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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트리, 거리 가득 울려펴지는 캐럴소리, 잇단 송년회와 망년모임이 세밑분위기를 더욱 들뜨게 만듭니다.
 하지만 사회복지단체나 불우시설에는 온정의 손길이 예년같지 않답니다. 해마다 한해를 마감하는 올 세밑엔 연례행사처럼 해오던 불우이웃들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유독 썰렁한 느낌입니다. 언론사의 성금 접수 창구도 예외가 아니라는 전언입니다. 
 예년같으면 이맘때쯤 각계각층의 사회단체들의 자선행사가 잦고 구청등이 마련한 이웃돕기창구에도  온정의 물결이 이어졌지만 올핸 그마저 조용해 보입니다.
 울산 도심엔 남구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주변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해 '사랑의 종'을 울리고 있지만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가 자신들의 주변만을 챙기는데 급급한 나머지 이웃에까지 눈길을 줄 여유가 없어진 탓이겠지요.
 그러나 그게 그럴수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도 따지고 보면 이해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경기 불황 탓도 있지만 부동산정책이나 현정부에 대한 불신감으로 더더욱 찬바람이 일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불경기와 정부탓만 하고 있기엔 우리 주위에는 소외받고 병들고 어렵게 지내는 이웃들이 너무 많습니다.
 유난히도 추운 올 겨울 온정의 손길마저 얼어붙은 세밑을 맞으면서 '자비심'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봅니다.
 어려운 남을 위해 아무 조건없이 베푸는 지순한  사랑의 정신이 자비심이입니다.
 그러나 이 자비심도 마음속에 머물러서만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식으로든 표출이 될때 참 뜻을 갖습니다. 이를 불교계에서는 보시(布施)라고 합니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따뜻한 정을 나눌수 있는 마음의 여유야말로 자비심의 발로입니다.
 하루저녁 수백만원을  술판에 날리면서도 몇푼 성금은 아까운 어른들이 있지만 한해 꼬박 모은 돼지저금통을  털어 성금으로 내는 고사리손, 부모와 자식에게 버림받은이에게 친핏줄처럼 사랑을 쏟아 붓는 천사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받아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이익을 보며 팔아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닥불에 언 손 녹여가며 번  꼬깃꼬깃 구겨진 천원짜리 몇장을 자선냄비에 넣는 노점상 아주머니도 있습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호화판 해외연수 보내기 경쟁이 벌어지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자녀 손잡고 소외된 이나 불우이웃이 모여있는 지역 사회보호시설을 찾아가 가슴으로 뜨거운 정과 참사랑을  나누는 학부모가 있기에 세상은 아직 아름답습니다.
 바로 이렇게 '자비의  마음'으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한 아무리 추운겨울이라도 훈훈한 인정의 열기로 달아오를 것입니다.
 우리모두 자중자애하면서 어렵지만 한편의 맘을 열고 불우이웃에게 서로 조금씩 나누는 작은 정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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