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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시인

석류꽃 부신 뒤란 담 너머로 건네주던
후, 불면 날아갈 듯 그 사랑 눈빛 같은
백토로 새긴 물고기 헤엄치는 접시 바다

당초무늬 휘어진 그윽한 그늘 아래
도공의 막내딸이 와락 달려 안길 듯
나긋한 허리둘레로 저리 가쁜 숨소리

맨발로 눈썹달이 아장아장 걸어 나와
여울에 발 담그고 피라미와 놀다가는
귀얄로 스쳐간 자리 물빛 가득 환하다.

 

■ 음미할수록 감칠맛 나는 시다. 도자기의 잘록한 허리 곡선에서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다니. "나긋한 허리둘레로 저리 가쁜 숨소리"는 이 시의 얼개이자 과연 명품 절창이다. 시를 지은 이가 도공인지, 계룡산 귀얄무늬분청사기를 빚은 도공이 시인이지 알 수가 없네. 참으로 알 수가 없네.  박영식 울산시조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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