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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소개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이후 '1970년대 작가군의 선두주자' 라 불리며 군부독재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인간 소외가 극을 이루던 1970년대 초 한국문단에 소설붐을 일으켰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왔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는 우리의 역사에 천착하며 한민족의 원대한 이상에 접목하는 날카로운 상상력과 탐구로 풍성한 이야기 잔치를 열어왔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등의 장편소설과 산문집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등을 펴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에피소드

   
 

"걱정과 두려움을 내려 놓으세요" 극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가벼운 위로조차 되기 힘든 말이겠지만 절망의 나락을 경험한 사람이 전하는 말에선 깊은 울림이 전해진다. 소설가 최인호(67)씨는 4년째 암 투병을 하며 겪은 절망과 고통, 그리고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은 글을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주보>에 실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씨는 2008년 5월 침샘암 판정을 받고 수술한 뒤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1일자 첫 글에서 "2008년 여름, 암 발병 선고를 받고 가톨릭 신자로서 앓고, 절망하고, 기도하고, 희망을 갖는 혹독한 할례식을 치렀다"며 태풍처럼 불어 닥친 암 선고의 충격과 함께 죄의식에 휩싸였던 경험부터 전했다.

 "저에게 있어 암의 선고는 미국작가 나다니엘 호손이 쓴 간통한 죄로 'A'란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사는 여주인공의 낙인과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 이렇게 암이 자신의 죄로부터 기인한 것이라 믿던 그는 어느 날 병원에서 마주친 천사와 같은 어린 환자의 눈빛을 보며 또다른 절망감을 느꼈다. 그 어린 환자의 병을 누구의 죄로 돌리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들이 이 순간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울부짖고 있는 사람과 주리고 목마른 사람과 아픈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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