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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근 두근 내 인생', 소설집'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등 몇 안되는 작품으로 한국문단의 차세대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 작가.
#작가소개
소설『두근 두근 내 인생』 소설집『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등 몇 안되는 작품으로도 한국문단의 차세대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 작가. 20대 젊은 작가로 늘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이제는 등단한지 10년이 돼 30대 젊은 작가로 그 작품도 역시 성숙해 가고 있다.


 소설가 황석영은 김애란을 "능청스러움이라든가 시치미를 떼는 말짱함으로 보더라도 운명적인 이야기꾼"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판단은 김애란이 그간 아프지만 아름다운 청춘, 그리고 인생을 특유의 생기발랄한 문장과 반짝이는 통찰로 그려내온 과정에서 입증됐다.
 

 그는 주로 상처입은 주인공이 원망이나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긍정적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발한 상상력과 탄력있는 문체로 그려낸다.


 자못 권위있는 충고 따위가 아니라 동세대 작가가 극대화된 소설미학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 이야기야말로 우리시대에 진심으로 다가올 수 있는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김애란은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을 2003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최연소 한국일보문학상에 이어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에피소드
등단 후 10년이 흐른 지금, 그는 각종 젊은 작가상을 휩쓸며 한국 문단의 최고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한국 문단의 기대주, 대표적인 차세대 작가 등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한데 그는 이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이런 생각을 밝혔다.


 "그런 얘기 들으면 부담도 되지만 사실 기쁘다. 잘못되면 독이 되겠지만 약으로 삼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작품은 혼자 쓰는 건데 반응은 다른 사람들이랑 나누는 거니까 부담으로 느끼지 말고 에너지로 삼으려고 한다. 사람이 칭찬을 들으면 머리가 어지러워 지지 않나. 어지러워지면 '휘청이다 자빠지지 말자, 힘으로 삼되 나를 잡아줄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으니까 중심을 잡자'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 이 시간이 좋은 시간이었을 지 나쁜 시간이었을 지는 지나봐야 알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또 어릴 때부터 천상 작가였다. 그는 "칭찬 받는 게 좋았고 괜히 까부느라 백일장에 나가고 그랬다. 충남 서산에서 자랐는데 시골에서 다 고만고만하니까, 조금만 잘 쓰면 선생님들이 머리 쓰다듬어 주셨거든. 그래도 직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고3 때도 아름이 아버지인 한대수 씨처럼 별 생각이 없었다가 우연찮게 대학교에서 글을 전공하게 됐다. 막연하게 어떤 직업이 됐든 글 쓰는 것과 연관된 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연결이 됐다. 피드백이 중요한 게, 선생님이 일기 끝에 써주시는 그 한 마디가 좋아서 일기를 열 마디를 쓰고, 스무 마디를 썼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선생님이 형식적으로 멘트를 달아 주신 것 같 같은데. 일기에 욕심 내기도 쉽지 않은데 그 때는 재미있게 쓰고 싶고 더 길게 쓰고 싶고 그랬거든. 요새 책으로 독자랑 만나는 것도 비슷한 경험인 것 같다"며 최근에는 독자와의 만남도 중요시 여기는 따뜻한 작가. 그가 바로 김애란이다.

#최근 인기작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이다.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청춘과 사랑에 대한 눈부신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열일곱에 아이를 가진 어린 부모는 불안과 두근거림 속에서 살림을 차리지만, 태어난 아이 아름에게는 조로증이 있었다. 열일곱 소년의 마음과 늙은 몸을 지닌 아름은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 자연스레 인생에 대해 배우고 느낀 아름은 어린 부모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서 부모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던 중, 골수암에 걸린 동갑내기 소녀 서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이처럼 부모의 이야기 속에서만 청춘을 상상했던 아름에게 다가온 설렘은 풋풋하지만 찬란하게 빛난다. 이 소설은 슬픈 운명에 맞서는 아이의 이야기인 동시에, 아이를 통해 세상을 경험하면서 성숙해지는 부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로증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는 담백한 문장으로 벅찬 생의 한순간과 사랑에 대한 반짝이는 통찰을 풀어낸다. 자신의 비극에 거리를 두고 유머러스하게 삶에 대처해나가는 아름의 캐릭터가 사랑스러우면서도, 때로는 가슴을 아프게 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아름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첫만남에 대해 쓴 소설 <두근두근 이 여름>이 실려 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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