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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소개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휘문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가, 영문학에 심취 영문과로 전과했으나, 경제적/가정환경 등의 이유로 4학년때 중퇴하였다. 군대 제대 이후 1973년 한국일보에 입사하여 초창기 사회부 기자로 현장을 주로 취재했다. 후일 당시 선배 장명수의 권유로 박래부와 함께 문학기행 등을 통해 글 잘쓰는 기자로 통하게 됐다. 그 외에도 시사저널, 국민일보, 한겨레 신문 등에서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하였다. 1999년 9월부터 2000년 8월에는 한국일보 편집국 편집위원, 2000년 6월 시전문계간지 편집위원을 지냈다. 기자로서는 2002년 서울 언론인클럽 언론상 기획취재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개』 『남한산성』 『공무도하』 『내 젊은 날의 숲』, 소설집 『강산무진』, 산문집 『풍경과 상처』 『자전거 여행』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바다의 기별』 등이 있다. 2001년 『칼의 노래』 로 동인문학상을, 2004년 단편'화장'으로 이상문학상을, 2005년 역시 단편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문학상을, 2007년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중국 인민문학에서 출간된 『공무도하』가 외국소설-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2011년 장편소설 『흑산』을 출간했다. 
 
# 에피소드
스스로는 소설가보다 자전거레이서로 불리기를 원한다는 김훈.
 그는 최근 유행인 석학과의 대화 등 토크콘서트를 진행할 때도 자전거에 대한 얘기를 빼놓지 않는다.
 쉰 살이 다 되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후 자전거에 맛을 들이자 그가 처음 라이딩을 즐긴 곳은 파주 공릉천. 그 이후로 임진각, 연천 한탄강, 김포, 강화, 목포 등 그 동안 다녔던 라이딩에 대한 에피소드를 문학강좌를 시작하는 초미에 늘 얘기한다. 때문에 강좌를 들으러 온 많은 독자들은 바이크 관련 강좌에 온 것인지 한동안 헷갈려한다는 후문이 나올 정도다.하지만 알고 보면 그에게 자전거타기는 단순한 자전거 타기가 아닌 글쓰기의 원천이다. 김훈은 자전거를 타며 세상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구나, 지금까지 세상 헛 살았구나라며 자기의 몸이 힘으로 앞으로 나간다는 게 신나는 일임을 나이 쉰살이 되어서야 알았다고 했다.

 한 일화로 목포 국도 라이딩을 위해 늘 타는 자전거를 두고 30만원짜리를 산적이 있는데 목포까지 가기는 했는데 되돌아올 길이 막막해 자전거를 되팔았는데 5만원을 쳐 주더라, 그 돈 중 4만원은 소주 사마시고 남은 만원으로 버스비 보태 8박 9일만에 집으로 돌아온 일화를 소박하게 말하는 작가 김훈.
 자전거 타기가 너무 좋아 그렇게 먹고 살고 있다는데 그동안 쌓은 해박한 지식과 자유로운 굴곡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그의 어눌한 말 속에는 실은 글 쓰는 일은 인간, 사람에 대한 아름다움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철학이 담겨있다.

#추천도서
내 젊은 날의 숲(김훈·문학동네)
 강 건너 저편으로 가지 못하고 결국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장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언어들로 보여주었던 <공무도하> 이후 꼬박 일 년, 김훈이 장편소설 <내 젊은 날의 숲>을 선보인다. 소설은 작가가 '풍경의 안쪽에서 말들이 돋아나기를 바'라며 '눈이 아프도록' 들여다본 세상의 풍경, 그 풍경이 돌려준 질문의 기록이다.

 "그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메말랐다. 그의 목소리는 음성이 아니라 음량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 목소리는 뭐랄까, 대상을 단지 사물로써 호명함으로써 대상을 밀쳐내는 힘이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내 이름을 불러서, 내가 더이상 다가갈 수 없는 자리에다 나를 주저앉히는 듯했다. 그렇게 낯선 목소리를 듣기는 처음이었다."

 첫 순간에 이미 그 이후의 시간과 마음과 관계를 결정짓는 어떤 만남의 순간을 김훈은 보여준다. 그전 김훈의 인물들이 각 개인 안에서 인간 일반의 희노애락의 어떤 모습을 그려냈다면, <내 젊은 날의 숲>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가 닿고, 서로에게 서로를 관계짓는다. 그의 소설이 풍경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시 한번 서로에게 가 닿는 현장인 것이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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