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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자주먹는 음식 '인스턴트 라면'. 최근에는 이 인스턴트 라면을 두고 다양한 먹는 방법이 나오고 있다. 라면요리경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인터넷 상에는 저마다의 레시피가 올라와있다. 하지만 특이한 라면을 판매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맛있을 것이라는 자신도 없다. 울산에 라면을 파스타식으로 재해석한, 거기다 맛있기까지한 음식점이 있다고 해 찾아가봤다.


▲ 라면에 토마토소스를 가미하고, 건더기로 브로콜리와 방울 토마토, 삶은 감자, 구운 바게트, 수제 포크햄이 들어간 '수제 포크햄 누일레'.
#울산에만 있다!
라면의 파스타식 해석? 파스타 요리 소스는 그대로 두고 면만 라면으로 대신한건가?
 많은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곳은 태화동의 불고기단지. 불고기단지에 이탈리아 음식점이라…. 작은 간판에 그냥 휙~ 지나칠 뻔 했다. '비스콘티 누일레(Visconti Nouille)'. 바로 이곳이다.


 안에 들어서니 아담하지만 포근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바 형식의 테이블은 요리를 만들어내는 셰프와 마주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곳에 파는 음식은 오직 '울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들이다. 왜냐, 답은 간단하다. 비스콘티 누일레 푸드 디렉터가 만들어낸 요리니까. 일단 왔으니 소문의 '라면'을 먹어보자.
 
#인스턴트 라면의 건강한 변신, 누일레(Nouille)
누일레(Nouille)는 프랑스어로 면(Noodle)을 말한다. '한국인의 애호 음식 라면을 주재료로 각종 야채와 홈메이드 재료를 사용해 만든 새로운 음식'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누일레는 모두 세 종류. 비스콘티 누일레, 수제 포크햄 누일레, 버섯 누일레이다. 누일레는 모두 토마토소스를 기반으로 한다.


 어떠한 것인지 묻자 라면에 토마토소스를 가미하고, 건더기로 브로콜리와 방울 토마토를 넣었단다. 거기다 삶은 감자에 구운 바게트도 곁들여진단다.


▲ 오픈 키친 형태의 바. 요리하는 것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엥?? 라면에 토마토소스? 거기다 삶은 감자에 빵??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쉬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이다. 직접 만든다는 수제 포크햄이 들어간 수제 포크햄 누일레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왔다. 일본의 나베같은 그릇에 면이 담겼고 스푼 옆에 길다란 빵 조각이 폭 꽂혀있다. 라면 위에는 브로콜리와 토마토, 수제 햄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고, 그 옆으로는 삶은 감자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먼저 면부터 그릇에 덜어 입에 넣었다. 토마토 맛이 가볍게 입안을 감돈다. 어랏? 생각보다 괜찮은 조합이다. 라면이 응당 가져야할 얼큰함, 당연히 갖추고 있다. 인스턴트 라면 국물 특유의 무거움은 없다. 괜찮은 맛에 자꾸자꾸 손이 간다. 아차차, 빵도 있었지. 국물을 머금은 빵을 한 입 덥석 무니 이것 역시 맛있다. 국물에 충분히 적셔가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삶은 감자를 먹어볼 차례다. 감자를 국물에 으깨 먹어보라고 점원이 조언해준다. 감자는 찌고 오븐에 다시 한 번 구운 것이란다. 일단 시키는대로 국물에 으깨 한 입 가득 넣었다. 감자 특유의 고소함이 토마토로 가벼워진 매콤한 국물과 만나니, 이것 또한 색다른 맛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수줍게 자리잡고 있던 수제햄도 짜지 않고 맛있다. 양도 푸짐하다. 한 그릇을 채 다 먹기도 전에 기분좋은 포만감이 느껴졌다.


 어떻게 이런 조합을 생각해냈는지 궁금해졌다. 물으니 박성민 푸드 디렉터는 "인스턴트 라면은 모두가 좋아하지만 한정된 조리법 밖에 없다"면서 "라면도 요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인스턴트지만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게 먹었으면 했고, 또 선택권을 늘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비스콘티 누일레"라고 덧붙였다.
 비스콘티 누일레 7,000원, 수제 포크햄 누일레, 버섯 누일레 각 8,000원.
 
#건강하게 즐기는 빵, 깜빠뉴(Campagne)

▲ 프랑스의 시골식 건강빵으로 만든 오픈 샌드위치 '버섯치즈깜빠뉴'.
라면만 맛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메뉴에 적혀있던 깜빠뉴가 걸린다. 일단 도전을 해보기로 한다. 수제포크햄은 살짝 먹어봤으니 버섯치즈깜빠뉴를 골랐다.


 깜빠뉴는 프랑스의 시골식 건강빵으로 만든 오픈 샌드위치다. 브런치 메뉴로 생각하고 만든 것이란다.
 조금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빵 위에 버섯, 치즈, 브로콜리, 토마토가 푸짐하게 얹혀있다. 고소한 치즈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빵을 조금 잘라 버섯, 치즈와 함께 먹었다.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박 푸드디렉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 빵만 먹는데, 제과점에서 파는 호밀빵 같은 것은 어떻게 먹을 것인지 몰라 못 먹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어떻게 먹는 것인지 방법을 전파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 사람들이 조금 더 건강하게 빵을 즐겼으면 해서 만든 메뉴"라고 설명했다.


 이곳의 피클도 독특하다. 물론 피클도 직접 만든다. 속배추처럼 보이는 것은 그리스의 야채로, 앤다이브라는 특수야채란다.


 맛있게 먹고 문을 열고 나서는데 유리창에 땡스투가 좌르륵 적혀있다. 비스콘티 누일레를 오픈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만든 것이란다.


 토마토소스가 곁들여진 울산에만 있는 라면의 맛이 쉽게 상상 안간다고? 그렇다면 직접 찾아가 맛볼 것을 권한다. 비스콘티 누일레 ☎2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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