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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아프고 저리는 증상을 보이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07년~2011년)의 심사결정자료를 이용해 '손목터널증후군(G56.0)'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2007년 9만5,000명에서 2011년 14만3,000명으로 5년간 약 4만8,000명이 증가(50.3%)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0.7%로 나타났다. 또, 손목터널증후군 진료인원은 남성이 매년 20.0%~20.9%, 여성이 약 79.1%~80.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 진료인원에 비해 약 4배 많다. 연령별로 분석했을 때는 50대의 점유율이 40.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40대 22.0%, 50대 17.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는 진료인원의 점유율도 높을뿐만 아니라, 2007년에 비해 증가폭 또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은 심할 경우 잠자는 도중에도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고 오래 지속되면 운동마비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주부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 증상과 원인, 그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찌릿찌릿한 통증·저림 현상
단순한 손저림 증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의심해봐야한다.
 찌릿찌릿한 통증이 주 증상인데, 원인은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지나가는 수근관 안이 좁아지면서 힘줄과 신경에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수근관'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돼 있는 작은 통로다. 그래서 손목통증증후군을 수근관 증후군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이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여기를 지나가는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손상돼 이 신경 지배 영역인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원인을 두고 정확한 원인이라고 꼽을 수는 없으나, 이 경우가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원인이 비교적 잘 알려진 것들로는 수근 관절 주위의 골절이나 탈구 및 그 후유증, 감염이나 염증성 질환 또는 외상으로 인한 부종이나 건막의 증식 그리고 수근관 내에 발생한 종양 등으로 인한 눌림이 있다.
 손목 부위의 골절 및 탈구로 수근관이 좁아져서 정중 신경이 눌리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골절이 잘못 붙거나(부정유합) 및 붙지 않는(불유합) 등의 후유증으로 처음에는 증상이 없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증세를 보이는 지연성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감염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 또는 통풍 등 활액막염을 초래하는 질환에서는 수근관 속에서 굴곡건 활액막이 붓거나(종창) 증식돼 정중신경을 누를 수 있게 된다. 일부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으로 특정 단백질이 손목 인대에 침착됨으로써 발생하기도 한다.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더 흔하게 발생한다. 임신 중에만 일시적으로 이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하며,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지만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고,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가장 많다.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을 받는 환자에게서도 흔히 발생한다.
 평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은 50%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 질환 중 가장 많다.

# 반복된 가사노동 50대 여성 최다 발병
손목터널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목 통증과 함께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 검지, 중지와 약지의 일부에 해당되는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통증 및 이상 감각의 성격은 불확실하고 모호한 경우도 있다. 1~2분 동안 손목을 굽히고 있을 때 해당 부위에 저림이 유발되기도 하고, 손목을 두드릴 때 동일한 증상이 유발되기도 한다. 심할 때는 잠자는 도중에도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질환이 오래 지속된 경우 손의 힘이 약해지는 운동마비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40~60대의 중년여성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으며, 결혼 이후 사회생활과 반복적인 가사노동을 병행해야 하는 생활패턴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엄지 쪽에 감각이 떨어져 엄지 근육의 위약(쇠약) 및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손의 힘이 약해지고 손목을 잘 못쓰는 것과 같은 운동마비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부은 것 같은 부종감을 호소하는데, 실제 부어있지는 않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도 흔히 관찰된다.

# 초기 자가치료로 호전않되면 수술까지
손목터널증후군은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초기 증상이 미약하고 파스 등의 자가치료를 통해 환자 스스로 참는 경우가 많고, 상당수가 후에 근의 위축이 상당히 진행되어 운동기능의 장애가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게 된다.
 증상 초기에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찜질이나 마사지, 약물치료, 소염제, 보조기 착용 등을 이용해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다. 만약 위와 같은 자가치료가 효과가 없고 손 저림 증상과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을 통해 수근관을 넓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원칙은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국소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해 주는 것이나. 불행하게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 주입으로 연부 조직의 위축을 일으켜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증세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많은 경우에 증세 완화는 일시적이며 재발되는 비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확실한 병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데, 통증은 비교적 심하나 전기적으로 이상 소견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 임신과 같이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원인이 자연적으로 해소되는 경우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로 수근관을 넓혀주는 것이다. 수술적 치료의 대상은 종양과 같이 제거하여야 할 확실한 병리가 발견된 경우, 무지구의 위축이 분명한 경우, 전기적 검사에서 신경손상의 정도가 심하다고 나온 경우, 또는 증세가 심하지 않더라도 3~6개월간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했으나 호전이 없거나 악화되는 경우에 실시한다. 비수술적 치료는 장기적으로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반해 수술적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며 결과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장기간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보다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수술적 치료는 근본적으로 횡 수근 인대를 잘라주어 수근관을 넓혀주는 것으로, 수근관 유리술(carpal tunnel release)이라 부른다. 피부 절개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개방성과 관절경적 방법으로 나눈다. 일단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려고 하면 수술 전 진단을 확실하게 하고 마취의 위험도 등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따져본 후, 어떤 종류의 수술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원인이 분명한 경우는 수근관 유리술 시에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개방성 수근관 유리술은 국소 마취 하에 약 2~3cm 절개로 수술이 가능한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다. 관절경적 수근관 유리술은 피부의 절개가 줄어들어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줄어들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신경 분지 등이 손상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개방성 수근관 유리술이 발전하면서 관절경적 유리술은 점차 그 빈도가 줄고 있다.

# 평소 스트레칭 등 손목 보호 습관 필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이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생활 속에서 손목을 보호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은혜기자 ryusori3@  <도움말-건강보험심사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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