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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는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일제 강점기인 1935년 화신백화점 대화재 이후 소방행정이 달라진다. 대화재 뒤 첫 연말이 다가오자 시내(당시 대중문화의 중심은 극장가 였음)의 모든 극장과 백화점마다 소방관 1명을 상주시키며 화재 경계를 하는 특단의 대책을 단행한다. 1939년엔 부산소방서가 설치됐고 이어 청진(1941), 인천(1944), 함흥(1944), 등의 소방서가 생기고, 화재신고전화 119도 탄생된다. 울산소방서는 해방 후인 1947년 탄생되었고 이듬해 48년 첫 순직자가 생긴다.

 지난달 30일 오전 울산 북구 산하동 강동수질사업소 하수처리장에서 울산소방본부 강동 119안전센터 소속 박모(34) 소방교가 구조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당신께서는 하수처리장 내 유량조정조 점검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이다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잊을 만하면 전해오는 비보(悲報)는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다.

 국민권익위에서 매년 평가하는 정부기관단체 광역·기초자치단체, 산하단체 청렴도 평가에서 항상 선두는 소방공무원 중 119 관련공직자들이다. 국민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이상은 119의 도움을 받는다. 가정에서든, 공사현장에서든, 등반중에서든, 여름 피서지에서든, 수학여행지에서든, 심지어 학교보건실 입구에도 상태가 다소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반드시 119에 신고하라고 한다.

 시민들에게 119는 친절한 아저씨들이자 다정한 이웃이다. 무엇이 119를 시민들에게 이처럼 푸근한 느낌을 주고 있는가? 왜 국민들은 119를 이토록 신뢰하고 청렴도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가? 가장 다급하고 가장 어려운 때 사람들은 119를 가장 먼저 떠 올리는가?

 모두 이유가 있다. 국민 누구도 119를 부르고 난 뒤 돈을 주거나 받는 것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오고 미소로 다가와서 친절하고 사태 수습을 하고는 유유히 떠나가는 현장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1,000고지 산악지에서 새벽 3시 생명위독 상황 시에도, 해양안전사고에 시에도 가장 먼저 다가온 분들이다.

 필자는 2009년부터 서울소방학교에서 소방관들 대상 교육학과 심리학을 교육시킨다. 서초동에 위치한 이 학교는 도심에서 10분 거리로 낮은 산을 품고 숨어있다. 처음 섭외를 받고 소방학교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왜 교육하지 하고 의문을 가졌는데, 전국거점으로 14개의 소방학교가 설립되어 정기적으로 안전교육, 인성교육, 친절교육, 웃음교육, 소방심리·심리치료교육, 실무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키고 있음을 알았다.

 필자가 전국을 다니면서 교육을 해 본 경험 중에서 가장 교육분위기가 엄숙하고 가장 집중력이 높은 피교육집단이 소방학교 교육이다. 이 교육은 남녀구성원 모두 정복은 입은 채 실시되는 유일한 공직교육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강사로서 가장 기분좋게하는 접근하는 교육으로 기억되고 있다.

 대다수 소방직 공무원들은 근무가 아니면 교육과 예비훈련으로 점철된 일과를 소화하고 있었다. 소방직과 119 구조대가 왜 이토록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지를 알게 된 것도 소방학교에 참여 하면서 부터다. 말단 소방사부터 최고 소방방재청장까지 함께 교육받을 수 있는 분위기는 소방공무원 뿐일 것이다. 이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인성교육이요 친절교육이었다. 119의 사랑은 교육에서 출발 한 것이다.

 119는 인명구조단은 물론이고. 미녀 119구조단, 119 생활안전전담반까지 생겨 국민들과 더욱 친숙해졌다. 울산은 온산공단에 초대형 화학공장들이 즐비하여 항상 위험한 화재 및 안전사고가 상존하고 있어 이들을 더 지주 보게된다. 간혹 화재 진압 중 사고를 당한 소식을 접할 때 마다 가슴이 메인다.  

 얼마 전 여수 8급 회계직원 78억 횡령사건, 울산시청 사무관 조경비리사건, 남구청 건축비리사건, 한수원 납품비리사건 등과 비교하면 하늘(天) 과 땅(地) 차이다. 이번에 순직한 소방교는 두 번째 하위 직급이다. 말단 공무원의 살신성인(殺身成仁)은 재차 언급할 필요도 없다. 국민훈장을 올려도 우리는 미안함을 다 전하지 못한다. 다정한 이웃 아저씨 한 분을 떠나보내는 시민들은 그저 눈시울을 적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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