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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마당이 내 집이었지.
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다녔을 때
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
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
파란 하늘이 내 집이었지.
 
내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 집은 많았지.
나를 키워 준 집은 차암 많았지.


■ 이 시를 읽노라면 고향집 담장 밑에 핀 채송화, 사립문에서 꼬리 흔들던 누렁이, 순한 송아지의 눈망울과 고추잠자리를 잡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나를 키워준 꽃과 바람과 푸른 고향집을 예쁘게 그려놓은 시이다. 시를 읽는 동안 내 마음은 많은 집으로 향기로웠다. 나이 들면서 사라져 버린 아름다운 집들 마음 맑아지는 시를 읽으며 파란 하늘 집을 다시 짓고 싶다. 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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