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2018년은 '울주'라는 지명이 생긴지 1,000년이 되는 해다. 고려 현종(9년) 때인 1018년, 울주라는 지명을 처음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앞으로 6년 후면 울주 지명은 천년의 역사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고양시, 이탈리아의 팔레오 등 수많은 국내외 도시들이 수백년의 도시 역사를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도시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본보는 창간 6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정명(定名) 1,000년' 울주의 역사를 반추하고 그 문화자원을 밑거름 삼아 21세기형 창조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자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23일 오전 울주군청 군수실에서 열린 이 좌담회에는 신장열 울주군수, 변양섭 울주문화원장, 김잠출 울산마을문화연구소장, 양명학 대곡박물관장, 울산발전연구원 창조도시 포럼 강영훈 박사, 임진혁 유니스트 교수가 참석해 '울주 정명(定名) 1,000년'의 의미와 창조도시 울주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좌담회 사회는 강정원 기자(정치부장)이 맡았다. 편집자
 


▲ 울산신문은 정명 1,000년 울주의 역사를 반추하고 그 문화자원을 밑거름삼아 21세기형 창조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자 23일 울주군청 상황실에서 '정명(定名) 1,000년을 앞두고 되살아나는 고장 울주'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usyek@


고려 현종 9년 1018년 첫 사용 기록
2018년 울주 명칭 생긴지 1,000년

▶사회= 오는 2018년 울주가 천년이 된다고 한다. 울주의 범위나 한계에 대한 문제는 있지만 울주가 정명 1,000년을 맞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본보는 울주가 천년을 앞둔 지금 미래형 창조도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꾸준한 행사들을 기획하려 한다. 오늘 간담회가 울주 정명 1,000년을 울주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신장열 울주군수= 무더운 날씨에도 울주를 항상 걱정해주고 생각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지난해 지역 학계에서 울주 정명 1,000년를 기념하는 행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많은 고민을 했다. 울주 천년 선포식을 하는 것이 맞는지, 울주가 (행사를)치고 나갔을 때 울산시와 다른 기초단체들의 반응 등도 살펴봐야 한다. 이자리에 모이신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듣겠다.
 
▶변양섭 울주문화원장= 울주의 역사가 조만간 천년에 달하는 만큼 울주문화원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울주, 나아가 울산이 관광도시로 발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12년전 언양읍성 500주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했을 때 당시 군이 주체가 돼서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이번에는 문화원 만의 힘이 아닌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제대로 된 고증 등을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하고 싶었다. 민간단체에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도 좋을 것 같다. 문화원의 경우 현재 추진중인 울주 역사인물찾기와 연계해 준비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강영훈 울산발전연구원 창조도시 포럼 박사= 울주의 역사가 1,000년에 달한다는 것은 사실 깜짝 놀랄만한 일이다. 우리가 흔히 경주를 천년고도로 떠올리는데, 울주가  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지역에서도 이 내용으로 새로운 도시 브랜드나 슬로건을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
 
▶김잠출 울산마을연구소장= 이번 좌담회가 울주 천년의 역사를 공론화시키는 첫 단계가 됐으면 좋겠다. '울주 정명 1,000년'행사의 모델이 될 만한 사례를 제시하자면 울산과 교류하고 있는 일본 구마모토의 구마모토성 축성 400주년 기념행사다. 이 행사는 기초단체에서 시작했지만 주체는 구마모토 현에서 하고 시가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일본내에서 뿐 아니라 UN 등 외부기관에도 등록해  전 세계의 출향인사들이 축성을 위한 기부운동에 참여했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고양시가 정명  600년 주년을 기념하고 있는 것와  비교했을 때 울주 1,000년은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문제는  지역사회에서 이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고, 부각시키는지다. 울주의 지명에서 주(州)는 살기 좋고 넓은 곳을 뜻하는데 그 지명이 천 년간 사용된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등을 이미지화 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각종 학술정리, 행사 등을 통해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행사로 기획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구마모토처럼 출향인사들이 '울주 정명 1,000년'행사에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명품울주'는 어떤 도시든 붙일 수 있는 이름이지만, '1,000년 울주'는 울주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란 점에서 울주를 알릴 수 있는 슬로건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으면 한다.
 

日 구마모토 축성 400주년 시와 협조
오래전부터 철저 준비 차질없이 끝내




▶양명학 대곡박물관장= 현보다 크면 군, 군보다 크면 목, 그 다음이 주다. 보통 '주'는  큰 도시에 주어지는데 고려 현종 때 받았다는  기록이 사실이라면, 지금의 울주는 훨씬 자랑스런 고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범서읍의 굴화의 경우 지명의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이 조절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만약 울주군이 울산시 서구로 승격될 단계가 온다면 이 행사는  지속적으로 이어질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왜 곰이 안 그려졌을까. 단군신화와 연결해 봤을 때 이 것이 곰을 잡지 않았다는 곰을 숭상하는 토테미즘을 뜻한다면, 적어도 반구대암각화 그림들은 4,000년전에 그린 그림이다. 호랑이를 그물로 잡는 것은 왜 그렸을까. 호랑이를 그물로 잡는다는 것 역시 당시 울산이 부족국가 수준의 성읍이었음을 방증한다. 이처럼 반구대 암각화의 여러 그림들로 유추할 때 울산의 역사는 1,000년보다 훨씬 이전이 된다. 울주라는 지명에 묶이지 말고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역사 지닌 울산을 기념 하는 것은 어떨까도 염두해야 한다.
 
▶임진혁 유니스트 교수= 경영학자로서 다르게 보고 싶다. 울산의 지난 공업화 시기는 과거의 역사를 되새기기 보다는 먹고 사는게 중요했던 시기다. 하지만 시대가 산업화에서 탈산업화, 창조도시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이제 과거를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미래가 불확실할때는 과거에서 배움을 얻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울주 천년의 역사를 고리삼아 과거를 분석하는 것 역시 과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리를 많이 당기면 그만큼 멀리 나아가는 힘이 생기는 만큼 울주처럼 긴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울주의 역사는 창조도시로 나가는 바탕, 밑거름이므로 우리가 미래로 가는데 거기서 어떤 도움을 받을 것인가, 문화적 유산을 거기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둬야할 것이다.
 
▶신장열= 과거를 잘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한다. 우선 정확한 고증이 필요할 것이다. 시간을 두고 제대로 고증을 했을 때 실제 울주의 역사가 천년이라면 그 상징적 의미가 크다. 하지만 다른 구나 시에서 시큰둥 할 수 있으므로 울산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설득하고 홍보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것이다. 특히 울주는 21만 인구, 세수 역시 전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군이지만 범서읍정도의 규모밖에 안되는 울진보다도 덜 알려져 있다. 이번 기회로 울주의 명칭을 알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 싶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상징탑 등의 상징물도 제작할 수 있고 타임캡슐 사업 등도 기획할 수 있겠다. 고증만 된다면 이 기회에 울주를 제대로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변양섭= 간절곶을 알리는 행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때보니 군수님 말처럼 울진은 많이 알지만 울주는 모르더라. 소재가 많아도 홍보를 못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확실한 것이 나오면 새로운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울주 정명 1,000년을 알리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신장열= 울주가 광역시 속에 있다보니 울주 고유의 특색이 희석되고 있다. 울주군이 울산시 서구로 가는 것은 울주의 이미지에서는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이다. 울주군과 울산이 자기 색을 지닌 채 독립적인 길을 걸어야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울산지역의 71.4% 차지하는 울주군이 발전해야 울산이 발전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이번 좌담회는 미지의 넓은 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
 
▶임진혁= 도시도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변화한다. 울산도 산업도시에서 창조도시로 변화해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이런 시점에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어떤 미래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앞으로의 도시발전에 대한 생각해 봤을 때 울주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인 인구와 인재들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도시 시기에는 팔과 다리가 튼튼한 이들이 필요했으나 이제는 머리가 필요한 때, 생각이 필요한 때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건질 것은 무엇인가를 봐야 할 것이다. 울산은 특히 연구개발분야에서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니스트가 들어오고 R&D분야에서 발전이 조금씩되고 돈이 들어오자 창조계급이 생기고, 창조자본이 생겨, 창조경제를 만들어가고, 창조도시를 만들자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현재의 이런 상황과 연결해서 본다면 울주의 오랜 역사를 통해 새롭게 보는 시도는 주민들의 정체성,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으로 본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체성이나 자긍심이 높아지면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이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미래형 창조도시로 도약하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양명학= 광주, 나주, 상주, 진주, 경주, 전수 등 '주' 지명들이 있는 도시 중 우리보다 앞선 곳이 있는지 알아보고, 울주가 가장 오래된 곳이라면울주를 더 키워도 될 것이다.
 
▶신장열= 오늘 참석자, 군 전문위원, 그 밖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서 공식적으로 언론에 홍보도 하고 일정도 마련하겠다. 소박하게 할 것이 아니라 역사성 고증문제도 자문을 들어야 할것으로 본다.
 
▶변양섭= 무엇보다 울주의 1,000년을 재조명하는 기획이 시작된다면 이런 사실들을 알리는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싶다. 반구대암각화만 해도 처음 생겼을 때 군민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학교숙제로 반구대암각화 견학하도록 하기도 했다. 학부모 학생들로 반구대 암각화 일대가 교통대란이 일어나 주민들이 항의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았고, 그제서야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화원은 각 읍면을 돌면서 이 주제로 강의를 해볼 생각도 있다. 언양읍성축성 500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했으나 결국 남는게 없었다. 홍보방안을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할 듯하다.
 
▶강영훈= 울주가 새롭게 태어나려면 울주가 갖고 있는 재산이 뭐가 있는지 우선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울산에 소재한 문화자원을 찾는 연구를 하면서 하드웨어적인 자료는 많이 찾은 듯하다. 울산지역에는 정말 많은 자원이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 문화소재에 관한 구전자료 등 이야기들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유럽만 해도 꼭 가봐야한다고 하지만 가보면 아무것도 없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벨기에 오줌 싸게 동상, 독일 로렐라이 언덕처럼 말이다. 이번 기회에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유산을 찾는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인적자원, 이야기 자원 등을 찾아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와 연계한 콘텐츠들을 만들어가자.
 
▶김잠출= 지난 1994년 서울시가 정도 600주년 행사를 할 당시 민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했다. 서울시는 자문역할을 했다. 구마모토의 경우 축성 400주년 행사에 앞서 10년전부터 기념사업회가 구성돼 이를 중심으로 준비작업을 했다. 구마모토 문화원에도 역시 추진위원회가 별도로 있었다.  '울주 정명 1,000년' 기획 역시 언론, 문화원, 울주군 등이 추진위원회 구성 등 삼각체제를 유지한 뒤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서로 보완협력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울산신문이 제안을 하고 시작했으니 기획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 울주군에서 별도로  사업을 진행했으면 한다. 다양한 기획을 마련해 기념사업회와 같음 모임도 구성해야 할 것이다. 언론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 필요할 듯하다. 세부적인 아이디어는 남은 기간동안 준비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양명학= 울주군은 현재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가는 과정에 있다. 서부 7개면을 민속조사해서 민속지도를 낼 예정이다. 울주군의 상징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미래지향적인 큰 캡션을 하나 잡으면 오래 살아남을 것을 보인다.
 
▶임진혁= 산업화시대에서는 인재는 중앙으로 갔지만, 탈산업화사회는 인재가 중앙과 지역에서 고루 활약할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창조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정주여건이 나아진다면 창조적 인재들이 모일  것이다. 전국적 인재와 지역적 인재가 모두 필요하다. 울주에서도 일류급 인재가 와서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조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신장열= 울주군의 막강한 저력에도 불구하고 재대로 알려지지 않은데는 울산의 명칭에 알려져 가려진 지역적 맹점이 있었다. 또 도시가 자생력을 갖추려면 바다, 산, 농지가 있어야 한다. 울주는 이 외에도 농업단지, 산업단지, 역세권, 과기대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교육문제와 문화시설만 잘 확충된다면 도시민들이 울주로 올 가능성 있다고 본다. 교육기반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애향심을 키운다면 새로운 울주의 천년을 준비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
▶김진영 편집국장= 울산은 한반도 선사문화의 뿌리가 있는 곳이다. 정명 1,000년보다 더 먼 과거의 역사가 울산에 살아 숨쉬고 있지만 무엇보다 역사에 기록 된 '울주'는 울산사람들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기획은 한반도 문화의 시원인 반구대암각화를 가진 울주가  '정명 1,000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있다. 함께 고민해 좋은 결실을 얻기를 기대한다. 오늘 좌담회는 그 씨앗에 불과 하지만 앞으로 울주군과 문화원, 울산시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울주 정명 1,000년의 행사를 만들었으면 한다.

▶사회= 오늘 참석하신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니 '울주 정명 1,000년'이 울주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울주 정명 1,000년'이 울주가 세계 일류도시로 나아가는 성장동력이 되고, 주민들을 통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참석자 여러분들의 귀한 의견에 감사드린다. 정리=김주영기자 uskjy@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