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 거두는 것이 많은 만큼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제철을 맞은 먹을거리가 가득합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을이 오면 반드시 먹어줘야 하는 음식, 가을하면 떠오르는 음식하면 '전어'입니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고소함을 자랑하죠. 기름이 오를대로 오른 가을 전어를 구우면 그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시집살이에 지쳐 집을 나간 며느리가 저절로 돌아올 정도로 맛있는 가을 별미가 전어입니다. 이번 주는 가을의 별미 전어와 조개구이를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울산을 소개할까 합니다.

▲ 정자 판지어촌계 수산물구이단지에서 맛볼 수 있는 싱싱하고 노릇노릇 숯향을 입은 '전어구이'. 유은경기자 usyek@
#깨가 서말, 가을전어
4~6월에 산란기를 마친 전어는 다른 물고기와 달리 산란기를 지나야 오히려 맛이 좋다고 합니다. 봄에 2.4%이던 지방 함유율이 가을이 되면 6%까지 올라가기 때문이지요. 전어는 우리나라 삼면의 바다에서 두루 나는 생선으로, 8월 남해안에서 잡히기 시작해 9~10월에는 서해안, 겨울에는 동해안에서 잡힙니다. 동해안 전어는 떡전어라고 불립니다. 이 떡전어는 크기는 크지만 서해나 남해에서 잡히는 전어보다 진한 맛이 덜하다고 하네요. 8월 남해안 전어는 시기가 이른 탓에 전어 특유의 달고 담백한 맛이 덜합니다. 즉 전어의 참맛을 느끼려면 9월부터 잡히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전어를 맛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전어는 영양가도 풍부합니다. 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춰 줘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습니다. 뼈도 함께 먹어 칼슘과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해 원기 회복과 피부 미용에 좋다네요. 이뇨작용도 도와 아침마다 몸이 붓고 팔다리가 무거운 증상을 해소하는 효능도 있다고 합니다. 또 콜레스테롤과 체지방을 분해하는 타우린 성분,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DHA,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EPA도 다른 생선에 비해 풍부합니다.


 싱싱한 전어를 고르기 위해서는 눈이 맑고 투명하며 비늘이 벗겨지지 않고 살이 단단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또 전어는 크다고 맛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횟감용으로는 뼈가 무른 13㎝ 내외, 구이용으로는 15㎝ 이상의 크기가 적당하지요.


▲ 가을별미 전어와 조개구이를 맛볼수 있는 판지어촌계 수산물 구이단지.
 전어를 집에서 조리할 때는 비늘을 긁어내고 칼집을 서너 번 낸 다음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워 먹어야 제맛입니다. 이렇게 통째로 구워 저녁밥과 함께 손에 들고 김치에 싸서 머리부터 창자·꼬리까지 모조리 뼈째 씹어 먹어야 그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어는 젓갈로도 만듭니다. 내장 중에서도 완두콩만 한 밤(위장)만으로 담는 전어 밤젓은 별미 중 별미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라고 하네요. 전어의 내장만을 모아 담근 것은 전어 속젓,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고 불립니다. 호남 지방에서는 전어 깍두기를 담가 먹기도 합니다.
 
#싱싱한 바다 먹을거리 가득 '판지어촌계 수산물 구이단지'
울산에서 싱싱한 전어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어딨을까요? 많은 횟집이 있겠지만 정자 판지어촌계 수산물구이단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1층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구이감을 골라 2층에서 초장값을 치르고 먹는 형식입니다. 독자들을 위해 제가 먼저 다녀왔습니다.

▲ 수산물 판매장.
 정자 바다길을 따라 구이단지를 향해 차로 달리는 것부터 나들이 기분이 납니다. 잘 닦여진 해안도로를 따라 구이단지로 가는 길에 흥얼흥얼 콧노래도 나옵니다. 탁 트인 바다와 바다빛을 닮은 높은 하늘이 바라만 봐도 속이 확~ 트이는 느낌입니다.


 어느새 구이단지입니다. 차를 주차해놓고 가을 별미를 즐기기 전에 바다구경을 먼저 해봅니다. 도심에서는 그렇게 바람이 세지 않았는데 역시 바닷가 바람은 다릅니다. 파도치는 모습과 소리를 듣고 있자니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던 일들이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빨간 귀신고래도 저멀리 보입니다. 찰칵~. 온 것을 기념하려 사진을 찍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가을 별미 즐기러 구이단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문을 열자마자 바다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수족관에는 반짝반짝 빛을 내는 전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고, 가리비, 키조개, 대합, 운피, 돌조개 등 조개가 그득그득합니다. 장어, 돌돔, 광어, 쥐치, 참돔, 우럭 등도 눈에 뜁니다. 돌돔, 광어, 쥐치, 뱅어돔, 참돔, 우럭 등은 정자 앞바다에서 잡은 자연산이라네요. 조개나 전어도 매일 오전 새로 들여옵니다. 신선도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싱싱한 바다 먹을거리를 보니 무엇을 먹을까 고민이 됩니다. 하지만 원래 온 목적에 따라 가을 전어 1㎏(2만5,000원)과 조개 1㎏(1만5,000원)을 고르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어서 오세요~" 낭랑한 아주머니 목소리가 반겨줍니다.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1인당 초장값 4,000원만 내면 싱싱한 바다 먹을거리를 구이로 즐길 수 있습니다. 상이 차려집니다. 뜨끈뜨끈 열을 품은 숯불도 놓여집니다. 그릴에 손질된 전어를 놓습니다.


 크~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기기 시작하고 침이 꼴딱 넘어갑니다. 집나갔다 돌아온 며느리의 심정이 이해되네요. 노릇노릇 잘 익은 전어살을 조금 떼어 입에 넣으니 보들보들한 식감에 이어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메웁니다. 숯향을 입은 전어구이는 그야말로 별미입니다. 열심히 먹다보니 어느새 뚝딱 입니다.

#치즈·야채와 찰떡궁합 '조개구이'

▲ 치즈와 맵싹한 땡초를 곁들여 더 맛있는 가리비, 키조개, 돌조개 등의 조개구이.
이번엔 조개구이를 먹어볼까요? 조개를 불에 올리고 조금 기다리니 보글보글 끓으며 살이 껍질과 쏙 분리됩니다. 분리된 조개살을 은박지에 넣고 취향에 따라 같이 나온 땡초, 양파를 채썬 것과 피자치즈를 넣고 먹거나 조개를 구울 때부터 위에 올려 익혀 먹으면 됩니다. 짭쪼롬한 바다 내음에 오동통한 식감, 맵싹한 땡초 맛이 어우러지니 신이 저절로 납니다. 피자치즈를 올린 조개는 치즈가 쭉 늘어나는 재미에 고소한 맛도 더해져 새로운 즐거움을 주네요. 열심히 먹고, 먹고, 또 먹으니 큰 접시 가득했던 조개는 어느새 껍질만 남았습니다. 부족하다 싶으면 밥 한 공기에 얼큰한 매운탕이나 구수한 된장찌개로 마무리 합니다.


 구이단지에서는 취향에 따라 숯불, 가스불을 고를 수 있습니다. 멋진 바다 풍경을 보면서 2층 야외 테라스에서도 구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요즘 낮 날씨가 너무 좋아 놀러가고만 싶은 기분이 듭니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바다도 보고 가을 전어와 조개구이, 장어를 즐길 수 있는 정자 판지어촌계 수산물 구이단지 어떠세요?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