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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시야 속에 깃발이 나부낀다
필드마다 넘어야할 매복해 논 허방들
대장정 초록전사들 우주캡슐 쏘아댄다
 
길 없는 길을 내어 한 타 두 타 좁혀 가면
난기류에 흔들리는 좌표 하나 읽게 되고
홀컵에 가까워지다 중력 밖에 머문 타구
 
푸드득 홰를 치듯 비상하는 벙커샷
블랙홀 착륙점 향해 포물선은 그어지고
인생은 작은 우주선 땀방울로 주유한다
 
촉수로 조심조심 탐사는 끝이 난다
뚝 멈춘 긴장감 속 팽팽한 퍼팅샷이
댕그랑 타종을 하면 큰 산 하나 움찔댄다


■ 골프는 우리 인생과 같다는 표현을 한다. 그만큼 자신이 지향하는 뜻을 좇아도 맘 같지 않으며,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복병처럼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삶도 골프도 늘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역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지치는 여정 끝에 마지막 목표지점인 홀컵안에서 울리는 그 경쾌함! 인생 역시 무슨 일이든 꼭짓점에 서는 순간, 신은 짜릿함과 황홀경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리라.  박영식 울산시조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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