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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말이 되면서, 교내에서는 도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사소한 물건뿐만 아니라 고가의 물건까지 도난을 당한다. 도난사고는 학생들이 대부분 교실을 비운, 점심· 저녁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범인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잃어버린 물건들은 거의 되찾을 수 없었다. 이러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학교 학생부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CCTV 설치' 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리고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교내 각 층 복도마다 CCTV를 설치하였다.

 도난사고·학교폭력 예방 불구 사생활·인권침해 우려도

 보통 상점이나, 후미진 곳에서만 볼 수 있었던 CCTV를 복도에서 보니 조금은 어색하고 위협적으로 보였다.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뛰어 놀던 학생들도 CCTV를 보자, 하던 행동을 멈추고 교실로 들어가는 등 장소를 옮겼다. 자신들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불편함 때문이었다. 2학년의 한 학생은 "막상 복도에 CCTV를 설치하니 보기도 안좋고, 너무 불편하다. 학교와 CCTV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CCTV는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에서 설치된 것이지만, 의도치 않게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CCTV를 설치하면 일시적으로는 도난 사고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도난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감시 체제는 교육적으로도 인권의 측면에서도 타당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시 말해서, 학교에서 CCTV를 설치하여 범인을 잡는 것은 교육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난 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교내 CCTV 설치를 고려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좀 더 신중히 생각한 다음 최선의 방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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