 2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과학과 기술을 결합하게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거대한 변동을 촉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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