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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출출할 때 간단히 끓여먹을 수 있는 라면은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다. 최근에는 '하얀 국물' 인스턴트 라면이 연일 매진되는 등 인기를 얻으며 인스턴트 라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 라면의 원조격인 것이 일본의 '라멘'이다. 라멘은 일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이기도 하다. 라멘 전문점이 전무했던 울산에도 최근 그 인기를 방증하듯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뜨끈한 국물에 생면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라멘은 부쩍 쌀쌀해진 요즘 추천할만한 하다. 울산 일본식 라멘의 원조 '오이시라멘'을 찾아갔다.


▲ 돈코츠 국물을 얼큰하게 느낄 수 있는 탄탄멘.
#일본의 대표 음식, 라멘
'라멘(ラ-メン)'은 면과 국물로 이뤄진 일본의 대중 음식이다. 면과 국물 위에 돼지고기(챠슈), 파, 삶은 달걀 등의 여러 토핑을 얹어 낸다. 각 지역이나 점포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일본에는 국민 음식이라 할 만큼 인기가 있고, 일본 외에도 지명도가 높은 일식이다.


 일본에서 최초로 라멘을 먹은 사람은 도쿠가와 미쓰쿠니라는 설이 있다. 명나라에서 망명해 온 유학자 주순수가 미토번에 초대받았을 때에 중국의 국물면을 헌상했다는 기록이 있고, 이것이 라멘이었다고 하는 것이다. 일본 메이지 시대의 코베나 요코하마 등의 중화가에서 시작했다는 설, 다이쇼 시대의 홋카이도로부터 시작된 소금 라면이라는 설도 있다.


 일본에서 라멘은 크게 두 개의 흐름이 있다. 일본풍 중화요리점 메뉴로 라멘이 그 하나이다. 이러한 점포에서 파는 라멘은 중국식 면요리에 대한 조리법을 주로 한다. 밤에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던 흐름을 잇는 것이 그 두 번째다. 포장마차에서 평판을 얻은 가게가 고정 점포를 개설한 경우다. 전문점은 된장이나 소금, 돼지뼈로 맛을 내는 등 소스의 맛에 의해서 메뉴가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


▲ 손님에게 오픈된 깔끔한 주방.
 지역별로 라멘의 특색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후쿠오카(하카타) 등지에서는 돈코츠 라멘이, 삿포로 등 홋카이도 지방에서는 미소 라멘이, 도쿄 일대에서는 쇼유 라멘이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겐조라멘 등이 라멘전문점의 포문을 열었다. 그 후 아지바코, 아지모토, 하카다분코, 라면81번옥 등의 라멘 전문점들이 유명해졌다. 이후 일본 본토의 라멘 맛을 보여준다고 자신하는 가게들이 속속 생겨났다.


 울산에는 오이시라멘이 지난 2008년 9월 처음 일본식 라면 전문점으로 문을 연 뒤, 욘주, 돈호야, 쿄토, 하코야 등 라멘 전문점이 속속 생겼다.

 
#울산 일본식 라멘의 원조, '오이시라멘'
'오이시 라멘(おいしいラ-メン)'. 말 그대로 표현하면 맛있는 라면집이다. 오이시라멘은 중구 성남동 중부소방서 옆 골목에 위치한 성남점(☎244-5232)이 본점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일본의 라멘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가게에 장식된 아기자기한 일본풍의 소품도 눈길을 끈다. 현대미술작가에서 라면가게 사장으로 변신한 김범재 사장의 솜씨다. 울산 최초 일본 생라면 전문점 '오이시 라멘'은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점차 늘었고, 삼산점(☎267-5232)에 이어 울대점(☎277-5232)까지 생겼다.


▲ 오이시라멘.
 일본라멘은 소스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육수가 가장 중요하다. 육수맛에 따라 라멘집 맛 차이가 큰 차이를 보인다. 라멘가게마다 미소라멘의 맛이 다른 이유다.


 오이시라멘의 미소라멘과 탄탄멘은 돼지뼈를 우려 만든 돈코츠 라멘 특유의 냄새가 없다. 맑은 육수를 내기 위한 노력이 깃들었기 때문이다. 맛집으로 소문난 이유이기도 하다. 오이시라멘은 자신만의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배로 들인다. 맑은 육수를 내기 위해 정강이뼈, 무릎뼈를 뜨거운 물에 튀기듯이 삶아낸 뒤 손으로 하나하나 씻는다. 사골국물을 끓이면서 나오는 부유물은 걷어내고 뼈가 부서지지 않도록 우러내 깔끔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 다른 라멘집 돈코츠라멘처럼 느끼한 맛이 없다. 면도 보들보들하니 생면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라면 위에 얹어 나오는 차슈(돼지고기 편육)도 간장의 짭조름함이 즐겁다. 부드러운 식감의 차슈도 다른 라멘집과 달리 잡내가 없다. 반숙으로 삶은 달걀도 일본의 라멘집과는 달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상태로 만들어 낸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라멘은 모두 다섯 가지. 돈코츠에 일본식 된장을 풀어 맛을 낸 미소라멘, 간장으로 맛을 낸 쇼유라멘, 소금으로 깔끔한 맛이 일품인 시오라멘, 돈코츠 국물을 얼큰하게 느낄 수 있는 탄탄멘, 최근 트렌드에 맞춰 매운 맛을 더 더한 탄탄카라이멘. 취향에 따라 라멘을 고를 수 있다. 라멘 각 6,000원.
 요즘 같이 쌀쌀한 날에는 얼큰한 탄탄멘이 좋다. 너무 맵지 않으면서 돈코츠의 깊고도 구수한 맛과 맛있는 매운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점심시간 가게안을 가득메운 손님들.
 라멘 한 그릇으로 배가 차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돈가스나 고로케와 함께 라멘이 나오는 세트메뉴(9,000원)를 즐기거나, 미니차슈덮밥(3,000원)을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공기밥은 공짜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달걀, 차슈, 면을 추가해도 된다. 각 1,000원.


 면 끓이는 물을 갈고, 다음 날 판매할 육수도 준비해야 해 일본식 라멘집에는 휴식시간이 필수다. 오이시라멘도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휴식시간을 갖는다.
 한 번 맛보면 계속 '오이시라멘'을 찾게될 지도 모른다. 오이시라멘의 라멘은 그야말로 이름값(맛있는 라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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