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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삼호대숲이 여름이 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작년 10월 중순부터 올해 4월말까지 7개월가량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대숲의 주인이었다. 백로류가 서서히 도래하는 5월부터는 백로가 주인이 된다. 대숲은 여름철에는 백로류가 번식 을하며, 겨울철에는 떼까마귀가 월동을 하는 번식지 겸 숙영지로 수년간 반복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4월말경 떼까마귀가 모두 북상을 했다. 5월부터 쇠백로, 황오, 중백로, 중대백로, 대백로, 해오라기, 왜가리 등 백로류의 마리수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으며 5월 말일 현재 약 3,600마리까지 관찰됐다. 작년과 비교해서 1,000마리가량 증가했다.
 

 떼가마귀의 경우 2011년~2012년 시즌에는 2011년 10월 13일에 최초 80여 마리가 관찰된 이후 해를 넘겨 5월 8일 모두 북상했다. 그 기간은 209일이었다. 다만 한 마리만 5월 19일까지 관찰되다가 이후 10일간 관찰돼지 않고 있어 아마 완전히 떠난 모양이다. 그런데 작년과 다르게 낙오새가 관찰되었다. 낙오새는 여름철새가 여름을 지내고, 겨울철새가 겨울을 지내고 번식지로 날아가야 하는데 한 두 마리가 남아있을 때 우리는 이를 '낙오된 새' 혹은 '낙오새'라 부른다.
 

 현재 지구는 온난화, 기후변화, 비정상적 기후, 이상기후 등 하루가 다르게 오염된 환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물학자들은 조류의 기상에 따른 행동변화를 통한 지구환경에 대한 징조와 예시에 대한 연구를 실천하고 있다.
 

 최근 지구의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의 면적이 축소되며 엘리뇨같은 이상기후 현상 등 기후의 변화는 생태계의 변화와 생물다양성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새의 겨울철 월동, 아열대 조류의 출현, 겨울철새의 텃새화 등 조류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울산에도 이러한 미미한 행동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에서 왜가리, 쇠백로, 중백로, 중대태화강에서도 지난겨울 백로, 대백로, 쇠물닭, 물총새 등 여름철새가 먹이활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이미 수년전부터이다.
 

 백로류의 경우 올 1월 한 달 동안 태화강에서 관찰된 최대 마리 수는 왜가리 60마리, 쇠물닭도 3마리가 관찰됐다. 삼호대숲의 백로는 46마리 관찰됐으며 강당대숲에서는 58마리 관찰됐다. 관찰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왜가리는 이미 월동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나며, 백로도 서서히 왜가리의 전철을 밟고있는 것 같다.
 

 필자는 2010년 6월부터 매일 삼호대숲의 백로류와 떼까마귀, 강당대숲의 백로류 그리고 주변 조류 상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하는 목적은 울산에 도래하는 백로류와 떼까마귀를 모델로 기상에 따른 행동변화를 관찰하여 이미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한다. 울산의 삼호대숲은 이러한 연구대상 장소로는 매우 좋은 특이한 생태환경이다. 세계적으로 한 장소에서 종이 다른 백로류와 떼까마귀가 번갈아 숙영하며 일부는 상호 공존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관찰결과를 정리하면, 삼호대숲에서 여름철새 백로와 겨울철새 떼까마귀가 함께 월동하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됐다. 백로가 숙영 및 월동하는 새로운 백로 서식지로 강당대숲을 발견했다. 2011년 백로의 최대 마릿수는 모두 7월로 나타나났으며, 삼호대숲의 경우 8,686마리, 강당대숲의 경우 973마리였다. 최저 월동마리수는 모두 2월로 나타났으며 삼호대숲 54마리, 강당대숲 32마리로 각각 나타났다. 떼까마귀와 백로의 기상에 따른 행동변화는 모두 맑은 날에 이소가 가장 빨랐으며, 안개 낀 날이 다음으로 이소시간이 빨랐다. 비 오는 날은 이소가 가장 늦어 기상에 따른 행동변화가 확실했다.
 

 삼호대숲과 강당대숲의 조류이용패턴을 비교하면, 계절형은 유사하지만, 우점종의 구성은 매우 달랐다. 삼호대숲은 수조류가 우점하고, 강당대숲은 텃새류가 우점하였다. 백로의 월동 마리수가 비월동 계절보다 최초 이소를 빨리하여 물속에서 장시간 머무는 행동변화는 기온보다 높은 수온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떼까마귀의 월동마리와 백로의 월동 마리의 최초 이소시간을 비교한 결과 떼까마귀가 백로보다 최초 이소시간이 평균 15분 가량 빠르게 나타났다. 삼호대숲이 생태환경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있음을 한번 더 강조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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