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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사람은 / 그 자신이 희망이다 / 길 찾는 사람은 / 그 자신이 새 길이다 / 참 좋은 사람은 /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 사람 속에 들어 있다 / 사람에서 시작된다 / 다시 / 사람만이 희망이다
 어느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에 수록된 '다시'라는 시이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우리는 항상 희망을 갖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덕담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농업계의 새해는 다르다. 해마다 농업의 전망에 대해서는 일종의 비관론이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있어서인지, 농업, 농촌, 농민들은 성장보다는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최근 농업을 어렵게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시시때때로 발생하는 구제역 파동·조류독감·기상재해 증가 등으로 농업이 더욱 위축되고 있으며, 농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우리 농업이 견실하게 활력을 찾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재도약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동시다발적 FTA 추진으로 인한 본격적인 농산물 시장 개방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벽두부터 축산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에 소를 먹이는 사료값은 폭등하는데 소를 파는 가격은 폭락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우의 산지가격은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10년 전인 2001년 1월 산지가격보다 오히려 하락한 실정이다.
 한우의 암소, 수소 산지가격이 10년 전보다 못한 가격인데 이래서야 축산농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축산당국에서는 농가마다 임신이 가능한 암소를 한 마리씩 줄이는 등 사육두수 조절을 통한 수급 안정과 군부대 군납용 소고기 전량을 수입 소고기 대신 한우와 육우(고기소)로 대체하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이외에도 지금 우리 농촌을 어렵게 하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농에다 고령화로 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농가 부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걱정만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힘을 모아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농업을 지키고 농촌을 살리는 일은 우리 모두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농업의 경쟁력 배양에 최대 역점을 두고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이제는 농촌 주민들이 나서고 있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면서 스스로 혁신해 나가는 노력이 농촌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농업, 브랜드농업, 그린투어리즘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데 주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농촌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남을 다시금 보게 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절실한 건 국민적 관심과 동참이다. 특히 도시민들이 농촌의 현실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다. 농촌과 도시는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도시민들이 참여하는 '농촌사랑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1사 1촌 운동 등은 활력 있는 농촌을 가꾸고 도시민 건강을 지키는 사랑 나눔의 실천 운동이다. 이러한 운동들이 불씨가 되어 전 국민적인 동참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이것이 농촌을 살리고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농업은 인류의 영원한 생명산업이기 때문에 희망이 있는 미래산업이다. 그래서 농협에 일하는 필자는 이를 '농업만이 희망이다' 혹은 '농민만이 희망이다'로 바꾸어 임진년 연초에 외치고 싶다.
 절망적인 현재의 상황이 단 칼에 희망적으로 변화될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희망은 가져본다. 설령 그것이 먼 후일에 이뤄질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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