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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샛골목 쪽문 국수집
퇴색한 신발장에 우묵우묵 구름들 모여 있다

빙하기에서 도착한 길이 낮은 문지방을 넘는 소리
안데스로 떠나는 길이 깨진 탁자 미는 소리

그 옹골진 파문을 디디고
신발장 위 늙은 난에서 꽃이 피었다

죽은 자들이 우리를 위하여 올리는 향불처럼 희디힌,
맨발들
사박사박, 다시 국수 같은 주술을 낳으시는지
짝사랑, 안녕하다.


■ 시작노트
자본에 주눅들지 않고, 자위적인 언어에 기대지 않고, 변명과 핑계에 물들지 않은 지극한 몸짓. 믿는다. 믿어본다. 모든 우울이, 모든 그리움이, 모든 기도가 젯밥처럼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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