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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승 시인
#작가소개
'감성시인'으로도 잘 알려진 정호승 시인은 대중에게 특히 많이 알려진 작가다.


 1950년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해 경희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편지>, <별들은 따뜻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등이 있고,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장편 소설집 <서울에는 바다가 없다>와 수필집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동화집 <에밀레종의 슬픔>, <바다로 날아간 까치> 등을 냈다.
 제3회 소월시문학상, 제10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에피소드
대중적으로도 꽤 많이 알려진 정호승 시인은 "평범한 사람들을 대표해서 시를 쓴다"고 말할 정도로 평소 작가의 권위의식보다는 소탈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울산을 비롯해 부산, 대구, 여수, 제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다양한 북 콘서트를 열고 있는 그는 그중 한 북콘서트의 저자와의 대화에서 "우리 모두는 시인이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시는 누구의 것일까? 읽는 사람의 것이다. 쓴 사람의 것이 아니다. 혹시 봄꽃을 보고 기분나쁜 분 계신가? 그런 사람은 없다. 모두 시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시를 쓰지는 않는다. 그들이 다른 일에 바빠서 쓰지 않는 시를, 내 인생을 할애해서 내가 대신 쓰는 것이다. 그 시는 당연히 내 시가 아니고 읽는 사람의 것이다. 여러분의 삶 속에 시가 가득 들어 있는데, 버리지 마시고 세상 밖으로 꺼내서 정리해 두면 삶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독자는 필요없다, 나 하나로도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등단을 한 사람이 쓴 시만 시가 되는 것이냐"는 한 젊은 시인 지망생의 질문에 "수많은 등단인 중 반절은 작품활동을 계속하지 않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궤도 안에 들어갈 것이다. 나도 등단을 하긴 했지만 수없이 고쳐 쓰고, 노력하다 보니 인정받게 된 케이스다. 혹시 당선돼야 시인이 된다는 제도권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그러지 말고, 많이 읽고 열심히 썼으면 한다"는 조언에는 미래의 시인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지기도 했다는 후문.


   
▲ 울지 말고 꽃을 보라.
#최근 인기작
시인 정호승의 글은 인생살이의 슬픔과 상처, 고통을 보듬으며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 따스함은 시에서뿐 아니라 그의 산문에서 더욱 더 잘 드러난다.


 '울지 말고 꽃을 보라'(해냄 펴냄) 역시 그의 그런 따스함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책.


 '인생동화'라는 이름이 붙은 이 책에는 우리가 인생에서 잊지 말고 붙들어야 할 화두를 던져주는 우화와 동화 102편이 실려있다. 기출간된 작가의 작품집에서 글을 골라 박항률 화백의 그림을 더해 엮은 것이다.


 책 속에는 혹독한 겨울 눈보라를 견딘 다음에야 열매를 맺는 가을보리의 이야기처럼 인생의 상처와 고통을 성장의 씨앗으로 키우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가령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가 발목 부상으로 꿈을 잃고 좌절하는 이야기는 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라도 우리에겐 항상 희망과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울지 말고 이 꽃을 봐라. 그리고 저 바위도. 산다는 것에 의미 따위는 소용없어. 장미는 장미답게 피려고 하고, 바위는 언제까지나 바위답겠다고 저렇게 버티고 있지 않니. 그저 성실하게, 충실하게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제일이야. 그러다 보면 자연히 삶의 보람도 기쁨도 느끼게 되는 거야. 너무 그렇게 절망할 필요는 없어. 이제 또 다른 꿈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단순히 삶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존재하는 모든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결국 사랑임을,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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