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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하루 있는 성교육시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1년에 한번 있는 이 시간은 그저 수업이 없는 즐기는 시간일 뿐이다. 이따금 자극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이 나오면 함성을 지르며 화면으로 눈을 돌릴 뿐, 성교육을 진지하게 수업으로써 받아들이는 학생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하지마라 해서는 안 된다 식의 어떠한 행위의 금지만을 강조하는 강압적인 방식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성교육시간을 교육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청소년의 성을 금기시하고 음지로 몰아넣기만 하는 오늘날의 성교육 아래에서 청소년 성범죄는 점점 늘어만 가고 심하게는 성을 상품화, 대상화하는 현상까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 청소년의 성의식은 어디에 있는가?

 대한민국 남학생들에게 음란물은 그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되어가고 있다. 남자 고등학생들에게 언제 처음 접했든지 간에 음란물은 그들의 성의식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의 여학생들이 성을 접하는 계기는 남학생들과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로맨스 소설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성을 접하게 된다. 평범한 여고생이 부잣집 재벌 꽃미남들에게 둘러싸여 사랑에 빠지는 달달한 내용의 소설이나 드라마에 감정이입을 하며, 대한민국의 소녀들은 성의식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의 성을 접하는 계기의 차이는 많은 연인들이 공감할 만한 갈등의 원인이 되는 연애관의 차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88만원 세대'라는 책 첫 장의 제목은 '첫 섹스의 경제학'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평균 첫 성관계가 점점 늦춰지고 있는 것이 사회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어서도, 청년이 되어서도 부모의 그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각색되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춘향전을 보면 성춘향과 이몽룡이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극적인 성관계를 가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의 성춘향과 이몽룡의 나이는 14세에서 15세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에도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까지의 청소년의 신체는 다른 어느 시기보다 성적욕구가 강하고 성적으로 왕성한 상태이다. 이처럼,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나,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청소년기의 성관계는 그 자체로서 전혀 이상하거나 비하되어서는 안 되는, 자연스러운 성의 과정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 모두는 성적인 존재들이다. 성적 욕구를 가진, 사회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모두 성적인 능력과 권리를 갖춘, 비하되거나 음지로 내몰아 져서는 안 될 자연스러운 성적 존재들인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의미의 성교육은 올바른 성의식을 형성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정이다. 이론적이고 이미 아는 내용을 설명하기만하는, 안된다 하지마라 식의 금지형 성교육이 아닌 스스로가 직접 참여하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위의 따뜻한 시선을 전제로 하는 바람직한 의미의 성교육이 대한민국에 바로 섰을 때 방황하고 있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성의식은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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