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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고래 ⑨ 장생포 고래잡이 '당산굿'
김종경 대기자의 울산공부방
2011년 10월 19일 (수) 19:08:27 김종경 kimj@ulsanpress.net

고래의 고장 울산은 고래잡이와 관련된 전통 의례 또한 간직한 곳이다. 인류의 고래잡이의 기원을 알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잡이와 관련된 민속 역시 더듬어 볼 수가 있는 곳이다. 수많은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과 고래잡이 방법이 새겨져 있는가 하면, 탈을 쓴 무당의 모습도 담겨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들판이나 산과 바다에서 사냥과 어로가 풍요롭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자연스레 울산의 민속문화로 이어졌다.

 고래잡이가 전면금지된 지난 1986년 이전에 해마다 봄철이면 포경선이 고래잡이를 나갈 때에 장생포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빌던 당집에서 당산제를 지내고 아무 탈없이 고래잡이의 풍어를 빌었다. 민속학자 이정재씨가 지난 2007년 실시한 장생포마을의 당산제에 대한 조사에서 고래잡이와 민속의 오랜 관련성을 밝혔다.

 장생포의 당집은 마을 앞 바다를 굽어보는 뒤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당집에는 '신위당'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앞에는 둥근 마당이 마련돼 있다. 기와집으로 전형적인 당집 형태를 보이고 있다. 뒤쪽에는 서낭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신위(神位)는 내외간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 분씩이 그림으로 그려져 모셔져 있다.

 중앙에 검은 도포를 입은 백발 수염의 할아버지가 있고, 좌우에는 흰 옷을 입은 두 할아버지가 서 있다. 그 앞쪽에 세 할머니가 팔짱을 끼고 나란히 앉아 있다. 할아버지들이 할머니들보다도 크게 그려져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의 할아버지가 유난히 두드러지게 그려졌고, 옷의 색깔과 얼굴이나 눈빛도 다른 할아버지보다 차별화를시켜 주신(主神)임을 알리고 있다.

 이들 신위의 뒷 배경 그림은 오색 무지개산이 경계를 이루고, 그 너머에 절벽을 배치했다. 하늘에는 채색된 구름이 떠다니고, 그 사이에 있는 바다 위를 용이 좌우로 용트림을 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그림의 아래쪽에는 '삼당각'이란 글씨를 새긴 위패가 모셔져 있다.

 민속학자 이정재씨의 조사를 보면 주민들은 고려시대부터 당산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당집에 모셔진 삼신 내외를 그린 오래된 그림을 그 증거로 내세웠다. 이정재씨는 그림이 상당히 고풍(古風)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려시대의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조선 후기까지는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민들은 '신위당'에서 고래잡이의 풍어를 기원하는 '오구굿(당산굿)'을 대대로 이어왔다.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과 10월 보름에 제를 지냈다. 제관과 축관, 공양주의 역할을 하는 세 제관을 뽑아 제를 올렸다. 특히 포경선 선주들은 고래잡이를 나갈 때 이곳에 와서 무탈없이 많은 고래를 잡게 해줄 것을 빌고 조업에 나섰다.

 고래를 잡아 돌아오면 고래고기를 가져와 제물로 바치며 감사의 축원을 올렸다. 제물로 쓰는 고래고기는 5Kg 정도의 양으로, 머리 부분과 꼬리지느러미 부분을 잘라와 바쳤다. 고래고기를 바치고 술을 따르고 재배를 한 뒤에 고기는 당집 뒤에 있는 당산나무에 걸어놓았다. 마을 어른들은 그 자리에서 남은 고기는 안주로 삼아 음복했다고 한다.

 이 당집에서는 고래잡이가 성황을 이루던 60-70년대에는 해마다 풍어굿이 열렸다고 한다. 포경선 선주들과 선원, 주민들이 어울려 풍어굿이 열릴 때면 그야말로 걸판진 마을축제가 벌어졌던 것. 그러나 1986년부터 고래잡이가 금지되면서 그런 마을축제의 열기도 점차 사라졌고, 3년에 한 차례씩 용신제가 열려 명맥을 겨우 이었다고 한다. 민속학자 이정재씨는 그 때 열린 굿이 울산 일대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일광월광(日光月光) 허계굿'이었다고 했다.

 '일광월광 허계굿'은 먼저 '일광월광 굿거리'로부터 시작된다. 굿청의 마당 중앙에 10여m 높이의 서낭대를 세우고 오색의 긴 천을 꼭대기에서부터 땅까지 길게 드리운다. 무녀는 이 끈을 잡고 둥글게 선 다음 주무녀의 일광월광 굿거리에 따라 서낭대를 시계방향으로 돌며 고풀이를 한다. 고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머리를 땋아 늘이듯 묶고 풀었다.

 일광월광 굿거리에 이어진 굿이 허계장군 굿이다. 일종의 진오귀굿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는 굿. 단순히 죽은 이의 영혼만을 위무한 굿이 아니었다고 한다. 용왕거리와 당산거리, 산신거리 같은 자연신에 대한 제의와 성주거리 등 일반 재수굿도 함께 펼쳐져 풍어굿으로서의 전승에 전혀 손색이 없다고 한다. 울산의 고래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이런 고래잡이 전통민속이 제대로 발굴되고 재현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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