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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나는 가끔 '울산신문' 사이트를 들르곤 한다. 제6회 '서덕출 문학상'은 누가 탈까,  어떤 작품이 수상의 기쁨을 차지할까.
 어느새 내가 제5회 '서덕출 문학상'을 탄 지 1년이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참 바쁘게 움직였다. 좋은 일이 연거푸 따라왔다.

 새해 둘째 날 아침, '열린 아동문학' 주간님으로부터 원고 청탁 전화를 받았다. 
 나는 생각하지도 못한 소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좋은 시를 고르는 손길이 바빠지고 머릿속에선 이내 '동시관'을 어떻게 써야 할지 틀을 잡는 작업에 들어갔다. 무엇보다도 이 지면에 실린 작가에게는 고성에 있는 '동시 동화나무의 숲'에 작가 이름으로 나무가 심겨진다.  정말 가슴 떨리는 일이다.

 3월 말쯤, 나는 '열린 아동문학' 발행인의 초청으로 '제13회 열린 한마당' 잔치에 다녀오기도 했다. 아! 부산 해운대의 숨결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지난 여름은 못 견디게 무더웠다. 하지만 나는 그 이유로 주저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서덕출 문학상'을 탄 뒤, 작은 어깨에 들어앉은 바윗덩이는 내가 조금만 게으름을 피워도 살 속으로 파고들어 고통을 자아냈다. 헉헉거리는 선풍기 곁에서 나는 '우리말 사전'을 끼고 살았다.
 그날 제5회 '서덕출 문학상' 수상 인터뷰에서 기자와 아니, 서덕출 선생님과의 약속 (앞으로도 우리말을 찾아 시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이 머릿속에서 불을 켜고 있기 때문이다.

 '들마, 어빡자빡, 정강말, 설레발, 자국눈, 우지, 마늘각시, 가리산지리산, 거지주머니, 혜옴, 말곁, 어름, 말뚝잠, 가갸날, 슈룹, 난딱, 매지구름, 제나, 손돌이추위, 황소숨, 찜부럭, 용탕, 하분하분, 알천, 남새, 너나들이, 하제, 거섭, 라온…… '
 무더위가 발을 절룩거리며 여름의 문을 나갈 때쯤 나는 우리말 시집 한 권을 다 썼다.
 그 뒤에도 내 발은 못 견디게 바빴다. 한가위를 며칠 앞둔 9월의 어느 날엔 서울 모 고등학교 축제에 초대 받아 시를 낭송하러 가기도 했다. 500여 명 앞에서 그것도 첫 순서로 막을 열었다. 사회자가 작가를 소개했다.

 '1964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났으며……(제5회 서덕출 문학상 수상)……'
 큰 무대에 서는 것도 기쁜데 '서덕출 문학상' 수상자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자니 그저 감회가 새로울 뿐이었다.
 얼마 전엔 전주 '사과나무 작은 도서관'에 다녀왔다. 나의 동시집 제5회 '서덕출 문학상' 수상작인 '흙탕물총 탕탕' 덕분이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하는 '우수문학도서 작가와의 대화'에 나서기 위해 전주행 열차에 몸을 맡겼다.
 반갑게 맞아주시던 관장님,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은 곧, 우리말 시집 '흙탕물총 탕탕' 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리는 함께 어깨를 걸고 시를 읊고, 시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우리말 퀴즈를 하고……행사가 끝나자 관장님께서 다시 한 번 '이 분이 (제5회 서덕출 문학상) 수상자'라며 나를 소개했다.

 나는 '송이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를 부른 뒤, 이 노래를 지으신 분이 바로  서덕출 선생님이라고 학생들에게 알려주었다.
 돌아보니 제5회 '서덕출 문학상'을 탄 뒤, 나에겐 정말 많은 일들이 따라왔다.
 다음달 12월엔 '오늘의 동시문학' 겨울호 '새로운 시선의 동시·동시인을 찾아서'에 나의 소시집과 동시관, 작품론이 실린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고맙다, '서덕출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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