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걷기의 시작은 제주도 '올레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맑은 바람, 짙푸른 대양, 옥색빛 바다, 싱그러운 풍광들이 어우러지고 삶의 모진 질곡이 현무암에 녹은 돌담과 흙먼지 발 끝에 따르는 제주도의 질박한 생활속에 묻어 있었다.
 또한 제주도 특유의 토속적 언어와 갈매기떼 울음소리보다 낭만적인 물질하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는 바로 청량한 해조음으로 소리로 귓가에 그리움을 남겨준다.
 전국에서 입소문 따라 수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먹거리 집이 생겨나고, 풍성한 해산물이 입맛을 돋우어서 나날이 명성이 높아졌다.
 각지방마다 올레길의 벤치마킹이 시작되어서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걷는길(웰빙로드)가 생겨났다.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들이 앞다투어 옛길, 산마루길, 고갯길, 해안길, 둘레길, 산막이길 등 수도 없이 새로운 건강길을 만들었다.
 수없이 산을 찾던 등산객 가운데 노년층과 청소년층이 이 걷는길로 몰려들었다. 높은 산보다 접근성이 좋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차를 타거나 도시락을 준비하는 번거로움도 줄었다.

 울산광역시에서도 환경과 건강문제라면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남구청에서 가장 발빠르게 야음동 수변공원에서 시작한 코스는 신선산, 대공원, 양궁장을 잇는 '솔마루길'이 탄생되었다. 십리대숲 강변길을 걷던 시민들이 주말이면 남구 수변공원길을 걷고 솔마루길로 몰려들었다.
 그것을 중구에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리없다. 북정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시의 지원없이 자비로 시작해 위원들끼리 협동해 농로를 잇고 소먹이던 길을, 나무꾼들 오르내리던 길을 이어 '성안옛길'을 만들었다.
 2009년 전국 걷는길 품평회에서 '성안옛길'이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상당한 지원금이 주어지고 동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힘이 생겼다.
 더 좋은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낸 뉴 아이디어로 최고의 쾌적함을 가진 이상적인 길을 코스별로 만들어갔다. 생태공간을 확보해 수세미 넝쿨을 올려 쉴수있는 그늘막을 만들고, 생태 학습장으로도 활용했다.
 또한 걷다가 쉬어가는 원두막집에는 책꽃이를 만들어서 수필집, 시집, 월간지등 교양잡지를 놓자 큰 호응이 일어났다.
 멀리 춘천에서 경기도에서, 거창에서, 밀양에서 멀고 가까운 지방 10여곳이 견학을 왔고, 열심히 홍보하고 경험담을 들려주었고, 남김없이 벤치마킹해갔다.

 이제 울산은 가장 먼저 태어난 솔마루길과 명성이 자자하게 알려진 '성안옛길'을 비롯한 '둘레길', '해안길', '단골사랑길' 등 많은 길이 생겨났다. 걷다보면 마을마다 정겨움과 넉넉한 인심과 풋풋한 정이 풍겨져온다.
 길을 걷다 보면 새로운 사물과 풍정을 마음에 담게 되고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얻게 되기도한다. 그래서 걷는것은 배움이며 마음의 여유를 얻게되고 일상의 피로와 고단함을 씻는 시간을 갖게 된다.
 바람이 자유롭게 새로운 곳으로 불어가듯 걷는것은 곧 자유를 얻게되는 자신의 비움이 되기도하고, 사유의 그물을 짜기도하는 속박된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회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도 '성안옛길'을 걸으며 힙겹던 지난 시절의 회상을 짚어보며 나무꾼들이 등짐을 지고 오르던 오솔길을 떠올린다. 벼, 고구마, 보리 농산물을 지고 나르던 농로를 이어만든 길, 이 길의 정겨움을 새삼 가슴에 담아보며 삶의 즐거움을 되새겨보며 내일을 위한 생활의 활력을 재충전한다.
 걷는길의 시작은 제주 '올레길'과 울산 '성안옛길'에서 다시 시작해보면 어떨까?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