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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 있으면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며 일 년 동안의 무사기원과 소원을 비는 정월대보름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정월대보름이 되면 각종 밤, 호두, 땅콩 등 딱딱한 견과류를 깨어먹는 부럼 깨기나 귀밝이술과 찹쌀, 찰수수, 팥, 차조 등으로 지어진 오곡밥 먹기 등을 하며 다채로운 정월대보름의 민속풍습을 통해 건강하고 풍성한 새해나기를 기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왔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이름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보름달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대보름달이 떴을 때 달빛에 의해 농사의 길흉을 점치는 등 전통풍습에 관련된 것들도 많았다. 또한, 지금도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거나 달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곤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 기억 속에는 정월대보름의 달이 한가위만큼이나 크고 선명했던 기억이 많다.
 이는 실제 우리가 보는 달의 크기와 형태는 달과 지구의 거리에 따라 다를 때가 많지만 유독 정월대보름의 달이 뚜렷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날씨와도 관련이 많다.
 우리나라의 겨울철을 지배하는 시베리아 고기압은 차고 건조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몹시 추운 내륙지방인 시베리아에서 발달하여 이동해왔기 때문인데, 이 기단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게 되면 한반도에 강한 바람과 함께 추위를 가져오게 된다. 워낙 추운 지방에서 발생하고 이동하였기에 바람을 일으키는 기압 차가 대단히 큰 편으로 수증기가 적어 건조한 날씨가 장시간 이어질 때가 많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 지방이 겨울철에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게 되면 바람이 강하고, 건조하여 부유물질이 적어 비교적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맑고 쾌청한 날씨가 될 때가 많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보름달을 우리 기억 속에 담을 때가 많은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정월대보름날 울산지방은 대체로 맑은 날이 7번이나 있어 비교적 선명하고 뚜렷한 모양의 달을 자주 볼 수 있다. 잔뜩 흐린 날씨가 아니라면 구름 사이에서라도 달을 보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달이 떠오르는 시각은 16시 20분경으로 이때는 해가 곧 질 무렵이라 비교적 춥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달과 관련된 행사가 많고, 이날에는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등 불과 관련된 행사를 할 때가 있는데, 겨울철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인하여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지신밟기, 윷놀이, 줄다리기 등 야외에서 하는 민속놀이도 많으므로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철저히 하고서 민속행사를 즐겨야 할 것이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2월 6일로 아직은 추위가 계속될 때이다.
 달맞이를 야외로 나가야한다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인 만큼 옷을 따뜻하게 입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달을 일찍 보고자 해안가로 나갈 계획이라면 바람에 대한 대비도 하여야 할 것이다.
 올 겨울의 말미인 2월의 첫 주에 우리를 찾아오는 정월대보름. 이 날 만큼은 둥근 보름달이 주인공일 것이다.
 아직 매서운 겨울이 끝나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을 듣게 될 이 보름달이 맑은 겨울하늘에 우리들의 머리 위로 샛노랗게 떠올라 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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