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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아직 찬기운이 느껴지지만 따뜻한 햇살과 촉촉한 봄비가 이어지는 날들은 새생명을 움트게 하고 신록을 돋우고 있다. 참으로 좋은 시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상에서는 봄철에 선박사고가 많이 발생해 생명을 위태롭게 만든다.
 

 봄철의 해상에서는 낮과 밤의 심한 일교차로 농무(濃霧,자욱하게 낀 짙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여 선박의 안전운항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또 이 철이면 매년 발생하는 황사도 선박의 시정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에 하나다.
 국지성 바다 안개와 황사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박의 입출항이나 항해는 눈을 가리고 길을 다니는 것과 같이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다.
 

 이러한 때에 선박의 눈이 되어줄 수 있는 레이더 등 각종 항해 계기의 상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사에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해상의 짙은 안개와 황사 등으로 인한 저시정 발생 시 무리한 조업 및 선박운항은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 감속, 전탐 및 견시 강화 등 제반 항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무중충돌 사고의 전형적인 원인은 잘못된 항해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짙은 안개속에서 마주 항해중인 두 선박이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안전한 속력으로의 감속이 우선하여야함에도, 어떻게든 침로의 변경만으로 상대선을 피해가기 위해 항법에 위배한 좌현 변침을 하거나, 레이더를 보지 않고 막연하게 감 또는 경험에 의존하여 적극적인 피항동작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험상황에서 사고를 피하거나 피해를 충분히 최소화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항해습관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재산까지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울산지역 농무기 해양사고 통계를 보면 2010년 해양사고 100건 중 38건, 2011년 131건 중 46건으로 약 36%가 이 시기에 발생한다.
 그러므로 훌륭한 장비를 갖춘 선박일지라도 기상불량이나 저시정 상황에서 장비를 맹신한다거나 감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임을 잘 새겨야 할 것이다.
 

 운항부주의와 정비불량, 화기부주의 등 인적 요인에 의한 해양사고 발생율이 65%로 농무기 해양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레이더에 표시되는 인근 선박들의 항해 상황과 무중신호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청취하여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여야한다.
 

 안전불감증으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없도록 이 시기의 항해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울산해양경찰서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함정과 항공기를 연계한 해·공 입체적 수색 구조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신속한 구난 즉응태세를 확립하고 있다.
 

 아울러 6월까지 "봄철·농무기 해상교통 안전관리 대책" 추진기간으로 설정하고, 유람선 및 낚시어선 등 다중 이용선박 및 시설물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점검 활동을 전개한다.
 또 화물선, 유조선의 출입이 잦아 해양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큰 울산항, 온산항 일대에 경비함정을 집중 배치해 예방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지자체와 유관기관, 어민단체 등과 함께 해양사고 예방 홍보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사업자 및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점검과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정부기관의 몫이지만 그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사업자와 종사자들이 스스로 안전운항 수칙을 준수하고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일일 것이다. 봄철 농무기 해양사고를 예방하는데 너와 내가 따로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부득이 해양사고 발생 시에는 365일 24시간 열려있는 '해양긴급신고 122'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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