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은 삶의 흔적이다.
곧게 뻗은 도로는 '빨리빨리'에 매몰된 현대인들의 삶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다.
그 번잡한 길에서 벗어난 옛 길은 옛 사람들의 모습을 닮았다.
옛 사람이 만들어 놓은 좁고, 고불고불한 길을 걸으면서 '느림'이 주는 여유를 배운다.
태화강 상류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을 잇는 '선사문화길'은 옛 길이 주는 여유가 있다.
여기에 한반도 역사의 시원이 될 만한 선사인들의 삶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길이다.
지난 여름 잦은 비에 암각화 주변은 지금 거대한 호수가 되어있다.
호수는 구름 엉킨 산 봉우리 그림자를 계절 처럼 넉넉하게 담았다.
호수에 살갑게 내려앉은 햇살이 가을바람에 살랑인다. 그 주변엔 숲처럼 둘러싼 바위가 옛길을 찾은 사람들을 마중이라도 하듯 버티고 있다.
물 속에 잠긴 암각화의 울음소리만 들리지 않는다면 한 폭의 동양화다.
이번 주말(13일) 본보가 주최하는 '태화강 100리 걷기 대회'가 열리는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을 잇는 선사문화길을 미리 다녀왔다.
글=강정원기자mikang@ 사진=이창균기자 photo@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