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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 쿤데라.
#작가소개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두 권만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쿤데라는 『농담』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됐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했다. 2차 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소련 침공과 '프라하의 봄' 무렵의 숙청으로 인해 그의 처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사라졌고 그 자신은 글을 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금지되는 역경을 만났다. 1975년 그가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왔을 때 "프라하에서 서양은 그들 스스로가 파괴되는 광경을 목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1975년 쿤데라는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다가 1980년에 파리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피소드
밀란 쿤데라(82) 전집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나왔다. 놀라운 점은 이번 전집에 들어간 15권 가운데 13권은 이미 국내에서 출간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내년 7월까지 15권으로 완간되는 전집 중 1차분으로 나온 것은 <농담>, <삶은 다른 곳에>, <웃음과 망각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등 장편과 소설집 5권이다.


 쿤데라는 이 밖에 <우스운 사랑>, <이별의 무도회>, <느림>, <정체성>, <향수> 등 5권의 소설을 더 냈다. 나머지 5권은 에세이 <소설의 기술>, <배반의 약속>, <커튼>, <어느 만남>, 희곡 <자크와 그의 주인>이다. 쿤데라는 2000년 나온 <향수> 이후 소설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작가 본인이 전집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요청한 희곡 <열쇠의 주인들>과 에세이 <저 아래에서 당신은 장미 향기를 맡을 것이다>를 뺀 모든 작품을 이번 전집에 망라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번역한 이재룡 숭실대 교수(불문학)는 "1980년대 후반 쿤데라가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체코 출신의 프랑스 망명작가란 아우라와 함께 억압적 체제와 개인의 갈등을 다룬 작품세계가 국내 정치상황이나 독자들의 입맛과 맞아떨어지면서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쿤데라는 공산주의 붕괴로 멸종한 망명작가의 마지막 세대인 셈이다.
 

   
▲ 농담.
#최근 인기작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으로 '농담'이 주로 꼽힌다. 이 책은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집필 활동을 금지당하고 프랑스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계기를 만든 작품이다. 이 책은 밀란 쿤데라의 처녀작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쿤데라는 1961년경 체코에서 <농담>을 집필하기 시작해 1965년 탈고했다. 초고는 약 1년 간 검열에 걸려 있다가 출판이 허가된 후 두 번 더 출판됐고, 1968년 봄에는 '체코슬로바키아 작가동맹상'을 받았다. 친구인 감독 이슈마르 이레슈가 영화화 할 때 쿤데라는 시나리오의 각색을 맡았다. 그러나 이후 소설은 쿤데라가 1968년 [프라하의 봄]을 주도한 혐의로 교수직에서 해직된 후 쿤데라의 다른 소설들과 함께 발매 금지됐고 체코 내의 모든 공공도서관에서 사라진다.


 주인공 루드빅은 대학 시절에 여자 친구의 주의를 끌려고, 엽서에 악의 없는 농담 한마디(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를 적어 보낸다. 하지만 낙관주의적인 사회주의 사회 건설에 경도돼 있던 당시 대학과 사회는 루드빅을 트로츠키주의자로 규정하고, 루드빅을 축출한다. 그는 군대의 수형 부대에 배속돼 오스트라바 지역에 파견되고 거기서 석탄 캐는 일을 한다. 복수와 증오의 감정 속에서 뒤틀린 루드빅의 감정은 비관적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줄 수도 있었던 구원의 여인 루치에와의 사랑도 짧고 비극적으로 끝나게 한다. 세윌이 흐른 후 그는 자신을 탄광으로 내몰았던 옛 동료 제마넥의 부인을 우연히 만나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를 유혹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제마넥의 질투를 불러일으킬 만한 대상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렇게도 증오하던 제마넥에게 복수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루드빅은 결국 옛 친구들인 야로슬라브와 코스트카, 옛 연인 루치에와의 만남을 통해 증오와 복수 속에 묻혀 있던 삶의 진실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지쳐쓰러진 옛 친구의 손을 잡음으로써 여행을 끝낸다.  김주영기자 uskjy@
 
※'울산시민이 사랑한 작가'는 반디앤루니스가 울산 시민들이 구입한 서적의 판매량 등을 토대로 산출한 순위를 참고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작가 위주로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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