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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용보증재단의 하루는 '쟁반돌리기'로 시작된다.
배흥수 이사장이 단학 수련 과정에서 익힌 쟁반체조를
전체 직원이 아침체조로 함께 한 뒤 일과를 시작하는데,
양손에 쟁반을 들고 돌리는 형태의 체조를 직원들이
'쟁반 돌린다'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지난해 초 취임한 배흥수(64)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재단을 이처럼 활기차고 생동감있게 확 바꿔버렸다.
남다른 열정으로 조직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었고,
지역 영세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사랑받는
보증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나 자신을 낮춘다는 '하심(下心)'으로
직원들을 배려하고, 더 나아가 친근하고 문턱이 낮은
울산신용보증재단을 만들어 나가는 배흥수 이사장을 만났다.

절박한 분들 돕는 것이 재단의 역할
그냥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자세 중요
9월말 6,473개 업체에 1,281억 보증
지원 우선 순위는 미래성장 가능성
스스로 낮추는 '下心'으로 일할 터

   
▲ 배흥수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초 부임한 이후 재단을 생동감 있게 바꾸고 지역 영세기업인과 소상공인들에게 사랑받는 신용보증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배 이사장은 앞으로 재단의 문턱을 낮춰 어려움에 처한 영세상인들이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사람이 손 벌리는게 제일 어렵죠.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 입장업서는 괜히 주눅이 들기 마련이죠"
그래서 따뜻하고 친절하게 이들을 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배 이사장은 말했다.
 
소기업이든 소상공인든 이들에게 은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아무리 급한 운영자금이 필요하더라도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담보가 없으면 쉽지 않다. 울산신용보증재단은 이들에게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서를 발급하는 일을 한다.
 
"대부분 저희 재단을 방문하는 분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옵니다. 그런 분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자영업하시는 분들이나 사업하는 분들이 더 잘될수 있도록 도와드리는게 저희 역할이죠. 설사 원하는 금액을 보증해 줄 수 없어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배 이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직원들의 '친절'이다. 1억 상당의 보증을 기대하고 왔던 사람에게 천만원 정도의 보증밖에 못해 주더라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신념하에 더 노력하고 더 친절하며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 이사장은 이같은 역할을 하는 신용보증재단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8.6%로, OECD 기준 2배가 넘을 만큼 자영업자가 많은데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더욱 힘들어질 걸로 예상했다.
 
때문에 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신용보증재단이 되도록, 소상공인과 영세업체를 돕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는게 배 이사장의 생각이다.
 

   
 


지난해 울산신용보증재단은 지역 6,805개 업체에 1,385억원을 보증했다. 최근 정부의 서민경제안정을 위한 정책보증 공급, 경기불황에 따른 창업자 감소로 보증 공급 실적이 최근 3년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9,500개 업체에 1,600억원의 신용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며, 9월말 현재 6,473개 업체에 1,281억원을 보증공급으로 80% 가량 진행했다.
 
반면 보증사고율과 대위변제율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울산신용보증재단의 보증사고율은 3.66%, 대위변제율은 2.64%로 전국 평균보다는 낮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에 배 이사장은 신용보증 확대로 서민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중점 지원하는 한편 보증사고 감축과 구상채권 회수를 위해 건전보증을 확대하고 초기대응을 강화하는 등 건전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또 기업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기술성과 사업성, 미래성장 가능성 등을 통해 선발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남은행과 MOU를 체결해 100억원을 연4.1%의 저리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에게 대출할 수 있도록 보증키로 한 것도, 기업체들의 이자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울산신용보증재단이 발로 뛴 결과다.
 
배 이사장은 "신용보증재단은 공짜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이 사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는 기관"이라며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지역 금융권의 중심이 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흥수 이사장은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다.
 
2007년부터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연금관리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공무원과 행정부시장으로 재직 당시 특히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업무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중소기업지원센터 이사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는 경영지도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신용보증재단의 역할이 결국은 담보능력이 없는 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넓은 의미에서 일종의 중소기업경영컨설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덜어주려 고민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며 준비해온 배 이사장은 30여년의 공직생활 마감 후 박맹우 시장의 부름으로 지난해 1월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울산과 인연을 맺게 됐다.
 
배 이사장의 인생철학은 '자기자신을 낮추는 것(下心)'이다. 나를 낮추면 내가 높아진다. 스스로가 잘났다고 하면 오히려 못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를 낮추고 직원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했던 것이 내가 높아지는 길이었다"고 말하는 배 이사장은 늘 아랫사람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한다.
 
이 존중과 배려는 직원들을 친절하게 교육시키고 나아가 친근하고 문턱이 낮은 울산신용보증재단으로 만들어나가는 시작점이다.
 
"공무원으로 30여년간 있으며 공직을 완전히 떠났다 다시 맡은 신용보증재단은 나에게 마지막 봉사 기회"라는 배 이사장은 "무언가 족적을 남기며 떠날 때 박수받으며 퇴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재미있게 일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특례보증,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정책보증 등 시의적절하게 지원하고 보증해 드릴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흥수 이사장 프로필

◇동래고등학교 졸업(1967)
◇육군사관학교 졸업(1973)
◇미국 남가주대 재정학 석사과정 졸업(1986)
◇총무처·행정자치부 근무(1993~1998)
◇행정자치부 부이사관(자치운영과, 복무조사담당관, 경상남도, 정부청사관리소)(1998~2004)
◇행정자치부 정부청사관리소 이사관(2004~2005)
◇울산시 행정부시장(2005~2007)
◇공무원연금공단 연금사업본부장(2007~2008)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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