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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를 맺기까지 손이 백번 간다해서 '배'이고, 꽃 백개 중에 하나만이 제대로 된 결실을 맺는다 해서 '배'입니다. 농촌 후계자의 한 사람으로, 어릴 적부터 보고 겪은 농민들의 애환을 해소하는데 울산원협 정책과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는 울산원예농협 김철준(56) 조합장. 그래서 그는 조합장이 아닌 농사꾼의 눈으로 조합원들에게 마음을 열고 착실한 원협 경영을 추진한 결과, 대내외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터뷰에 응하는 태도에서도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지만, 씨를 뿌리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기까지 과정 속에 애타게 녹아드는 농민의 마음을 겪어본 사람으로서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 김철준 조합장은 원협 수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울산의 배 등 과수농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지유통센터(APC)'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임기동안에는 농가인력은행 운영과 배즙·배잼가공공장 설립이란 성과를 거뒀으며 울산농산물도매시장 내 배 공판장의 '경락가 표시제' 실시도 빠트릴 수 없다.

# 농민 애환 해소 정책 최우선 과제
김철준 조합장이 울산원예농협 조합장으로 2선에 성공한데는 조합원들의 두터운 신임,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도 한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농민의 편에 서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시대의 흐름 속에 빠르게 변화하는 농업의 현실에 대응하는 능력, '농민의, 농민을 위한' 원예농협 운영에 집중하는 경영 마인드가 그의 존재를 확인시키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김 조합장의 관심사는 '거점산지유통센터(APC)' 설립이다.  김 조합장은 수년전부터 울산의 배 등 과수농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지유통센터(APC)' 필요성을 강조한 장본인이다.
 "거점산지유통센터(APC)는 울산 과수산업의 미래입니다. 잇따른 FTA 체결 등 국내외 농업환경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대한 지원 대책으로도 거점산지유통센터(APC)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울주군이  연간 농산물 처리량 5000t~1만t 규모의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어, 한결 마음이 가볍습니다"
 거점산지유통센타(APC)는 집하장, 선별장, 저온냉장고, 선별기 등 유통장비를 갖추고 있어, 농산물의 집하와 선별, 포장, 출하 등 유통의 전과정이 한 곳에서 이뤄진다. APC 건립은 울사지역 지자체로는 최초로 시도하는 것으로 전국에는 모두 19개의 APC이 건립돼 운영중에 있거나 건립중에 있다.
 김 조합장은 그동안 울산원협과 각 지역 농협이 거점산지유통센타의 역할을 해왔지만 부지협소와 시설물 노후화로 기능과 경쟁력이 떨어져 APC건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는 "울산의 과실 유통체계 현황을 볼 때  계통출하 실적이 미흡하다"며 "이러한 원인은 과수농가의 조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FTA 등으로 과실시장 개방이 확대됨에 따라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태다"며 "산지유통센터는 지역농가의 자립을 돕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최선을 다해 시설 건립을 성사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김 조합장은 농산물산지유통센타(APC) 건립 방법이 농가에 부담주는 방향으로 결정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공공유형과 일반유형의 절충형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지 확보에서부터 시설 건립, 시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지자체의 전적인 지원이 전제돼야 과수농가의 참여도가 높아 성공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 때문이다. 

 

울주에 1만톤 규모 거점산지유통센터 건립 추진
농산물 집하·출하 등 유통 전과정 한자리서 해결
농가 자립 돕고 소비자 질좋은 먹거리 제공'윈윈'
 
# 공동 배 브랜드 만들어 효율적 유통·관리
산지유통센터 건립과 함께 김 조합장이 손에 꼽는 주력사업은 배 통합 브랜드다. 그는 산지유통센터가 운영되면 난립해있는 배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거점산지 유통센터가 지역 농산물(과수 등)을 품위별, 규격별로 선별해 저장하는 것은 물론 포장시설을 갖춰 제품을 고급 상품화하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울산에는 <울주배>, <보배>, <서생 간절곶배>, <나셀배>, <청량배>, <삼남배> 등 다양한 배 브랜드가 분산·판매되고 있다.
 김 조합장은 "거점산지유통센터(APC)가 생기면 공동브랜드를 통해 지역농산물의 원활한 관리와 유통이 가능해질 수 밖에 없다"며 "과수 농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결국 산지유통센터 건립으로 수렴된다"며 고 말했다.
 특히 "FTA협정으로 인한 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특산물의 고품질생산을 위한 농가의 자생력이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거점산지 유통센터 건립 사업계획에 보다 많은 관심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량 규모화를 통한 시장교섭력 강화로 농가에 많은 실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사업 구상도 내비쳤다.
 그는 "배농업 정책은 고품질 생산과 효율적인 유통에 초점을 맞춘 생산 체계로 진화돼야 한다"며 "배 거점 산지 유통센터를 건립에 그치지 않고, 유통경로 확대와 지역 산지유통 솔루션을 구축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 농가인력은행·배가공공장 설립 성과

   
▲ "씨를 뿌리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기까지 과정 속에 애타게 녹아드는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로 원협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김철준 울산원예농협 조합장은 농업이 1차 산업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4차 산업임을 강조했다.

농가인력은행과 배즙·배잼가공공장 설립도 김 조합장이 이뤄낸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 일손돕기 차원에서 설립한 농가인력은행은 적과나 배봉지 씌우기 시기에 지역 내 각 과수농가들에 필요한 인력을 파악하고 적절히 공급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고 고용창출에도 일정부분 기여하는 사업이다.
 또한,  도시 인근 농가의 경우 노동인력을 비교적 낮은 인건비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외딴 농촌의 경우 인력을 별도로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차로 일일이 데려오고 일이 끝나면 또 먼 거리를 데려다 줘야 하는 농가의 어려움도 풀어주고 있는 사업이다.
 김 조합장은 "농사철이면 농촌은 인력난에 걱정이 태산 같다.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매년 임금은 상승하고 있다. 도시의 희망근로사업도 농촌에 일자리 창출효과보다 농촌 일손 부족을 부추기는 현실이다"며 "8년전 원예농협 조합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구상해 그 이듬해부터 곧바로 이 사업을 실시, 농가의 일손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조합장이 성과를 거둔 사업 가운데 울산농산물도매시장 내 배 공판장의 '경락가 표시제' 실시도 빠트릴 수 없다. 이례적+인 제도 시행으로 전국 농협에서 벤치마킹을 오고 있을 정도다. 
 경매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생산자-중도매인-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이 확대됐다.
 2005년 300억원에 그치던 매출이 제도시행 직후인 2006년 400억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640억원 매출 실적을 올렸다. 덕분에 2011년도 전국 공판장 60여개 업적평가에서 1위를 수상하고 매년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클린뱅크 인증을 수여 받았다.
 
# "농업 미래를 여는 열쇠"
김조합장은 마지막으로 '농업은 흘러간 1차 산업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각성을 요하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농업은 결코 1차 산업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4차 산업입니다. 이것이 그들만의 노하우와 철학이 있는 농업인이 존경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조합은 씨 뿌리고 가꾸는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조합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사업을 선행하여 그들에게 실익을 돌려주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자는 뜻에서 '다함께 새로운 출발'로 복지농협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제게 주어진 몫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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