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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물관이 달리전에 이어 또다시 의미 있는 기념전을 준비한다고 한다. 울산 사람이 꼭 보아야 하고 새겨야 할 인물 기념전이다. 주인공은 올림픽 축구 영웅 최성곤이라고 한다.
 

 앞으로 석달 뒤인 7월 27일이면 우리의 눈과 귀는 런던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8월 12일까지 제 30회 런던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팀이 7월 26일(목) 밤 10시30분 멕시코와 1차전을 갖는다. 뉴캐슬의 St James Park 구장이다.
 

 "'오림픽' 第三日 我軍, 蹴球에 墨軍擊破…(倫敦올림픽)" 64년 전인 1948년 8월 5일자 신문 기사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선포되기 전이다.
 8월 2일 당시 런던 올림픽 축구 첫 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이 멕시코를 5대3으로 이겼다는 낭보였다.
 

 경기 시작 13분 만에 울산의 축구 영웅 최성곤이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것이다.
 이 승리로 축구대표팀은 올림픽 첫 출전에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기록한 최성곤의 첫 골은 한국 축구 역사에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성곤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이름이었다. 그만큼 최성곤은 뛰어난 선수였다.
 일제시대 조선과 일본에서는 그를 '아시아의 별' '그라운드의 표범' '조선의 최'라고 불렀고 고향 울산에서 그를 위한 개인 응원가를 만들어 누구나 불렀다고 한다. 일제에 억눌린 감정을 축구를 통해 토해냈던 것이다.
 

 최성곤은 축구공으로 조선 청년의 기상을 떨쳤고 핍박받던 민족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당긴 젊은이었다. 암울한 시절, 민족 정기를 드높이고 울산의 기개를 널리 퍼지게 한 울산의 축구영웅이었다.
 그러나 최성곤은 '비운의 축구영웅'이 되었다. 고향에서도 잊혀진지 오래다. 1951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공비의 총탄에 맞아 숨진 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지금 함월산 기슭에 그의 무덤만이 남아 있다.
 

 다시 런던 올림픽이 돌아온다. 첫 게임 상대 역시 운명처럼 멕시코이다. 최성곤이 첫 골을 넣은 64년 전의 바로 그 나라이다.
 '영광재현 1948 (Honoring the 1948 Olympics)'. 이에 맞춰 우리는 최성곤을 기리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사료와 기록들을 모아 올림픽 기간에기념전을 열고 그를 기리며 함께 응원가를 불러야 한다. 문수구장에 흉상이나 기념비를 세우는 준비를 하고 나아가 '성곤배 전국학생 축구대회' 개최를 준비해야 한다.
 

 64년만에 열리는 런던올림픽과 연계한다면, 한국 축구역사상 올림픽에서 첫 골을 기록한 최성곤의 이야기는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런던올림픽은 최성곤이 뛰었던 그라운드를 축구 국가대표팀이 64년 만에 다시 밟는 의미 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영웅담은 함부로 만들면 위험하지만, 영웅담이 없는 사회 또한 얼마나 쓸쓸한가?
 영웅을 만들지 못하는 이 시대, 영웅이 없는 울산. 그래서 최성곤을 기리는 기념전이 더욱 기다려진다. 올 여름은 울산박물관에서 그를 만나고 런던올림픽 축구를 보면서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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