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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맞이한 울산은 현재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한창이다. 공업탑 제2선언문비 제막식에서부터 울산경제 50년 다큐 방송, 울산명장의 전당 준공 제막식, 국제심포지움 그리고 상징물 제막식 등이다. 대체로 울산이 공업센터로 지정되기까지의 비화와 관련된 보도, 이후 경제적 발전상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로 행사가 진행된다.
 조금 아쉬운 것은 공업센터지정 50주년의 명암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울산 공업센터 지정은 국가 정책의 하나로 울산이 선택된 것이지, 울산 스스로 도시발전을 위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울산공업센터 지정은 분명 울산을 변화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울산시민들이 정말 잘 살게 된 것인지,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울산이 희생하면서 진정으로 얻은 것은 무엇인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울산의 많은 공적에 비해 국가가 울산에 도대체 무엇을 해주었는지, 정부는 공업센터 지정 50주년 기념에서 울산에 어느 정도로 감사하고 있는지를 묻고 싶다.

 울산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연간 수출 1,000억 달러 위업을 달성한 도시, 우리나라 무역 1조 달러 달성의 일등공신, 1인당 지역총생산 4만 불의 국내 가장 잘 사는 도시 등으로 불리운다. 이처럼 드러내고 얘기할 수 있는 통계수치만 보면, 울산이 진짜 잘사는 도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는 환경오염과 같은 산업화로 인한 도시 불경제 문제, 대기업 종사자들과 그렇지 못한 자들과의 빈부격차, 상대적으로 낙후된 교육문화 여건 등 많은 이면이 있다. 경제적 번영(economy prosperity)은 이루어졌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 장소의 번영(quality of place)은 아직 한참인 것 같다.
 그나마, 현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광역시 승격, KTX 울산역 유치, 울산국립대 유치, 울산시립박물관 건립 등의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통해 울산이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 태화강의 변화 역시 공업도시, 산업도시의 영향으로 인해 오염된 환경을 울산시민, 행정부의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그만한 노력을 다른 곳에 투자하였다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을 수도 있다.
 울산에서 벌어들인 많은 돈은 서울 및 타 지역으로 간다. 울산은 그 동안 일만했지, 혜택은 다른 곳에서 가져가는 것 같은 느낌이 많다. 공업센터 50주년을 기념하는 마당에서 웬 호들갑을 떠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울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괜한 분노가 치미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지난 50년 동안 울산시민들이 국가를 위해 얼마나 역동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미래 100년은 실질적 장소의 번영을 위해서 국가가 당연히 최소한의 보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이제 울산은 경제의 번영에서 생활 및 장소의 번영으로 가꾸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울산 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왕 산업도시로 시작된 도시이기에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신산업의 육성을 통해 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 이는 고급인력들의 울산 유치로 가능하고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실질적 정주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야말로 울산을 새로운 창조지역으로 육성해야 한다. 새로운 도시개발보다는 기존 거점지역을 창조적으로 육성하고, 주변의 자원과 연결하고 다시 이의 영향을 주변 지역으로 전달하는 확산(spread)과 파급효과(spillover effects) 등을 통해 도시전체를 창조적 지역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국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산업기술박물관을 보자. 울산의 입지적 타당성을 차치하더라도 무조건 울산이어야 한다고 고집하고 싶지 않다. 기본적 조건을 고려할 때 울산이 당연히 유치가능 후보지역으로 선정되어야 한다. 국가는 울산을 일하는 지역으로만 생각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울산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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