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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계곡을 낀 숲에서 바람소리를 풍경소리 삼아 연인이 한가로이 산책을 하고 있다.

가슴 속 깊이 청신한 색과 내음을 자랑하는 숲이 좋아 '신록예찬'이 절로 나오는 요즘. '영남의 알프스'라는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을 찾았다. 거닐며 느낀 숲은 촉촉하고도 폭신했다. 박달나무의 둥치는 아직 메마르지 않았고 반쯤 투명한 잎새 사이로 햇빛이 한줄기 정도 비쳐 들어왔다. 이렇게 계곡을 따라 얼마쯤 걸으니 수려한 경관의 파래소 폭포가 나온다. 시원한 계곡을 낀 숲에서 바람소리를 풍경소리 삼아 쉰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청량하다.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이렇게 햇살과 바람을 즐기기 좋은 자연휴양림이 울산에도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수필가 이양하는 '신록예찬'에서 신록에 대해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지친 일상에서 누구나 이 '신록'을  꿈꾼다. 매일 기사와 씨름하고 컴퓨터 자판과 마주하다보니 머리는 지끈거리고 양 어깨는 누군가 걸터앉은 것 마냥 찌뿌드드하고.. 이것들을 단숨에 날려버리기 위해 지난 주 한국 100대 명산의 하나인 신불산(1,209m)에 위치한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을 찾았다. 
 

   
▲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삼림 휴양관.

 이날 일행이 묵기로 한 곳은 상단지구. 이 중에서도 4~5인용을 위한 운치있는 통나무집인 숲속의 집에 머물게 됐다. 보통 4~5인 가족용으로 간단한 조리도구 및 식기가 다 준비돼있어 이곳에 머문다면 한결 가벼운 짐을 꾸릴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상단지구의 경우 하단지구처럼 매점이 없기 때문에 간단한 것 까지 다 준비해 가야한다. 이를 몰랐던 기자는 이날 수건을 사기 위해 한 시간 가량 운전을 해야했다.
 

   
▲ 휴양림에 있는 '숲속의 집'. 통나무집이라 운치있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에는 노각나무, 들메나무, 서어나무, 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우거져 있고 꿩, 노루, 산토끼같은 야생 동물들도 서식하고 있다는데 실제 만나지는 못했다.
 본래 신불산은 가을 억새로 유명하지만 여름의 초입에 찾은 신불산도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우선 숙소에 짐을 풀고 조금 걷다보니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가에 자리잡은 이 휴양림은 몸과 마음을 풀어놓기에 최고의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세찬 기운 뿜어내는 파래소 폭포

휴양림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이곳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곳이 파래소폭포! 걸어서 40분 정도 걸린다는 말에 곧장 길을 나섰다. 햇살이 뜨거운 날이었지만 숲 그늘이 시작되는 길로 들어서는 순간, 쾌적하고 선선해 신선이 사는 세상이 따로 없다.
 30여분쯤 걸었을까.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웅장한 소리가 들린다. 파래소폭포가 먼저 세찬 소리로 사람들을 맞는다. 나무 데크 계단을 내려가니 파래소 폭포가 웅장한 제 모습을 드러낸다. 
 

   
▲ 낙하하는 물소리가 웅장한 파래소폭포. 온 몸이 시원해지는 소리다.

 15m 높이에서 폭포수 물줄기가 떨어진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폭포를 보니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하여 '바래소'란 이름이 유래됐고, 그후 파래소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요즘에도 소망을 비는 사람들이 이 폭포를 많이 찾는다. 검은듯 푸른 수면 위에는 산 그림자마저 초록색 물빛으로 비친다. 둘레가 100m나 되는 연못의 중심에는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원시림이 우거진 폭포 주변은 더위를 식혀주는 명소이기도 하다.
 

#휴양림 내 '오토캠핑'도 가능

파래소 폭포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길에 텐트를 치고 호젓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는 가족들이 보였다. 특히 6월은 본격적인 캠핑이 시작되는 시기로 일행이 방문한 때에도 몇몇 가족이 데크 위로 텐트를 치고 요리를 하거나 계곡에 잠시 발을 담궜다가 젖은 옷을 말리는 모습도 보였다. 또 그 옆에 마련된 곳에서는 오토캠핑을 즐길 수 있는데 자동차에 텐트와 숙식도구를 싣고 바다와 산을 찾아 야영하는 이 오토캠핑은 최근 신불산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시원한 계곡과 수려한 산세를 함께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전국 각지의 캠핑족들도 이곳을 연이어 찾을 정도. 자동차와 몸만 있다면 자연 속에서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 누구라도 여유만 된다면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캠핑의 매력이다.

   
▲ 길에 텐트를 치고 호젓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오토캠핑장.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에는 하단지구에 야영장 데크 22개동, 상단지구에 야영장 17개동, 상단 오토캠핑 10개동이 있는데 사이트 간 간격이나 위치가 다 다르니 사전에 원하는 곳을 알아본 후 예약하는 게 좋다고.
 
#자연휴양림에서 맛보는 등반의 기쁨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4시간에 달하는 간월재 등반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만큼, 등반을 택한다면 자동차로 간월재까지 간다손 치면 넉넉히 2시간을 잡아야 한다. 간월재에서 신불산 정상까지는 1.7km 거리. 왕복하려면 1시간 반에서 2시간정도 걸린다.  산행길은 나무 계단이라서 오르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일부 구간은 경사가 급하기도 하지만 길 옆에 있는 줄을 잡고 오르면 그다지 힘들지 않다.
 30여분 정도 가파른 계단을 오른 후부터는 본격적인 능선 산행이다. 굽이치는 영남알프스의 산맥들을 바라보며 걷는 산행은 가슴에 맺히고 쌓인 것을 털어내는 데 알맞다.
 신불산 왕봉 아래에는 홍류폭포가 흘러 작괘천을 이루고 봄이면 이 작괘천을 따라 벚꽃길이 펼쳐지는데 이 길은 영남 제일의 벚꽃터널길로 꼽힌다. 벚꽃터널 끝에는 맑은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작천정이라는 정자가 유명하다.
 그마저도 힘들다면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의 삼림문화휴양관 뒤로 난 길로 전망대에 오를 것을 추천한다. 1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로 전망대에 오르면 신불산 자락 뿐 아니라 간월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신불산의 수려한 풍광을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다. 글·사진=최창환기자 cchoi@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을 즐기려면

■ 파래소폭포 탐방 프로그램
신불산휴양림에서 10월까지 운영하는 폭포탐방프로그램을 추천한다. (7, 8월 성수기 제외)
인원은 회당 20~30명 내외.
내용은 숲의 생활사, 신불산 자생식물 관찰 등의 파래소폭포의 생태탐방과 자연물을 이용한 목공예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 성수기 예약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11일부터 7, 8월분 여름 성수기 추첨제 예약을 실시한다.
성수기는 7월 14일부터 8월 25일까지로 올해 추첨제 예약은 일정기간 신청을 받은 뒤 무작위로 추첨한다.
예약=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http://www.huyang.go.kr)
 
■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이용사항
개장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이용시간=입실(오후 3시)~퇴실(이튿날 오후 12시)

■ 숙박이용료
1박 당 5~8만원 선.
캠핑을 원한다면 하단야영장 데크 22개동, 상단야영장 17개동, 상단 오토캠핑 10개동이 있음.
비용은 야영장 4,000원(주차비 별도) 오토캠핑 8,000원(주차비 포함), 입장료 별도
야외 취사(바비큐) 가능 확인 필수=산불강조기간에 야외 취사가 불가능한 곳이 있음.
숙박시설 이용 시 수건, 세면도구 지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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