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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떠나기 가장 좋은 '7말8초'.
휴가를 떠나야 할, 떠나고 싶은 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길은 옷차림만큼 가뿐하다.
각종 해수욕장과 계곡, 워터파크도 이 여름을 만끽하기에 손색없는 곳이지만, 복잡한 생각 모두 잊고 한적한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이 곳, 전남 순천에서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 하루 일정을 자연과 문학을 두루 즐길 수 있는 코스로 나눴다. 순천 초행이라면 이대로만 따라가도 멋진 여행이 될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나무데크를 따라 걷는 동안 나룻배와 초가지붕을 얹은 정자 등 낭만적인 정취를 더하는 구조물들이 여행자를 맞아준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순천만'은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군락지이자 세계5대 연안습지로 꼽힌다.
 특히, 순천시의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 순천만 바다로 흘러드는 3km의 물길을 따라 형성된 갈대밭의 경관이 압권이다. 
 겨울이면, 국제보호조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노란부리저어새 등 140 여종의 철새들이 몸을 쉬어가며, 여름철에는 다양한 갯벌 생물들과 습지식물들을 볼 수 있어, 그야말로  생명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 41호로 지정돼 있음은 물론, 국제적인 습지보호조약인 람사르조약에 등록될 정도로 세계적 관심과 명성을 함께 얻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차 방문한다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먼저 둘러보는 것이 좋다. 순천만의 이모저모를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만을 오가는 배들이 정박했던 대대포구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입구의 자연생태관에서는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물을 통해 순천만을 찾는 철새들의 모습과 갯벌의 생태, 습지식물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대대포구. 이곳에서 무진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갈대밭 탐방이 시작된다.


#갈대숲탐방로

자연생태공원에서 기본 워밍업을 끝냈다면, 나무데크로 이어진 길을 따라 갈대숲탐방로로 이동해 보자.
 대대포구에서 무진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갈대밭 탐방이 시작된다. 하트모양으로 만들어진 나무데크는 남녀가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백년해로 한다고 소문난 코스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사이를 걷는 동안 나룻배와 초가지붕을 얹은 정자 등 낭만적인 정취를 더하는 구조물들이 여행자를 맞아준다. 물이 빠진 간조 때는 갈대밭 아래로 드러난 갯벌에 달랑게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도 보인다.
 드넓은 갈대밭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용산전망대를 올라야 한다. 갈대밭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약 1km만 더 걸으면 전망대 정상에 닿을 수 있 다.
 울창한 소나무숲과 대숲이 어우러진 용산은 용이 하늘로 오르다 순천만 풍광에 반해 머물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야트막한 산이다.
 전망대에는 수많은 사진애호가들이 순천만의 S자 물길과 낙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막 몸집을 키우기 시작한 동글동글한 갈대군락들과 붉은 칠면초 군락 사이를 미끄러지듯 뻗어가는 S자 물길에 초점이 맞춰진다. 굽이치는 물길 위로 번지는 낙조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한눈에 경치를 감상하는 연인.

#생태체험선과 갈대열차, 순천문학관
순천만의 순도 100%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생태체험선과 갈대열차를 추천한다.
 우선, 생태체험선은 S자 물길을 따라 순천만 앞바다까지 나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로 왕복 약 35분이 소요된다. 게다가 친절한 안내도우미가 전하는 순천만의 진솔한 이야기까지 곁들인다면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용료 성인 6,000원, 소인 4,000원.
 갈대숲을 낭만적으로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빨간 갈대열차를 타는 것이다.
 갈대밭과 습지공원 사이로 난 뚝방길을 시원하게 달리며 갈대밭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1,000원에 왕복할 수 있다.
 

 로맨틱함의 끝은 순천문학관에서 마무리 할 수 있다. 갈대열차를 타면 순천문학관까지 이동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곧 예술이라는 말이 있듯, 빼어난 순천만의 자연 경관은 국내 예술가들의 창작혼을 불태웠다.
 특히, 김승옥 작가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은 순천만의 안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 현대 문학사의 큰 의미를 남겼다.
 또, 아름다운 동화 '오세암'의 작가 정채봉의 고향도 순천만의 바닷가 마을이다.
 이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기리는 순천만문학관은 대대포구 위쪽에 위치해 있다.
 

#드라마세트장
황홀한 순천만의 생태를 둘러봤다면, 순천시내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시내에 자리잡은 순천드라마세트장은 드라마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 인기 드라마 야외촬영장이 결집해 있는 곳이다. 
 세트장은 도심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거리와, 7,80년대 서울의 달동네를 그대로 재현해 놓고 있어, 이를 둘러본다면 어느새 과거로의 추억여행길에 올라와 있을 것이다.
 이밖에 순천역 앞에서 운행하는 씨티투어버스는 순천만과 드라마세트장을 비롯해 낙안읍성과 송광사, 선암사까지 둘러 볼 수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하루에 단 한 차례, 아침 9시 50분경에 출발하므로 사전 예약은 필수다.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을 촬영한 드라마세트장. 도심 풍경을 엿볼 수 있는 거리와 7, 80년대 서울의 달동네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사진제공=순천시청


#낙안읍성
조선시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 누런 초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낙안민속마을은 마한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 현재까지도 100여 가구가 우리 고유의 주거양식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마을이다.
 인위적인 민속마을이나 양반 가옥으로 이루어진 마을과는 달리 일반 서민들의 주거 양식을 유지하고 있는 이 마을은 토속적인 멋과 정취를 느끼게 한다.
 마을을 품고 있는 1.4km에 이르는 성곽 위를 걸으며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앉은 초가지붕을 감상하는 것도 여행 포인트. 초가지붕 아래 툇마루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는 민박체험도 할 수 있다.
 조계산 자락에 자리 잡은 송광사와 선암사도 순천만여행에서 함께 둘러 봐야할 천년고찰이다.
 선암사는 깊고 시원한 물소리를 따라 오르는 계곡길과 300년 넘는 세월을 견뎌낸 승선교로 유명한 사찰이다.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오는 2013년에는 자연생태의 보고 순천만의 명성을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150년에 걸쳐 유럽 등 해외에서 도시환경보존의 일환으로 보편화 돼 펼쳐지고 있는'국제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내년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 간 순천만 일원에서 펼쳐지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자연과 인간, 지역과 세계, 나눔과 누림'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생태정원을 선보인다.
 총 면적 152만 7,000㎡ 규모의 박람회장에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등 세계 10여개국이 참여해 각 구가별로 특색있는 정원을 꾸민다. 글=김은혜기자 ryusor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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